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처럼 떠나다 - 청색시대를 찾아서
박정욱 지음 / 에르디아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나오는 여행기들. 그 종류와 주제도 정말 다양해서 웬마한 뷔페음식점의 음식 골라먹기보다 더 힘들정도로 독자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이 주어진 요즘. 나는 예술가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여행기 한 편을 읽었다.

낡은 돌담에 기대어진 자전거와, 저 멀리 보이는 섬사이 눈이 시리게 파란 바다가 펼쳐진 모습의 책표지부터 꽤 사람의 마음을 이끄는 그런 여행기 한 편. 그렇지만, 단순한 여행기만은 아닌 그런 책.


이 책은 프랑스에서 유학중이던 작가가 스페인을 다녀오며 인생을 바꾸는 경험을 하게되고, 그런 작가가 피카소가 영감을 얻고 사랑해마지 않았던 까다께스, 바르셀로나, 시쩨를 여행하면서 피카소의 발자취를 좇고, 그런 과정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는 순간들에 느꼈던 감성을 쏟아낸 책이다. 그래서인지, 누군가의 독백을 몰래 듣거나 남의 일기장을 훔쳐본듯 묘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소소한 것에서 삶의 만족감을 찾고, 찰나의 순간에도 행복하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것은 물론, 요즘 삶의 만족/행복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고 있는 내 자신의 감정을 이입해서 글을 읽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여행이 내 마음속의 새장을 열어놓는것 같다는 표현을 한 작가. 마음이 가고 싶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는 태도와 결의도 마음에 든다. 그것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피카소.

모네, 반 고흐와 더불어 세계인이 사랑하고 가장 많이 듣는 예술가의 이름들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모네와 반 고흐가 인상파의 작가들이었다면, 피카소는 화풍조차 달랐고, 그의 후기 작품들을 난해하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은데, 피카소가 그런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어내기까지 겪었던 훈련과 연습들...초기작품을 보면 동작가의 작품이라고 생각하기조차 쉽지않다. 안타깝게도 작가는 피카소의 작품에 대해서 자주 언급하지만, 실제로 그 작품 이미지들을 책에 포함시키지는 않았다. 이 부분은 독자들에게 호불호가 극명히 나뉘어지는 반응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싶다. 어느정도 미술적인 정보를 소유한 사람이나 검색을 통해서 더 많은 사실을 알아가는 재미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피카소의 작품들을 다시 한 번 보게되는 이유를 제시해주기도 할테고, 당장 눈앞에 펼쳐진 이미지를 바로 소화하고 싶어하는 이에게는 귀찮고, 좀 덜 완벽하게 만들어진 책같이 느껴지겠다 싶다.


모름지기 여행의 계절이라는 여름.

푸른 바닷가와 오래된 골목들, 아기자기한 소도시의 옛모습이 아름다웠던 여행 감성기.

또 나의 가슴을 설레게한다. 누군가의 발자취를 좇아보고싶게하는 여행기 한편. 감성 충만해지는 몇시간을 내 스스로에게 선물해준 책이 아니었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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