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미학 기행 - 지중해의 태양에 시간을 맞추다
김진영 글.사진 / 이담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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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럽에서 유학하던 20대 초반에 그리스에서 유학을 왔던 한 남자를 만났고, 지금은 그의 아내로 16년째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의 아내들이 한꺼풀 꼬인 속내를 담아 부르는 시댁의 이름이 시월드라던가? 그러니, 나의 시월드는 그리스인셈이다.


유 학 시절, 친구따라 계획에도 없던 잠시의 배낭여행에서 만났던 그리스는 참으로 더럽고, 불친절하고, 덥기만 죽어라 더운...한마디로 내가 환상속에 만들어놨던 지상낙원과는 아주 먼 거리의 가난하지만 자존심만 높은 그런 나라였다. 그 후에 남편과의 허니문에서 만났던 그리스는 배낭여행때 만났던 그 곳과는 천지차이였다. 물론, 그리스어가 유창한 남편과 시댁식구들을 이곳 저곳에서 만나고, 가는 섬마다 아는 이가 있어 밤마다 부어라 마셔라 함께 어울려 흥겨웠으니 나는 여행객이 아니라 로컬들과 함께 그 나라를 즐겨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어느덧 나는 반 그리스인인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그리스 말도 떠듬떠듬하는 정도이고, 내 나라 한국의 음식보다 그리스 음식을 더 빨리, 더 맛있게 만들어 내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그리스의 미술과 철학, 문화는 이제 내 생활에서 떼어 놓을래야 뗴어 놓을수가 없을만큼 크고 깊게 자리하고 있다.


이 책을 나는 뭔가 아주 큰 기대를 하고 기다렸었나보다. 이 책은 나에게 그냥 아주 재미난 여행기정도로 인상에 남았다.

예 전에 여행중에 만났던 한 한국인 부부가 그 섬이 한국의 음료구 광고에 나오면서 참 유명해졌다며...그냥 사진기를 들이대도 작품이 나온다며 신기해했던 모습이 떠오르는데...이 책의 가장 매력적인 점들은 바로 사진이 아닌가 싶다. 술술 읽혀내려가는 글도 물론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선사했고, 단순한 텍스트의 나열이 아니라, 그 안에 담겨진 그리스의 문화, 예술, 철학, 미술, 사상과 신화에 관한 이야기들은 흥미로웠다. 철학을 전공한 글쓴이의 글은 읽히기는 쉽게 읽히되 꽤 많은 은유와 깊이를 포함하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 글쓴이가 그리스를 향해 가지고 있는 애정도가 나못지 않다는 점도 나에게는 보너스.


나라 경제가 어려워서 들썩거리는 사회가 안타깝지만, 조만간 시댁에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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