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후회되는 한 가지 - 우리 시대 명사 50인이 지난날에 보내는 솔직한 연서
김정운.엄홍길.안성기.박경철.공병호.조영남.김창완.정민.승효상.김형경.이지성.김홍신.조수미 / 위즈덤경향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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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와 내 주위의 지인 몇은 심한 마흔앓이를 경험하고 있다. 20대는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바쁘게 꿈을 쫓는 시기였다면, 30대는 출산과 육아라는 대업(!)때문에 바빴던 시기였고, 40대를 코앞에 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지난 날을 돌아보며 후회하고 앞을 내다보며 한숨 짓는 것이다.


후 회라는 것이 없는 인생이 과연 존재할까 싶다. 예전에 부모님께서 내게 해주신 말씀 중에 기억나는 것이, 사람이 살면서 후회가 없을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다만, 우리가 살면서 후회를 조금이라도 덜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삶의 과제중 하나여야 하는게 아닐까 싶다고 하셨었다. 당시에는 그저 중년이신 부모님이 자주 던져주시던  충고의 말씀중 하나쯤으로 여겼었고, 나는 부모님과 달리 후회없는 삶을 살 자신이 있다는 자신감마저 갖고 있었다.


이 책에는 사회 각계 50인의 저명 인사들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그들은 자신의 삶속에서 경험했던 후회의 순간을 얘기한다. 이들은 일반인들의 부러움을 사며 삶을 사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조차도 후회없는 삶을 사는 것은 아니구나 싶었다. 이들은 사랑하던 이들과의 이별후에 경험한 후회, 젊은 시절에 이루지 못한 열정과 꿈에 대한 후회, 소중한 이들을 기쁘게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등에 대한 얘기를 풀어놓았다.


물론, 한권의 책에 50인의 글이 실려있다보니 글 하나하나는 매우 짧다. 그렇기 때문에 깊이가 있는 글들은 아니라고 감히 말해야 하겠다. 하지만, 그들이 나누는 삶속 후회의 이야기는 그 누구나 쉽게 공감이 갈만한 이야기들이다. 특히 부모님과의 이별후에 느끼는 그들의 후회 이야기와 며칠전 티비속에서 봤던 파블로가 전하던 아버지의 죽음뒤에 느낀 회한을 보면서 나는 내 자신과 내 아이들에게만 포커스가 맞춰져있던 내 삶을 한번 돌아볼 기회를 가졌다. 최소한 내 부모님을 보내드리고 하는 후회의 양을 줄일 기회를 이 책을 읽으면서 갖게 되지 않았나 싶다.


내가 책속의 인물 몇처럼 후회하는 것중 하나가 바로 젊은 날 내가 가졌던 꿈을 포기하고 현실적인 일을 찾아 안주한 것이다. 잘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이리 재고 저리 재다가 나는 결국 내 꿈을 놓았었다. 그리고,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후회는 지금까지 40년 가까운 내 삶속에서 내가 가장 크게 후회하는 부분중 하나이다.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수명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 나는 이제 겨우 내 인생의 절반쯤을 산 것일지도 모르겠다. 시도해보지 않고 후회하는 삶 대신, 나는 이제 시도해 본 후에 후회하는 삶으로 내 삶의 방식을 바꿔보려고 한다.


짧 게 짧게 토막 시간 내어 읽기 좋은 책이지만, 50인이 풀어내 놓은 후회의 이야기들이 전하는 감동의 여운은 꽤 길게 가고 묵직한듯하다. 후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삶이라면, 최소한 줄여보도록 노력하자. 그 후회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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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이의 부탁
송정림 지음 / 예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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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속보다 겉을 중요시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잘 모르는 작가의 작품을 골라 읽을 때는 책의 펴지 디자인이나 제목이 그 책을 고르는 이유중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이 책도 제목과 더불어 마음 편안해지는 책표지의 사진때문에 읽어보겠다는 마음을 먹었으니까...


권 태기라는 말은 다른 부부들에게나 해당사항이 있는 말인줄 알았던 것이 불과 몇년전이다. 결혼을 하고 강산은 한번 반이 변할만큼의 시간이 지났고, 나는 요즘 강한 권태기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중이다. 그래서, 책의 내용이 더 궁금했었다. '사랑하는 이의 부탁'이라... 난, 과연 어떤 부탁을 들을 것이며, 어떤 부탁을 할까? 우린 정말 사랑하는 사이이긴 한걸까? 라는 생각과 함께 펼쳐든 책은 내가 상상하거나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책이었다.


십 여년전부터 성능좋은 디지털 카메라들의 보급으로 요즘 사진작가들만큼 감각적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찾는 것은 참으로 쉬운 일이 되었다. 그런 이미지들로 자신의 블로그를 채우고, 그 이미지에 잘 어울리는 감각적인 글을 써내는 블로거들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은 마치, 우연히 검색중에 찾게되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읽게 되는 누군가의 잘 만들어진 블로그 글들을 읽는 기분을 갖게했다. 마음 따뜻해지는...차분히 가라앉혀주는 사진들과 나긋 나긋한 목소리를 연상케하는 작가의 문체. 그리고, 내용들.


