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치즈가 좋다 - 꿈을 찾는 당신에게 들려주는 꿈을 이룬 이야기
매트 페로즈 지음, 홍상현 옮김 / 이책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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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넘쳐나는 서구의 식재료와 음식을 접하는 요즘 아이들과 달리 내가 치즈를 처음 접한 것은 중학생이 되어서였고 (사실 그 전에도 기회는 있었으나, 나는 그 특유의 향과 질감에 질색해서 코를 막는 어린이였다), 내가 정말 치즈를 사랑하고 즐기게 된 것은 대학생이 되어서였다. 그 후 유학시절과 외국 살이가 이어지면서 요즘 김치는 안먹고 살아도 치즈는 먹고 사는 그런 사람이 되었다. 


저자는 영국의 안정적인 직장에서 회계업무를 보며 살고 있었지만, 자신이 가진 꿈을 이뤄보고자 프랑스에서의 짧은 기간의 농장경험 후 프랑스행을 결정한다. 그가 한달여간의 농장경험에서 보여주는 에피소드들은 읽는 내내 피식거리고 웃게 만든다. 연한 육질을 위해서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고 스트레스 받는 것을 최소화하며 맛사지도 받는다는 일본 코베의 소들의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별일이야, 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저자는 맛있는 치즈를 얻기 위해 염소와 친해지려는 엄청난(!) 노력을 보인다.


나는 염소 치즈를 좋아한다.  프랑스의 chavroux 치즈 위에 꿀을 끼얹어 먹고, 이태리의 caprino 는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마치 요거트처럼 퍼먹기까지 할 정도이다. 그 중에서 남편과 시댁의 영향으로 그리스의 feta 치즈는 집 냉장고에 항상 상주하는 치즈이다. 샐러드뿐 아니라, 다른 여러가지 음식에도 쓰이는 그리스의 대표 치즈이다. 


책소개만을 보고 그냥 한 청년의 치즈관련 성공기여서 가볍게 읽겠구나, 라는 생각으로 집어든 책에서 나는 생각지도 못했던 치즈 관련 역사와 그 역사속에서 치즈에 생명을 불어넣고, 맥을 잇기 위해 노력했던 숨은 장인들의 이야기까지 덤으로 얻게 되었다. 그가 외국인으로서 첫 프랑스의 치즈대회의 우승자가 되었기 때문에 그가 특별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에게 특별한  점이 있다면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리고 자신의 꿈을 위해 열정과 시간을 투자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한살 두살 나이가 들어갈 수록 내가 꾸던 꿈에서 멀어지는 내 삶을 보면서, 불안함과 미련을 동시에 느끼지만 선뜻 발을 내딛지는 못하는 요즘... '그래! 이 사람은 딸린 가족이 없었으니까' 라며 미련하고 부끄러운 핑계를 댈만큼 나는 뻔뻔하지 못한가 보다. 알겠다. 그와 나의 차이가 무엇인지. 그것은 바로 열정과 용기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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