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에 걸린 마을 - 황선미 작가와 함께 떠나는 유럽 동화마을 여행
황선미 지음, 김영미 그림 / 조선북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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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린 시절 내가 유독 집착에 가까운 관심과 사랑을 느낀 책은 <키다리 아저씨> 와 <빨간머리 앤> 이었다. 초등학생 고학년쯤 되어 빨간머리 앤의 배경이 된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빨간머리 앤의 초록집이 있다는 것을 알고 언젠가 크면 캐나다의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꼭 가보겠노라고 다짐했었던 기억이 있다.


영화화 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저자인 황선미씨의 신간이 나왔단다. '황선미 작가와 함께 떠나는 유럽 동화 마을 여행' 이라는 부제를 달고!

옳다구나! 하면서 책을 읽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녀도 나처럼 어린 시절에 좋아했던 동화책 속의 배경지를 찾아 여행을 갔었구나~ 그래! 이런 참한 주제의 여행기가 있었어야지~ 하면서 호들갑스럽게 책을 집어들었던 나는 책을 주르륵 훑어 보고는 실망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책...여행기가 아니었다. 동화속의 배경이 된 곳을 찾아갔던 것은 분명하나 이것은 창작동화잖아. 뭐 이래....라는 실망감이 들었으나,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책을 읽었다.


책속에는 황선미씨 자신을 주인공으로 하지 않았을까 싶은 건망증 작가가 등장한다. 그녀는 유럽의 그림책 배경지를 여행하고 있고, 건망증이 심해 메모를 해두던 메모장을 깜빡하고 벤취에 남겨둔 그녀의 메모장에서 자신이 만들어 놨던  캐릭터 깜지라는 똘똘한 쥐가 나와 그녀를 좇아 함께 유럽 이곳 저곳을 방문하며 동화속의 인물들과 만나게 되는 것이 책의 내용이다. 


영국에서는 피터팬과 피터 래빗을, 스웨덴에서는 삐삐와 닐스를, 이탈리아에서는 피노키오를, 덴마크에서는 미운 오리 새끼와 인어공주를, 독일에서는 브레멘 음악대와 피리부는 사나이를 만나게 된다.  깜지는 이 여행을 통해서 누군가의 허구속에서  탄생한 인물이 아니고, 자신만의 인격체가 되어 스스로 모험을 떠나는 주체가 된다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마치, 아기가 부모로부터 태어나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여 어른이 되어 둥지를 떠나듯이.


책 중간 중간에 보여지는  이 책속의 이야기들의 배경지에 대한 정보,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가  태어나게 된 배경이라든지, 이야기들을 만들어낸 저자들에 대한 정보와 작가가 보여주는 여행지의 사진들은 재미 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혹은 이 책을 읽고 흥분하기에는 내가 너무 어중간한 나이인건지 몰라도 이 책이 안겨주리라 믿었던 신선한 관점이나 재미는 없었던 책이다, 최소한 나에게는. 


아,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것인데 이 책은 이야기 두어개를 더해서 재출간한 책이라고 한다. 개정판이라니...혹시 이 책이 첫 출간 되었을 때 읽었다면 재미가 더했을까? 

초등학생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흠....내가 너무 어른의 관점에서 이 책에 대해 혹평을 한게 아닌지 갑자기 걱정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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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지 말고, 그러나 쉬지도 말고 - 조급함에 대처하는 청춘의 자세
김수로 지음 / 센추리원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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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한국의 연예인은 대부분 70~80년대의 연예인들....그리고, 90년대 초에 내가 관심을 가졌던 몇몇정도이다. 그 후로는 한국을 떠나 살면서 지난 몇해동안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의 드라마를 통해 알게된 몇정도? 김수로도 사실 그런 배우중 한명이다. 내게는 무게감 없이 가볍고 코믹스러운 분위기의 배우였다. 특별한 대표작도 없는 것 같고, 키는 큰데 특별하게 잘생기지도 않은 배우. 하지만, 말빨(!)은 있고 왕년에 좀 놀았을 것 같은 느낌의 동네 오빠같은 느낌으로 별 관심없이 보고 지나쳤던 연예인.