저 자는 <감동의 습관>등을 쓴 송정림씨. 고등학교 교사였다가 전업작가가 된 이력의 소유자이다. <사랑을 고민하는 당신에게>, <일상에 지친 당신에게>, <건상한 삶을 원하는 당신에게>, <외로운 당신에게>, 그리고 <이 순간, 행복하길 원하는 당신에게> 의 다섯개의 목차로 분류된 61개의 글들은 굳이 순서를 정해 읽지 않아도 상관없고, 마음에 드는 것들만 골라 읽어도 되겠다 싶다.


내가 요즘 권태기를 겪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우리 부부 사이에 서로에 대한 관심이 전과 달리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작가는 책 첫부분부터 내가 느꼈던 관심에 대한 얘기를 한다.

"관심이란 곧, 나 아닌 타인에게 마음 한 자리 내어주는 일입니다. 나 아닌 타인에게 내 시간을 내어주고, 내 삶을 조금 나눠주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관심은 사랑의 첫 단계이자 완성입니다" 라고...


나는 권태기를 벗어나기 위해서 이 책을 나잇 스탠드에 두고 매일 저녁 한꼭지씩 다시 읽으면서 나와 나의 반쪽을 위한 노력을 해볼참이다. 나와 내가 사랑하는 이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이 아닐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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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그날의 일곱 시간
수잔네 프로이스커 지음, 홍이정 옮김 / 샘터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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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전부터 남편과 나는 한국에서 몇년간 살아보면 어떻겠냐는 얘기를 가끔 한다.

내가 어렵사리 얘기를 꺼낼 때마다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뉴스가 티비에서 흘러 나온다. 남편은 움츠러든다. 그도 아니면, 참으로 흉흉한 뉴스가 전해진다.

특 히 지난 이삼년동안은 어린이와 힘없는 장애인 대상의 성폭력이 한국땅을 뒤덮은 듯, 하루도 가슴 철렁 내려앉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들려오는 소식마다 한숨 짓게한다. 딸아이가 있는 부모인 나로서는 세상에 내 아이 내어 놓기가 불안하기 그지 없을 지경이다.


저 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4월의 어느 날, 재혼을 코 앞에 두고 일곱 시간동안 겪은 무차별적인 성폭력에 대해 독자들에게 이야기 한다. 성폭력...여자로서는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일은 절대로 나에게만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살아간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누구인든 매일 매일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겠는가! 그렇게 나에게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을 거 같은 그 일이 수잔에게는 일어났다. 수잔은 심리학자이고, 교도소에서 폭행범을 치료하고 상담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피해 갈 수도 있었을 그 일이 4월 어느 날 그녀에게 일어났다.


이 미 일어난 일을 없앨 수는 없다. 이 세상 누구도 시간을 거스르는 힘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상상조차 하기 싫은 힘든 여러 일들을 경험한 후에, 각자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 그 일이 남긴 상처를 조금이라도 더 아물게 하려고 노력한다. 이 책은 저자를 위한 치유 방법이다.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이 경험한 일을 다시 떠올려 보고, 자신의 삶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그 힘든 일이 속해 있는 자신의 인생의 한 장을 넘기고, 새로운 장을 써가려고 하는게 아닌가 싶다.

만 약 같은 일을 내가 겪었다면, 나는 아마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억을 지우는 방법을 택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지 않다면, 나의 그런 역사를 모르는 곳으로 옮겨 가거나....최대한 기억에서 멀어지려는 노력을 했을 거 같은데, 자신의 상처와 아픔을 만인에게 공개함으로서 스스로를 치유하려고 노력하는 작가는 용기 있는 여자가 아닌가 싶다.


저 자가 택한 하루 하루를 평범하게 살아가기 또는 살아내기. 그 과정을 보여주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사람이 얼마나 용감할 수 있는지 다시금 느끼는 기회를 가졌다. 그리고, 생각해본다. 내가 오늘 피하고 싶었던 사소한 일이라도 내일은 피하지 말고 맞서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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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미술에 홀리다 - 미술사학자와 함께 떠나는 인도 미술 순례 처음 여는 미술관 1
하진희 지음 / 인문산책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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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전 나는 오랜 시간동안 만나지 못했던 인도인 대학 동기, 그리고 역시 함께 공부했던...지금은 한 인도인의 아내가 되어 인도에서 살고 있는 동기와 함께 여유로운 점심 시간을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었다. 인도인 친구 A는 중학교때부터 미국에 살았으니 인생의 3/4의 시기를 미국에서 산 셈이다. 자신의 인생의 1/4의 시기를 인도에서 살고 있는 미국인 친구 B, 그리고 인도가 늘 동경과 함께 두려움의 장소로 남아있을...한 번도 인도 땅을 밟아보지 못한 나. 그렇게 우리 셋이서 그 몇시간의 점심시간에 나눈 얘기들은 참으로 흥미로운 생각을 나에게 남겨주었다.


