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64 ㅣ D현경 시리즈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3년 5월

경찰 소설을 읽다 보면 사건을 날카롭게 들여다 보고 세밀하게 관찰해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놀라운 능력을 가진 형사가 완벽하게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서 긴장감을 느끼게 되고 그것이 경찰 소설을 읽는 즐거움인데 64에서는 조금은 생소한 홍보담당관 미카미가 경찰서내의 내부적인 문제들과 언론간의 갈등 상황을 보여 주는 것으로 그동안 경찰 소설을 읽으면서 지나쳤던 경찰 조직내의 문제점을 이해할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형사로 근무하다 홍보부로 발령이 난 미카미는 홍보부 일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 다시 형사로 복귀해 성실하게 근무해 실적도 좋았지만 또 다시 홍보담당관으로 발령이 되자 그것이 예전의 홍보부 발령 때문이라 생각해 불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홍보부를 개혁하고자 했지만 형사부와 언론 사이에서 그의 역할은 쉽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자신을 닮은 외모 때문에 불만이 많았던 딸은 아버지와 닮은 얼굴을 추하다며 경멸하고 어머니의 아름다움을 증오했습니다. 한때 지나가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아유미는 가출을 했고 딸의 나이 또래의 아이의 시체가 발견되면 마음 조이면서 그 사실을 확인 해야 되는 상황은 그에게 감당하기 힘든 생활이었습니다.

언론과 형사부 일을 조율하는 홍보담당관 미카미에게 새로 취임한 경찰청장은 시효만료 1년을 앞둔 64'사건을 재조사 하겠다면서 갑작스럽게 시찰을 나온다고 알려 왔습니다.

'64'사건은 14년전 아마미야 쇼코 유괴 살인 사건을 가리키는 기호로 D현경 관내에서 처음 일어난 강력 범죄 사건이었습니다. 세뱃돈을 받으러 나갔다가 사라진 아이 몸값 요구로 이어졌지만 아이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납치된 소녀는 참혹하게 죽어서 발견 되었지만 14년이 지난 지금까지 미제 사건으로 남아 빛바랜 사건이 되었고 이제는 그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없었습니다.

공소시효를 1년 남은 지금 경찰청장이 시찰을 하겠다는 이유가 정치적인 목적과 경찰 내부를 단속하겠다는 두가지 이유라는 점에서 미카미는 내키지 않았지만 강력범죄는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기 위해 피해 아동의 집을 방문하겠다는 청장의 말에 미카미는 유족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경찰청장이 유족을 만나는 장면을 텔레비젼을 통해 공개하는 모습을 보여 최대한 효과를 높이는 것이 홍보담당관의 일이었지만 죽은 아이의 아버지 아마미야는 청장의 방문을 거부했습니다.

미카미는 선전효과는 떨어지더라도 유족의 마음이 이해 되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마미야의 반응이 의아했습니다. 왜 청장의 방문을 거부했을까? 그 일을 모두 잊었기 때문일까? 미카미는 그럴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딸을 잃은 부모라면 범인에 대해 알고 쉽고 잡지 못한다면 억울해서 눈을 감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왜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가 의문이 들었습니다.

딸을 잃은 아버지는 나이보다 더 늙었고 주름이 깊었습니다. 집은 14년전과 똑 같이 변하지 않았고 아버지의 얼굴에는 설움과 고뇌만 엿볼수 있었습니다. 미카미 자신도 딸의 가출로 인해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황에서 아마미야의 사건을 통해 딸에 대한 그리운 마음이 더 간절하게 다가왔습니다.

아마미야가 그런 반응을 보인 것이 경찰에 대해 실망 때문이라 생각해 그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들을 만나게 된 미카미는 그들의 반응에서 뭔가 비밀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경찰서내에서 상존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범죄를 끝까지 추적한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해 시작했던 재조사를 통해 밝혀지는 진실과 홍보담당관으로 한 아이의 아버지가 들려주는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이 흥미로운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