그런 그가 책을 써냈다고 한다. 아...또, 연예인이 이름덕에 책 하나 냈나? 하는 무관심으로 지나치다가 의외로 괜찮다는 지인의 추천에 읽을 생각을 가지게 된 책이다.


사실, 다른 건 몰라도 제목 하나는 마음에 든다.

요즘처럼 뭐든 빨리 빨리 뭔가를 이뤄내라고, 결과물을 보여달라고 서두르는 세상에서 서두르지 말고, 그러나 멈추지도 말고 뭔가 꾸준히 하라고 얘기하는 듯한 느낌. 제목에 큰 호감을 가지고 열게된 그의 책에서 나는 그가 코믹스러운 이미지가 그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일뿐 연극판에서 잔뼈가 굵고, 어려운 환경도 경험해 보고, 무엇보다 자신이 언젠가는 이루고자 하는 꿈을 위해서 끊임없이 쉬지 않고 조용히 하루 하루 꾸준하게 노력을 해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멋지구나!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만큼.


그렇다고 되지도 않을 일에 매달리는 사람은 아닌가 보다. 미련은 미련한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책제목처럼 쉬지 않고 꾸준히 무엇인가에 매달리면 어떤 것이든 이룰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 그가 들려주는 얘기는 그의 이미지처럼 사촌 오빠가, 혹은 잘 아는 옆집 오빠가 자신이 나보다 먼저 몇년 더 살아보면서 느끼게 된 것들, 생각했던 것들을 포장마차에서 소주잔 나눠가며 이야기해주듯 정겹지만 냉철하다. 선택의 연속인 우리의 삶속에서 선택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결정임을, 그리고 그 결정을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고 용기를 갖기 위해서는 확신을 가져야 함을 말한다. 가끔 도인처럼 얘기하는 그지만, 우리가 사람이기에 이미 내린 선택에 대한 후회도 있고, 그 후회를 거둬내고자 되돌아가기 위해서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힘들고 복잡한 머릿속을 그대로 둘 줄도 알라고 하는 이 사람의 이런 충고들이 어쩌면 너무 당연하고 시시하다고 말하는 독자도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남들이 다 하는 그 뻔한 이야기를 실천하면서 사는 사람이 하는 얘기라면 귀기울여 보는 것이 맞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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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의 베이커리 2 - 새벽 1시의 사랑 도둑 한밤중의 베이커리 2
오누마 노리코 지음, 김윤수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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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일본 드라마와 영화를 즐겨 보았다.

특히나 같은 여배우가 등장했던 <카모메 식당>, <안경>, 이라는 영화 두편과 <수박>이라는 드라마는

지금까지도 내가 아주 좋아해서 여러번 본 작품들이다. 그 후에도, 일본 소설을 접하면서 음식이나 음식을 만드는 사람, 혹은 베이커리나 음식점을 소재로 한 책들을 한동안 즐겨서 읽었던거 같다. 


이 작품은 같은 제목을 가진 두번째 책이라는데, 아직 1권을 읽어보지는 못한 상태이다.

하지만, 2권부터 읽는다고 무엇인가 큰 것을 놓치고 책의 중간부터 읽는다는 느낌은 없었다.


저녁에 개점을 해서 새벽에 폐점을 하는 특이한 빵집인 <블랑제리 구바야시> 라는 곳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곳이다. 등장 인물들도 그리 많지 않다. 빵집의 주인인 구레바야시, 제빵사인 히로키, 구레바야시의 처제인 노조미, 단골 손님인 초등학생 고다마와,  각본가인 마다라메, 특이한 소피아까지...


