-
-
우리 집에 사는 외계인들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29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11월
평점 :
종족을 초월한 가족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
p. 171
“난 지금이 중요해. 왜냐면 우리 별에서의 시간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동생을 살려야 해. 설령 진짜 나를 낳아 주신 미러클 스타에 계시는 부모님께는 불효일지 몰라도, 그건 어찌할 수 없어. 난 기억나는 것이 더 수중해. 무엇이 더 현명한 선택인지 몰라도, 지금은 그래. 미러클 스타에 계시는 부모님도 내 결정을 존중해 줄 거라고 믿고 싶어. 지금은 선율이를 살려내는 게 더 중요하다 이 말이지. 그가 내 친동생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아.”
--
어느 뜨거운 여름, 15년 동안 묵묵히 곁을 지켜주던 작은 물고기가 “함께 고향 별로 돌아가자”고 속삭이는 장면부터 소설에 빠져들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서로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위험 속으로 뛰어드는, 가족의 모습은 혈연보다 더 단단한 사랑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서강의 접근 뒤에 감춰진 탐욕과 어둠, 그리고 그 속에서 점점 드러나는 초율과 선율의 따뜻한 마음은 대비를 이루며 더욱 선명하게 빛났다. 특히 자신의 이익보다 서로를 감싸 안는 가족들의 선택은, 사랑이란 결국 지켜주고 싶은 존재 앞에서 가장 순수한 형태로 드러난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우주의 비밀과 추적, 미라클 파워 같은 거대한 SF 설정 속에서도, 이 소설이 끝내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함께 살아낸 시간에 대한 깊은 울림이라고 생각한다.
서로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두려움 속에서도 손을 맞잡는 가족의 모습...
피가 아닌 마음으로 이어진 관계도, 충분히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소설.
은은하게 마음 한편을 따뜻하게 적시는, 부드러운 감성 SF 가족소설
잘 읽었습니다.
--
@jamobook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