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의 특별한 유대인 - 희생자인가, 지배자인가?
박재선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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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내가 그들에 대해서 아는 것은 무엇일까?
현재의 내 거주지에 정착하기 전까지 내가 유대인에 대해서 아는 것은 세계 2차 대전 당시 독일인들로부터 어마어마한 압박을 받고 희생양이 되었다는 정도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북미에 살기 시작하면서 나는 유대인을 매일 접한다. 젊은 날 유럽에서 유학을 할 당시에 나의 베프가 되었던 룸메이트도 유대인이었다.

그들은 왜 특별한가?
굳이 구약성서의 배경이 되는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아도 그들의 역사는 기구하고, 그런 기구한  역사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그들은 특별해질 수 밖에 없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해본다.  유대인의 교육법이며, 그들의 이러저러한 양육방법까지 유행이 된지는 오래다. 하지만, 그들의 율법이나 종교적인 의식은 그리 호락호락하거나 가볍게 받아들일 만한 것들은 아니라는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책을 처음 만나면 순간 당황하는 독자도 있지 않을까 싶다.
생각보다 두꺼운 두께와 마치 리포트나 논문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하는 책이다. 하지만, 지루하지는 않다. 꽤 흥미롭다.
100명의 특별한 유대인...그 중에는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노스트라다무스, 마르크스, 노암 촘스키, 스피노자와 스티븐 스필버그, 해리슨 포드, 데이빗 카퍼필드를 포함하여 우리가 그 이름을 잘 알지만, 유대인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이름들이 포함되어 있고, 유명한 여성 유대인의 이름도 몇 보인다. 

세상의 1%인 그들은 과연 어떻게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일까?
종교와 율법, 탈무드와 육아법이 아니더라도 그들이 세계 여러 분야에서 높은 지위와 영향력을 가지고 세상사를 쥐락펴락할 수 있게된 힘...자신의 민족에 대한 자긍심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우리는 개개인이, 그것을 본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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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스타일 손뜨개 소품 - 내가 꿈꿔 온 달콤한 손뜨개 세상이 펼쳐진다! 북유럽 스타일 시리즈
주부와생활사 지음, 배혜영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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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주전에 내가 사는 도시에 급하게 추위가 찾아왔다. 예년보다 두어달이나 빨리 찾아온 추위라서 모두들 당혹스러워했다. 추위를 경험할 기회가 별로 없고, 겨울을 좋아하는 나는  예고 없이 찾아온 추위를 은근 반가워했다. 그리고,  일년만에 클로젯안에 넣어뒀던 서랍장에서 포근 포근, 복슬복슬한 느낌의 양모실과 바늘들을 꺼내놓고 이 책을 기다렸다.


매년 겨울이면 이것 저것 아이들 소품을 만들어 보겠다면서 시작은 하지만, 겨울이 워낙 짧은 곳에 살다 보니 추위가 가기 전에 끝내는 소품은 정작 한두개도 되지 않고, 아이들의 손은 쑥쑥 자라 벙어리 장갑은 고문 도구가 되어버리고, 키도 껑충 커서 적당하던 길이의 목도리가 너무 깡총해진 느낌이 드는 것을 경험했더랬다. 그래도 이 책을 받아들고서 히죽 히죽 나오는 웃음 (너무 좋아서)을 참아가며 책을 넘겼다.

북유럽!! 
여름에 한 번, 그리고 다시 겨울에 한 번 북유럽을 여행할 기회가 있었던 나는 한밤에도 지지 않는 그들의 긴 여름날도, 오후 2시만 되어도 깜깜한 밤이 찾아오는 북반구의 지루하고 긴 겨울밤도 너무 좋았더랬다. 북유럽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느낌이라는게 있으니까! 뭔가 간결한듯 하지만  은근 꾸밈새 있고, 소박한듯 하지만 은근 화려한 그들의 디자인과 색의 조화는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자연친화적인 소재와 색상은 오래 두고 사용해도 질리지 않을거 같고,  반복되는 디자인의 새련됨이 마음에 든다. 