구레바야시는 죽은 아내가 운영하던 빵집을 물려받아 제빵을 배우면서 운영을 하고 있다. 그리고, 암울한 과거를 가진 히로키는 구레바야시의 죽은 아내인 미와코 덕분에 어두운 거리를 벗어나 이름난 제빵사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데, 그런 그의 앞에 어릴적의 혼인 신고서를 들고 나타난 유시노로 인해서 빵집과 그 안의 사람들은 수선스러운 분위기에 빠져든다. 


추리소설 장르가 아닌 다른 장르의 일본 소설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사건은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해결되고 사건이 해결되면서 등장  인물들 각자가 소설속에서 맡은 역할이 어떤지 분명하게 보여지며, 잔잔한 감동과 여운이 함께 남는 그런 소설이다. 


이 작품을 읽는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라면 당연히 '빵'이겠다. 

새해 운을 쳐보느라 먹는다는 프랑스의 빵인 '갈레트 데 루아'에 대한 소개가 재미있고, 히로키가 만든 파이와 크루와상은 묘사만으로 입안에 군침이 돌게 하기 충분하다. 


허리선 걱정없이 빵집이 전해주는 고소한 분위기와 갓 오븐에서 나온 빵이 전해져는 따스함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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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심리학 노트
곽소현.박수선 지음 / 좋은책만들기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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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였을 때는 여름 방학을 기다리는 하루 하루가 참 길게 느껴졌던 기억이 있다. 뭔가를 열심히 하다가 하늘을 올려다봐도 해가 중천에 떠 있던 기억. 대체, 중년이 된 지금의 하루 하루는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 버리는 것일까?

20대에는 학업에, 연애에, 결혼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내버렸고, 30대에는 임신, 출산과 육아라는 인생의 커다란 마일스톤을 밟아내느라 바빴다. 그리고, 이제 40대. 남들이 소위 말하는 중년이라는 나이가 되었는데, 마음과 몸이 함께 하지 못하는 느낌이 든다. 마치 사춘기 시절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굳이 사춘기 시절과 다른 점을 찾는다면 매일 늙어지는 몸뚱아리가 여기 저기 고장나며 질러대는 아우성에 귀기울이며 다독거려야 하고, 그 시절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양의 책임감에 억눌려 산다는 것이겠다. 


사실, 십대나 이십대때 내가 생각했던 중년이라는 시기의 삶은 마음에 꼭 들면서도 보람이 느껴지고 생활에 여유를 주는 연봉이 주어지는 나만의 일에 열중하면서 행복한 가정생활을 누리며, 곧 다가올 은퇴 시기를 기다리며 준비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가끔만 보람이 느껴지는 박봉의 직장일에 스트레스는 높게 쌓여 하늘을 찌를듯하고, 점점 커가는 아이들의 뒷바라지에 내 노년을 준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내가 하는 일은 한때의 꿈과는 전혀 상관도 없는 일! 그렇다고 이 나이에 내 꿈을 꾸며 좇아가자니 뒷바라지 해야 할 아이들이 눈에 밟혀 쉽사리 행동에 옮길 수조차 없다.  그야말로 에잇! 소리가 절로 나온다.


책이 전해주는 새로운 앎의 기회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읽는 내내 위안이 되었다. 뭐, 책을 꼭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자고만 읽는 것은 아니니 상관없지! 두 가족학자가 전하는 팁이라는 것들이 사실 좀 뻔하다. 부부간의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 자신을 찾는 시간? 당연히 필요하지! 자식에게 바라지도 말고, 빨리 놓아주고 자유를 주라고 했지? 그거 이미 다른 스님이 열심히 설문중이시거든!


하지만, 이런 뻔한 이야기들보다 더 내게 도움이 되었던 것. 그건 바로 그들이 나를 이해해 준다는 느낌이 아니었나 싶다. 아! 나만 이런 문제들을 겪고 있는게 아니었지! 남들도 마흔앓이 하고, 남들도 똑같이 새끼 걱정에 노후 걱정에, 하루 하루 아파오는 몸뚱아리 돌보며 살지...그게 중년이지...라고 느끼게 해주었던 것. 