정 작, 자신의 인생의 첫 15년을 인도에서 보낸 친구 A는 자신의 나라에 대해서 긍정적인 이야기 대신 부정적인 이야기를 했다. 인도에서 살고 있는 친구 B는 인도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 대신 긍정적인 얘기를 했다. 그리고, 나는 조용히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인도로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은 옛 친구를 생각하면서...


이 책의 저자 하진희는 이십여년동안 인도와 한국을 오갔다. 인도 미술에 말 그대로 '홀린' 저자는 인도의 대학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았고, 지금은 제주의 대학교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마치 인도 미술을 한국에 알리는 것이 자신의 삶의 소명인듯 사방 팔방으로 뛰며 인도 미술을 알리느라 열정적이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첫장부터 끝장까지 변함없는 열정과 조용한 문체로 인도의 미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언제부터인가 인도 여행, 오지 여행이 유행처럼 자리잡았다. 그러다보니, 주위에서 심심찮게 인도 방문의 기회를 가진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만날 수 있다. 그들이 풀어놓는 얘기들 또한 내 친구 A, B 가 풀어내 놓는 이야기들과 한 맥락이다. 그렇다면 인도는 매력적인만큼 불편하고 고생스러운 곳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공통으로 하는 얘기는 그 곳이 색으로 가득 찬 곳이라는 것이다.

나 는 그 사실을 얘기나 가끔 매체를 통해서만 접했었으나, 이 책에서는 눈이 부실만큼 선명한 사진들로 만났다. 저자는 유명작가들의 작품만이 아닌 일상속 누군가가 만들어낸 공예품 속에서도 인도의 미술의 깊이와 향기를 찾는듯했다. 그리고, 경의한다.

그녀는 현대인들이 잃고 사는 것중 하나가 바로 만들어내는 행위속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이 아닌가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나서 나는 그녀의 이야기들에 동의했다. 커다란 조각상이나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들만이 미술이고 예술이 아니다. 그들이 사소한 일상의 물건속에 쏟아 넣는 정성으로 만들어낸 생활 공예품들 또한 미술이고 예술이다. 인도의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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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미학 기행 - 지중해의 태양에 시간을 맞추다
김진영 글.사진 / 이담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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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럽에서 유학하던 20대 초반에 그리스에서 유학을 왔던 한 남자를 만났고, 지금은 그의 아내로 16년째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의 아내들이 한꺼풀 꼬인 속내를 담아 부르는 시댁의 이름이 시월드라던가? 그러니, 나의 시월드는 그리스인셈이다.


유 학 시절, 친구따라 계획에도 없던 잠시의 배낭여행에서 만났던 그리스는 참으로 더럽고, 불친절하고, 덥기만 죽어라 더운...한마디로 내가 환상속에 만들어놨던 지상낙원과는 아주 먼 거리의 가난하지만 자존심만 높은 그런 나라였다. 그 후에 남편과의 허니문에서 만났던 그리스는 배낭여행때 만났던 그 곳과는 천지차이였다. 물론, 그리스어가 유창한 남편과 시댁식구들을 이곳 저곳에서 만나고, 가는 섬마다 아는 이가 있어 밤마다 부어라 마셔라 함께 어울려 흥겨웠으니 나는 여행객이 아니라 로컬들과 함께 그 나라를 즐겨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어느덧 나는 반 그리스인인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그리스 말도 떠듬떠듬하는 정도이고, 내 나라 한국의 음식보다 그리스 음식을 더 빨리, 더 맛있게 만들어 내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그리스의 미술과 철학, 문화는 이제 내 생활에서 떼어 놓을래야 뗴어 놓을수가 없을만큼 크고 깊게 자리하고 있다.


이 책을 나는 뭔가 아주 큰 기대를 하고 기다렸었나보다. 이 책은 나에게 그냥 아주 재미난 여행기정도로 인상에 남았다.

예 전에 여행중에 만났던 한 한국인 부부가 그 섬이 한국의 음료구 광고에 나오면서 참 유명해졌다며...그냥 사진기를 들이대도 작품이 나온다며 신기해했던 모습이 떠오르는데...이 책의 가장 매력적인 점들은 바로 사진이 아닌가 싶다. 술술 읽혀내려가는 글도 물론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선사했고, 단순한 텍스트의 나열이 아니라, 그 안에 담겨진 그리스의 문화, 예술, 철학, 미술, 사상과 신화에 관한 이야기들은 흥미로웠다. 철학을 전공한 글쓴이의 글은 읽히기는 쉽게 읽히되 꽤 많은 은유와 깊이를 포함하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 글쓴이가 그리스를 향해 가지고 있는 애정도가 나못지 않다는 점도 나에게는 보너스.


나라 경제가 어려워서 들썩거리는 사회가 안타깝지만, 조만간 시댁에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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