책은 의외로 얇다. 하지만, 다양한 패턴과 디자인은 꼼꼼하게 실려있어서 모티브 하나만을 응용하고 싶은 사람이든, 패턴 자체를 그대로 따라해 보고 싶은 사람이든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짜여져 있다.  무표정하지만 왠지 사랑스러운 느낌을 주는 배우가 두르고 있는 소품들은 나도 따라 만들어 목에 두르고, 어깨에 걸치면 소녀처럼 사랑스럽게 변신할 수 있을거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간단한 파우치나 베스트풍 스톨, 모자이크 무늬의 벙어리 장갑은 창작욕구를 급작스럽게 불태우게 한다.꽁꽁 얼어붙은 길거리의 얼음덕에 뜻하지 않게 집순이가 되어버리게 생긴 이번 주말. 벽난로의 따듯한 불빛 쬐가며, 달콤한 코코아 삼켜가며 부지런히 손놀려 소품 하나 완성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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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이중섭 - 전2권
최문희 지음 / 다산책방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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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이었던가, 아니면 올해 초였던가? 나이가 들수록 시간에 대한 개념과 기억이 흐릿해진다. 아무튼 최문희 작가가 쓴 허난설헌의 인생에 관한 소설, 난설헌을 읽으면서 시대를 잘못 타고난 여작가의 인생이 안되고 가슴 아파서 눈물을 뚝뚝 흘려가면서 읽었더랬다.

이번에는 이중섭이다! 이중섭이 누구인가? 시대를 잘못 타고나 힘든 삶을 살다 단명한 한국의 대표 서양화가중 한명이 아닌가. 일제치하에서 현북한에서 태어나 일본 유학을 하고, 일본여성을 만나 가정을 꾸리지만 결국 가족을 지키지는 못하고 정신이상과 영양실조로 마흔의 나이에 객사한다. 하지만, 내가 아는 그에 대한 것은 딱 여기까지이고, 그의 유명한 작품 몇을 알고 있는 것이 다이다. 그래서, 혼불상 수상의 최문희 작가가 이중섭에 대한 소설을 썼다고 했을때 주저없이 책을 펼쳐들 수 있었다.

나는 비록 소설일지라도 이 작품을 통해서 이중섭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었다. 예전에 그림을 그리면서 느꼈었지만, 말을 통해 표정을 통해 거짓을 표현하는 것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림을 통해서는 자신의 실체를 감추기 쉽지 않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내가 그의 작품들을 통해서 느낀 것은 조용하나 우직하고, 쉽사리 드러내지 않지만 불같은 열정을 가슴 한켠에 숨기고 살았던 사람이 이중섭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소설을 통해 표현되는 그는 약한 심성에 순하고...요즘 표현대로 허당끼까지 보인다. 귓등도 얇은가보다. 당장 내 실속을 차리기보다는 곁에 있는 누군가의 도움에 주머니속을 털어내는 사람이다.

불쌍한 삶을 살다간 화가라고 얘기한다. 그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결혼 20여년이 다되어가는 나로서는 책을 읽으면서 이중섭만큼 불쌍한 삶을 산 그의 일본인 아내의 처지에 더 눈이 갔다.  물론, 책에서는 이중섭을 적극적으로 유혹한 요망한 일본인 여자로 표현이 되고, 가정 하나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자 두 아이를 데리고 떠나 남편이 죽을때까지 거들떠도 보지 않다가 미술관 건립 오프닝, 문화훈장 수여식에나 얼굴을 들이미는 파렴치하고 계산속 보이는 여자로 표현이 된다. 하지만, 부부만의 일은 부부나 아는 일. 과연 기분대로 살고, 가족을 돌보지 못하는 남편. 그런 남편을 믿고 남의 나라에서...그것도 일본인을 적대시하는 나라에서 계속 사는 것이 가능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되었던 그녀의 삶도 어찌보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에 이중섭 미술관이 있는데, 나는 아직 그의 미술관을 직접 방문해볼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의 작품들을 직접 만나면....이 이야기속 그의 모습이 떠오르겠지?
나약하고 이기적이었지만, 화가로서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고 간 그의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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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미식가의 집, 까사구르메 - 셰프 김문정의 맛있는 인생 레시피
김문정 지음, 강중빈.김나정 그림 / 페이퍼스토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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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나의 가족과 지인들은 내게 얘기한다. 
용케 한자리에서 두 아이의 엄마로 사는구나! 보따리짐 들고 세상 여기 저기 구경하러 다니느라 바빠서 가족을 일구며 살까 싶었는데... 다들 내가 가진 역마살! 집시병이 지병임을 아는 이들이 한결같이 입을 모아 하는 얘기다. 그렇다. 
요즘 나는 둥지속에서 새끼들 쫙쫙 벌리는 입에 벌레 물어다 넣기 바쁜 어미새마냥 아이들과 내 커리어를 위해 정신없이 뛰느라 내가 좋아하던 것, 내가 사랑하던 일들은 한켠에 내려놓고 사는 중이다. 그렇다보니 가끔 이렇게 내가 속해(!) 있던 세상 이야기를 듣거나 보거나 읽으면 더할나위 없이 반갑다.

