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가능한 만남들 - 나를 키운 지구촌 인터뷰
홍선기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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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랜 외국살이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게 있다면, 한국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투자를 하는 느낌으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다. 만 18세쯤되면 대충 성인으로 인정하고 아이가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비해서, 한국의 부모들은 이십대, 삼십대가 된 아이들에게 학비 대주고, 용돈도 주고, 하다못해 결혼식 치루는 것까지 도와줘가며 열심히 투자한다. 그리고, 투자한만큼 돌려받기를 원하는듯하다.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내가 이만큼 했으니 니가 이만큼 된거야,,," 라는 생색형부터 환갑, 칠순...내가 이만큼 살았으니 자식들이 해외여행 보내주는건 당연하다는 생각하시는 분들까지.

문제는, 부모만 그런것이 아니라 자식들도 그렇다는 것이다. 힘들게 일하는 부모님이 학비 내주고, 용돈도 주는게 참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사람들은 부모니까...난 자식이니까...


이 책의 작가인 홍선기씨 또한 그런 사람이었다. 부모가 주는  유흥비로 밤새 부어라 마셔라 하고 놀던... 그런던 그가 정신 차리고 손에 하룻밤 유흥비정도밖에 안되는 돈을 들고 훌쩍 런던으로 떠난다.

런던에서 그는 민박집 알바, 민박집 매니저, 한국 음식점 종업원, 이삿짐 센터 인부, 여행가이드, 새벽에 일해야하는 청소부까지 닥치는대로 일을한다, 세계여행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그렇게 힘든 일을 하면서 그는 런더너들과의 관계속에 우정도 만든다. 그가 만났던 여러 계층의 여러 민족의 사람들. 그들과의 에피소드는 읽는 동안 나도 모르게 엄마미소를 짓게했다. 그리고, 홍선기씨는 세계여행을 떠난다.


작 가가 여행 속에서 만났던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들을 읽으면서 나는 웃기도했고, 눈물이 핑 돌기도 했으며, 가슴이 아리기도 했다. 그가 떠났던 세계여행속에서 그가 겪은 일렬의 사건들은 아마 그가 평생을 살아가는 동안 훌륭한 추억뿐만이 아니라 인생을 사는데 큰 지표로 자리매김 할것이다.


일년간의 런던에서 아르바이트 생활과 세계여행후 그가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지난날과는 달리 휴학을 하고 스스로 돈을 벌어 학비를 마련하는 것을 보면서...역시 여행은 사람에게 큰 변화를 남긴다는 것도 다시 한 번 느꼈다. 책속 어느 페이지에선가 그런 글귀가 있었다...바보는 방황을 하고, 현자는 여행을 떠난다는...


홍선기...그가 현자가 되어 떠나고 돌아와 써낸 삶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 즐겁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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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브루클린 - 사소한 변화로 아름다운 일상을 가꾸는 삶의 지혜
정재은 지음 / 앨리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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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은 대부분 티비에서 보여지는 뉴욕의 모습을 떠올릴 때면 화려한 마천루와 자유의 여신상을 생각한다. 그리고 '뉴욕' 이라는 단어는 하나의 주가 아닌, 뉴욕시만 떠올리게 하는 단어가 된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뉴욕'의 모습은 맨하탄의 모습이지만, 그 크기는 아주 작다. 사진 작가들의 작품 소재로도 자주 이용되는 브루클린 브리쥐를 건너면 나타나는 도시, 브루클린.

내가 꽤 오래전에 살았던 그 도시는 그때 겨우 잠에서 깨어나는 분위기였었다. 뉴욕시의 살인적인 집세(미국은 한국처럼 전세라는 개념이 없어서 내 집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무조건 월세이다). 우리 부부도 한때 뉴욕시의 그 살인적인 집세를 견디지 못하고 브루클린으로 쫓겨나는 느낌을 갖고 이사를 해서 살았더랬다. 맨하탄의 시끌벅적한 화려함이나 생동감과는 다르지만 조금 케케묵은...누군가는 클래식하다고 표현을 할 수도 있을 법한, 조용함이 있던 그 곳, 브루클린.


