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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실수
강지영 지음 / STORY.B(스토리비) / 2025년 10월
평점 :
소설의 첫 문장,
’아무리 생각해도 생명은 싸다.‘ 라는 문장은 양의 자신의 생명에 대한 표현이었다. 우리가 너무 쉽게 사고파는 생명, 너무 쉽게 잊혀지는 죽음.
병아리, 구피, 햄스터처럼 작고 약한 존재들...그 생명이 교환 가능한 상품으로 취급되는 현실을 적나라 하게 보여주었다.
하지만 중반부로 가면 문장은 뒤집힌다.
‘죽은 것은 비싸다.’ 악어가죽 가방, 송아지 부츠, 열대우림의 목재 테이블
살아 있을 땐 하찮게 여겨졌던 존재들이 죽음을 통해 비로소 가치를 부여받은 것이다.
이 두 문장은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너무나도 절묘한 표현이었다.
살아 있는 것은 싸고, 죽은 것은 비싸다...
우리가 만들어 놓은 비정한 현실이자 질서이지 않을까...
생명에게 값을 매기는 것이 과연 정답일까...
소설을 읽으며 삶의 가치가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지,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얼마나 위태롭고 소중한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시작부터 빠른 전개로 긴장감과 몰입감을 더해주었다. 주인공이 점차 본능적으로 변해갈수록 이 소설의 끝이 어떻게 될 것인지 기대가 되었다.
인간의 본성과 죄의식, 그리고 살아 있는 것의 의미를 계속해서 생각하게 하는 철학이 가미된 스릴러 소설이었다.
소설은 주인공 유양이 살해당하고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유양은 죽고나서야 진정한 자아, 뒤틀린 괴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유양은 자신을 죽인 단화에게 자신을 죽인 이유를 알려달라고 하며,그 이유를 알면 자신의 남은 인생을 모두 내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리고 시작되는 기괴한 복수극들...
읽는 내내 잔인한 장면들이 불편하기도 했지만,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고, 우리가 저지르는 사소한 죄들이 어떻게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올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잔혹하지만 멈출 수 없는, 철학적 스릴러의 진수.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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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타그램_우주 @woojoos_story 모집, 스토리비(STORY.B) 도서 지원으로 우주서평단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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