바르셀로나. 스페인의 바닷가 도시. 천재 건축가의 도시. 20여년전 올림픽이 열렸던 도시.
그리고, 그곳은 저자 김문정의 까사구르메가 있었던 곳이다.
한국에서 일문학을 전공했던 저자는 스페인에서 요리를 공부하게 된다. 나중에 스페인 요리 최고급 과정까지 공부하는 
열정을 보이면서...
그녀를 처음 접한 것은 <스페인은 맛있다> 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그 책이 그녀가 요리사가 된 과정과 스페인의 생활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 책은 그녀가 1인 테이블을 갖춘 민박집 까사 구르메를 운영했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통 외국에서 자신의 나라 사람이 운영하는 민박집을 이용하는 것은 저렴한 가격뿐만이 아니라 고국의 음식이 그리워서이기도 한데, 스페인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민박집에서 그 주인장이 만들어낸 스페인 요리를 즐겼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저자의 약력만큼이나 흥미롭다. 물론,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고,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이 그녀의 손님들이 모두 좋은 사람들이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을 대하는 일을 하다보면 100% 좋은 사람만 만나길 기대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겠지.

여동생과 함께 운영하던 까사 구르메는 더 이상 없다. 이제는 한국의 서촌에 위치한 타파스 구르메만 있을 뿐.
타빠스(tapas)...스페인에서 먹개되는 핑거 푸드와 가벼운 에피타이저를 지칭한다. 물론, 이 곳에도 스페인 음식점은 많다.하지만, 다음번 한국 나들이 때는 이 책을 가방에 챙겨넣고 그녀의 타빠스 구르메를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녀가 스페인에서 나눴던 음식과 사람에 대한 정감있는 분위기가 가득 담긴 그런 곳이 상상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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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시미즈 레이나 지음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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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눌러 살다시피 하는 원서읽기 카페에서는 미국의 유명 서점 사이트에서 10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전자책 기기가 엄청난 인기다. 물론, 태블릿을 이용해 몇년동안 밤마다 몇시간씩 책을 읽느라 시력저하가 와서 라식수술에 쏟아부은 병원비가 아깝게 안경을 다시 사용하는 나도 그 인기를 등에 업고 위세등등한 전자책 기기를 사서 이용중이다. 소잃고 외양간 고친 격이 아닐 수가 없다. 


스마트폰, 태블릿피씨, 전자책 기기들...어쩜 이렇게 하루가 멀다하고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고 그 욕구를 충족시키는 물건들이 쏟아져나오는지 참 희한한 일이다. 그리고, 그 편리한 기기들을 이용해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나게 매력적인 일임은 분명하다. 그런데, 서점과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 종이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자신의 거실을 서재로  바꾸고 흐뭇해 하는 사람들. 왜 그런것일까? 

이 책의 저자는 나와 똑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었나보다. 그 답을 찾기 위해 세계의 서점을 순례한 것을 보면. 뭐, 세계라고는 하지만....영국, 그리스, 이탈리아, 프랑스, 벨기에, 네델란드등의 유럽 몇개국, 미국과 멕시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포함해서 북미와 남미의 몇개국, 그리고 중국, 타이완,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몇개국(아쉽게도 한국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ㅠㅠ) 의 서점을 다녀왔으니 세계라고 하기에는 좀 아쉽지만, 그래도 꽤 여러곳의 서점을 
둘러본 작가의 글과 사진은 책을 읽던 내가 군침을 삼키게 하기에 충분했다. 

각 서점의 배경, 서점의 주인, 서점의 변천사사등은 대략 한페이지가량을 할애해 소개하고, 나머지는 그 서점의 사진으로 보여주는데, 책장을 넘길때마다 내가 마치 그곳에 서있는듯한 착각을 일게하거나 그곳에 당장 쫓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는 책이라 읽는 내내 설레임과 절망, 희비가 교차하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작가지망생들의 썸머스쿨인 Atlantis, 1900년대초에 세워진 극장을 서점으로 바꾼 아르헨티나의 El Ateneo Grand Splendid, 내가 파리에서 지내던 시절을 떠올릴 때마다 생각하게 되는 Shakespeare and Company, 어린이가 주인공인...서점 한공간을 뚝 떼어다가 내 아이들의 방으로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한 Kid's Republic 등...눈요기뿐만 아니라 뭔지모를
향수까지 느끼게 한 서점들.

하지만, 이 서점들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꼽히는 것은 그저 잘 꾸며진 외양이나 어마어마한 숫자의 책 보유량이 아니라 바로 그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삶이 서점에 녹아있어서가 아닌가 싶다. 동네의 작은 서점을 운영하고 싶다던 내꿈은 인터넷서점의 독주와 체인화된 대형서점들때문에 사라진지 오래지만, 이런 서점들을 보다보니 언젠간 나도...? 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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