저자 정재은씨는 한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미국인 남편과 함께 쉬카고(미국식 발음을 그대로 한국어로 표기를 하면 시카고가 아닌 쉬가코가 맞다. 미국으로 여행할 기회가 있는 분들은 한번 실험해보시길~)에서 신혼생활을 한후에 브루클린으로 이사를 한다. 쉬카고의 겨울 날씨는 미국내에서도 악명이 높다. 뼛속을 깍아내고 나가는듯한 바람이 어찌나 차가운지, 도시 자체의 별명이 바람의 도시이다. 그러던 그녀가 브루클린에서 만들어내기 시작한 삶. 그것이 이 책 한권에서 보여진다.


그녀는 요즘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구 살리기에도 관심이 있나보다. 자전거를 타고(사실, 뉴욕에서 차를 갖고 산다는 것 자체가 꽤 엄청난 경제력을 요구한다), 장바구니도 챙겨서 장을 보러 다니고, 아이도 일회용 기저기를 채우지 않고, 쓰레기를 줄이려고 애를 쓴다. 그녀는 자신의 삶속에서 자그마한 것에도 감사하면서 살아가려는듯하고 소소한 일상에서 찾아내는 기쁨과 감사가 글 속에서 그대로 전해진다.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행동으로 옮길 마음을 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싶다.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나는 한국의 한복디자이너 효재씨가 냈었던, 그리고 내가 소장하고 있는 일렬의 효재 시리즈 책들을 떠올렸고, 또 하나 떠올렸던 책이 독일남자와 사는 한국 여자, 임혜지씨가 썼던 "고등어를 금하노라"였다.


이제 뉴욕은 내겐 일년에 한 번 정도 기회가 되면 친구들과 친지를 보러가는 방문지가 되었을 뿐, 내가 일상을 살아내는 생의 터전은 아니다.  올 가을에는 아이들과 함께 뉴욕시를 걷고, 박물관을 가고, 브루클린의 플리마켓을 거닐어 볼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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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오가와 요코 컬렉션
오가와 요코 지음, 권영주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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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일본인들의 문학작품이 나의 감수성과 잘 맞는다 싶지만, 정작 일본작가들의 책을 읽을 기회는 그리 흔치않다.  그나마 좋아하는 작가인 에쿠니 가오리, 요시모토 바나나, 무라카미 하루키등의 작품들은 일을 삼아 수집을 한지라 어느정도의 양을 보유하고 있고, 읽을 기회를 가졌었지만 말이다. 


내가 지금까지 읽은 오가와 요코의 유일한 작품은 <박사가 사랑한 수식>이었다. 줄거리속에 큰 사건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음 편해지고 잔잔한 감동을 내게 주었던 작품이라 이번에 <바다>를 읽어볼 기회가 생겼을 때 주저함없이 이 책을 선택했었다.

그러나, 어쩌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법인건가?

<박사가 사랑한 수식>에서와 같은 감동을  이 작품에서는 느낄 수가 없었다. 물론, 개인적으로 른 작가들의 단편집에서도 큰 감동을 받은  경험은 없었기 때문에 단편 모음집인 이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선입견을 두고 있었을 수도 있긴하다는 점은 인정해야겠다.


이 책에는  <바다>, <가이드>, <깡통사탕>, <은빛 코바늘> 등 일곱개의 글이 실려있다. 각각의 이야기는 표지의 그림과는 그리 큰 연관이 없어보인다. 표지의 그림이 환상적인 느낌의 '바다' 관련 이야기들을 기대하게했다면  책속에 실린 글들은 실상 그렇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작가 스스로가 소설을 망상이라고 표현하던데, 작가의 짧은 망상 일곱개가 그다지 내게 남긴 것이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아쉽기 그지없는 일이다.