'삶의 여백을 채우는 깊은 지혜를 갖는 시기, 잠시 쉬어가면서 세번째 청춘을 준비하는 시기,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에너지가 집중되는 시기... 즉, 노년기로만 향하는 꺼져가는 시기가 아니라 삶의 쉼표를 즐기며 세번째 청춘으로 나아가는 시기가 중년이다. 꼭 명심하자, 이러한 변화의 시작은 오직 나로부터 시작되며, 오늘부터 시작해야 함을' (256p.)


늙는거 두려워 말고, 이제 마음의 여유를 갖고 내 자신도 슬쩍 돌아보고, 준비 땅 하고 다시 후반전 뛸 준비를 해야 하는 시기. 그래서, 난 지금 십년전에 사두어 몸에 좀 끼지만 '아줌마' 라는 두꺼운 가면을 쓰고 동네 한 바퀴 뛰러 간다. 당장 오늘부터 시작해야 하는 그 변화를 위해서! 

나의 중년?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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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치즈가 좋다 - 꿈을 찾는 당신에게 들려주는 꿈을 이룬 이야기
매트 페로즈 지음, 홍상현 옮김 / 이책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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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넘쳐나는 서구의 식재료와 음식을 접하는 요즘 아이들과 달리 내가 치즈를 처음 접한 것은 중학생이 되어서였고 (사실 그 전에도 기회는 있었으나, 나는 그 특유의 향과 질감에 질색해서 코를 막는 어린이였다), 내가 정말 치즈를 사랑하고 즐기게 된 것은 대학생이 되어서였다. 그 후 유학시절과 외국 살이가 이어지면서 요즘 김치는 안먹고 살아도 치즈는 먹고 사는 그런 사람이 되었다. 


저자는 영국의 안정적인 직장에서 회계업무를 보며 살고 있었지만, 자신이 가진 꿈을 이뤄보고자 프랑스에서의 짧은 기간의 농장경험 후 프랑스행을 결정한다. 그가 한달여간의 농장경험에서 보여주는 에피소드들은 읽는 내내 피식거리고 웃게 만든다. 연한 육질을 위해서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고 스트레스 받는 것을 최소화하며 맛사지도 받는다는 일본 코베의 소들의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별일이야, 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저자는 맛있는 치즈를 얻기 위해 염소와 친해지려는 엄청난(!) 노력을 보인다.


나는 염소 치즈를 좋아한다.  프랑스의 chavroux 치즈 위에 꿀을 끼얹어 먹고, 이태리의 caprino 는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마치 요거트처럼 퍼먹기까지 할 정도이다. 그 중에서 남편과 시댁의 영향으로 그리스의 feta 치즈는 집 냉장고에 항상 상주하는 치즈이다. 샐러드뿐 아니라, 다른 여러가지 음식에도 쓰이는 그리스의 대표 치즈이다. 


책소개만을 보고 그냥 한 청년의 치즈관련 성공기여서 가볍게 읽겠구나, 라는 생각으로 집어든 책에서 나는 생각지도 못했던 치즈 관련 역사와 그 역사속에서 치즈에 생명을 불어넣고, 맥을 잇기 위해 노력했던 숨은 장인들의 이야기까지 덤으로 얻게 되었다. 그가 외국인으로서 첫 프랑스의 치즈대회의 우승자가 되었기 때문에 그가 특별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에게 특별한  점이 있다면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리고 자신의 꿈을 위해 열정과 시간을 투자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한살 두살 나이가 들어갈 수록 내가 꾸던 꿈에서 멀어지는 내 삶을 보면서, 불안함과 미련을 동시에 느끼지만 선뜻 발을 내딛지는 못하는 요즘... '그래! 이 사람은 딸린 가족이 없었으니까' 라며 미련하고 부끄러운 핑계를 댈만큼 나는 뻔뻔하지 못한가 보다. 알겠다. 그와 나의 차이가 무엇인지. 그것은 바로 열정과 용기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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