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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44 - 1 - 차일드 44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톰 롭 스미스의 차일드 44가 이번에 개정판으로 재출간 되었다. 사실 이 책이 얼마나 많은 독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었는지 책을 읽기 전까지는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흥미롭게 책을 읽으면서 왜 수 많은 독자들이 개정판을 요구했는지 이해할수 있게 되었다. 책이 절판되고 다시 개정판으로 재출간되어 이 책을 읽을수 있는 기회가 되어 기억속에 남은 소설로 남을것 같다.
전 세계가 열광한 걸작이라는 책 소개글을 읽으면서 책을 읽기전부터 기대를 하면서 이 소설에는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수 있는 어떤 재미와 긴장감이 있을지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다.
제목에 숫자가 들어가 있다는 점에서 그 숫자의 의미가 궁금했고 책을 읽은 후에 그 숫자의 의미를 알게 되면서 왠지 마음이 무거워졌다.
처음 소설에 등장하는 1930년대는 거의 알지 못하는 시대 상황으로 어쩌면 지금도 잘 알지 못하는 소비에트 공화국이 등장한다. 그곳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현재가 아닌 아주 예전에 일어났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구소련의 한시점이 아니라 인간의 삶의 모습을 엿보게 되며 어떤 삶을 살아야만 옮은 것인지 그리고 국가가 개인에게 강요하는 악에 맞서는 개인의 한없이 초라한 모습에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근본적인 거짓에 맞서는 생각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볼수 있었다.
이야기는 1933년 1월에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굶주려 있었다. 먹을것이 없는 사람들은 지렁이를 잡아먹고 나무껍질을 발라 먹지만 그것마저 충분하지 않았다. 먹을것이 없는 사람들에게 애완 동물을 기르는 일은 어쩌면 지나친 사치스러운 일이었다. 이미 모두들 애완동물을 비롯해 쥐까지 다잡아 먹고 있었다. 마리아는 사람들이 모르게 고양이를 키우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마리아는 더 이상 버틸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자신이 죽기로 결심했다. 가엾은 고양이는 사람들을 피해 숲에서 혼자라도 살아남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아무도 모르게 고양이를 집 밖으로 보냈다.
마리아의 고양이가 숲으로 들어가는 것을 땔감을 모으던 한 소년이 보게 되었다. 파벨은 얼른 집으로 뛰어가 동생을 데리고 숲으로 들어왔다. 집에 있는 엄마를 위해 그 고양이가 꼭 필요했다. 파벨과 동생은 고양이를 찾아 숲속을 헤매다가 마침내 고양이를 찾았고 굶주린 가족들에게 고양이를 아무도 모르게 가져갈 생각으로 땔감속에 감추기로 하고 동생과 장작을 모으기로 했다. 땔감을 찾으면서 서로에게 멀어진 파벨과 동생 그런데 어느새 파벨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났다. 처음에 파벨은 그가 고양이를 가져갈려고 나타났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고양이가 아닌 자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숲 속에서 형이 사라지고 혼자 남게 된 동생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 힘든 시기에 자신과 엄마를 지켜주던 형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지만 동네 사람 누구하나 이 일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1953년 레오 스테파노비치 데미도트는 국가안보국 MGB 비밀경찰 요원으로 어린 소년이 선로에서 시체로 발견된 사건을 조사하게 되었다. 사실 이런 단순 사건이 왜 자신에게 맡겨졌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아이가 선로에서 놀다가 기차에 치여 일어난 사고라고 생각하는 레오 그런데 그 아이의 부모는 이 사건이 단순 사고가 아니라 살인 사건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설상가상 그 아이의 아버지가 레오의 부하라는 사실에 자신이 개입하게 된것 같아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레오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국가에 대해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소비에트 해방군을 대표하는 인물로 국가가 원하는 모든 일들을 하겠다는 의지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자신이 목숨받쳐 지키고 싶은 국가를 위해 레오는 누구보다 열심히 싸워 이 자리까지 왔는데 비탄에 빠진 아버지를 달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아들이 살해 되었다고 믿는 아버지를 설득하지 못하면 사회가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 레오는 사람들이 이 사건을 살인이라고 믿으면 안 된다는것을 알고 있었다.
아이의 아버지를 만난 레오는 아이의 시신에서 이상한 점이 많았다는 사실과 아이가 누군가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본 여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이상하게 여자는 그 진술을 다르게 말했다. 여자는 남자가 아이를 데리고 있지 않았고 다시 생각하니 가방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해 죽은 아이의 아버지에게 했던 말을 번복했다. 왜 그런지 이 사건은 수상한 점이 많았다. 분명 어린아이의 죽음에는 비밀이 있다. 단순 사고가 아닌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수 있지만 국가는 그 사실을 숨기고 있다. 어째서일까 모든 것이 통제된 나라 레오는 국가에 모든 것을 바치고 순종하면서 목숨까지 내놓을수 있는 마음이었다. 그런 그가 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할수 있을지 개인의 양심과 국가에 대한 충성에서 무엇이 옳은지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