결혼 인사를 하러 들렸다가 꼬마아이의 명린금이라는 악기 소리를 듣게되는 이야기인 <바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돈으로 떠난 여행에서 다른이의 시중을 들게되는 이야기인 <향기로운 바람 부는 빈 여행 6일>, 신입 타이피스트의 이야기은 <버터플라이 일본어 타이프 사무소>, 할머니의 추모행사에 참여하러 가는길에 만난 어느 노부인의 모습속에서 꺼내놓은 나의 이야기를 담은 <은빛 코바늘>, 오랜 기사생활중 유치원 차의 운전기사가 되어 자신만의 아이 달래는 노하우를 얘기하는 <깡통 사탕>, 도어맨과 실어증에 걸린 아이의 이야기인 <병아리 트럭>, 그리고 엄마의 가이드일에 따라나섰다가 만난 특이한 남자의 이야기인 <가이드>.


이 일곱개의 이야기중 그나마 따뜻한 느낌의 감동을 받은 작품은 <병아리 트럭>과 <가이드>였다. 그리고, 가장 특이했던 것은 <버터플라이 일본어 타이프 사무소>. 섹시한 느낌, 아니 에로틱한 느낌을 주는 소설이라 잘 알지도 못하는 작가이긴 하나 그의 다른 작품이었던 <박사가 사랑한 수식>이나 이 책속의 다른 단편들과는 많이 다른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 놀라웠던 글이 아니었나싶다.


역시...나는 소설보다는 엣세이. 짧은 망상보다는 긴 망상을 즐기는 인간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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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한 인생
은희경 지음 / 창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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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면 나는 꽤 저차원적인 독자임이 분명하다.

책을 고르는 기준중 하나가 저자의 이름, 책 표지 디자인, 책의 제목인것을 보면.

이 책을 읽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요즘 전혀 태연하지 못한 내 일상과 대조되는 누군가의 (비록 그것이 허구속 누군가의 삶일지라도) 삶을 읽으며 그렇지 못한 내 삶을 잠시라도 잊고 싶었기 때문이었고, 붉은 치맛자락과 맨발을 보이며 후다닥 피하듯 사라지는 표지속 누군가의 뒤를 밟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무엇보다 지난 몇작품 내게 그닥 큰 만족감을 주지 못했던 은희경 작가의 신작이기에 다시금 예전 그녀의 작품속에서 느꼈던 감성들을 느껴볼 수 있을지 궁금해서였다.


책을 읽은 후에는 작품속의 주인공들은 제목과는 달리 그리 태연하지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으며, 표지속 사람에 대해 여전히 생각했으며, 은희경 작가가 이제는 내게는 낯선 작가라는 생각을 했다.


작 품의 초입은 독자를 순식간에 작품속으로 끌어들이고 잠시라도 손을 놓지 못하게하는 흡입력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개인적으로 그 흡입력이 계속 유지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재미없는 작품은 아니었지만... 이 소설의 두 주인공 류와 요셉의 과거와 현재를 생각해보며 나는 뜬금없이 내가 이런 소설을 읽기엔 참 나이가 많이 들어버렸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소 설은 류의 부모가 어떻게 서로 만나게 되는지를 풀어내면서 시작된다. 운명적인 만남으로 결혼까지 했지만, 그 결혼은 그리 오래가지도 평탄치도 않았다. 그런 환경속에서 자란 류에게 측은한 마음과 함께 약간의 편애를 갖고 이야기를 계속 읽어나갔고,
요셉은 등장하자마자 나의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스스로 잘난 맛에 사는듯한 시니컬하지만, 통속적이기 그지없는 작가이자 강사인 요셉. 요셉은 현재 이혼을 앞두고 있고, 그의 사랑을 받았었으나 가족/가정 환경탓에 그런 사랑에 익숙하지 못해 관계를 끊고 떠났던 류. 그리고 요셉에게 복수를 하고 싶은 이안. 이 세 인물은 얽힐듯 얽히지 않고 소설내내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출 판사와 서점가에서는 상당한 수식어를 통해서 이 책을 홍보하고 있지만, 그리 고차원적인 수준을 가지지 못한 독자인 나의 입장에서는 그리 크게 인생에 대한 성찰이나 사색을 느낄 수는 없었다. 오히려 난해함과 어수선함을 느꼈다고 하는게 내 입장에서는 더 맞을듯하다. 은희경씨의 초중기 작품들을 많이 즐겨 읽은 나로서는 이번 작품은 그저 그녀가 내게는 더욱 더 낯선 작가로 다가오는 계기가 되었으며, 뭔가 그리 썩 명쾌한 결말이 아니라는 느낌...책을 읽다 만 느낌이 들어 아쉬움이 크게 남은 책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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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처럼 떠나다 - 청색시대를 찾아서
박정욱 지음 / 에르디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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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나오는 여행기들. 그 종류와 주제도 정말 다양해서 웬마한 뷔페음식점의 음식 골라먹기보다 더 힘들정도로 독자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이 주어진 요즘. 나는 예술가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여행기 한 편을 읽었다.

낡은 돌담에 기대어진 자전거와, 저 멀리 보이는 섬사이 눈이 시리게 파란 바다가 펼쳐진 모습의 책표지부터 꽤 사람의 마음을 이끄는 그런 여행기 한 편. 그렇지만, 단순한 여행기만은 아닌 그런 책.


이 책은 프랑스에서 유학중이던 작가가 스페인을 다녀오며 인생을 바꾸는 경험을 하게되고, 그런 작가가 피카소가 영감을 얻고 사랑해마지 않았던 까다께스, 바르셀로나, 시쩨를 여행하면서 피카소의 발자취를 좇고, 그런 과정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는 순간들에 느꼈던 감성을 쏟아낸 책이다. 그래서인지, 누군가의 독백을 몰래 듣거나 남의 일기장을 훔쳐본듯 묘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소소한 것에서 삶의 만족감을 찾고, 찰나의 순간에도 행복하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것은 물론, 요즘 삶의 만족/행복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고 있는 내 자신의 감정을 이입해서 글을 읽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여행이 내 마음속의 새장을 열어놓는것 같다는 표현을 한 작가. 마음이 가고 싶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는 태도와 결의도 마음에 든다. 그것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피카소.

모네, 반 고흐와 더불어 세계인이 사랑하고 가장 많이 듣는 예술가의 이름들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모네와 반 고흐가 인상파의 작가들이었다면, 피카소는 화풍조차 달랐고, 그의 후기 작품들을 난해하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은데, 피카소가 그런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어내기까지 겪었던 훈련과 연습들...초기작품을 보면 동작가의 작품이라고 생각하기조차 쉽지않다. 안타깝게도 작가는 피카소의 작품에 대해서 자주 언급하지만, 실제로 그 작품 이미지들을 책에 포함시키지는 않았다. 이 부분은 독자들에게 호불호가 극명히 나뉘어지는 반응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싶다. 어느정도 미술적인 정보를 소유한 사람이나 검색을 통해서 더 많은 사실을 알아가는 재미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피카소의 작품들을 다시 한 번 보게되는 이유를 제시해주기도 할테고, 당장 눈앞에 펼쳐진 이미지를 바로 소화하고 싶어하는 이에게는 귀찮고, 좀 덜 완벽하게 만들어진 책같이 느껴지겠다 싶다.


모름지기 여행의 계절이라는 여름.

푸른 바닷가와 오래된 골목들, 아기자기한 소도시의 옛모습이 아름다웠던 여행 감성기.

또 나의 가슴을 설레게한다. 누군가의 발자취를 좇아보고싶게하는 여행기 한편. 감성 충만해지는 몇시간을 내 스스로에게 선물해준 책이 아니었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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