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미식가의 집, 까사구르메 - 셰프 김문정의 맛있는 인생 레시피
김문정 지음, 강중빈.김나정 그림 / 페이퍼스토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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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나의 가족과 지인들은 내게 얘기한다. 
용케 한자리에서 두 아이의 엄마로 사는구나! 보따리짐 들고 세상 여기 저기 구경하러 다니느라 바빠서 가족을 일구며 살까 싶었는데... 다들 내가 가진 역마살! 집시병이 지병임을 아는 이들이 한결같이 입을 모아 하는 얘기다. 그렇다. 
요즘 나는 둥지속에서 새끼들 쫙쫙 벌리는 입에 벌레 물어다 넣기 바쁜 어미새마냥 아이들과 내 커리어를 위해 정신없이 뛰느라 내가 좋아하던 것, 내가 사랑하던 일들은 한켠에 내려놓고 사는 중이다. 그렇다보니 가끔 이렇게 내가 속해(!) 있던 세상 이야기를 듣거나 보거나 읽으면 더할나위 없이 반갑다.

바르셀로나. 스페인의 바닷가 도시. 천재 건축가의 도시. 20여년전 올림픽이 열렸던 도시.
그리고, 그곳은 저자 김문정의 까사구르메가 있었던 곳이다.
한국에서 일문학을 전공했던 저자는 스페인에서 요리를 공부하게 된다. 나중에 스페인 요리 최고급 과정까지 공부하는 
열정을 보이면서...
그녀를 처음 접한 것은 <스페인은 맛있다> 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그 책이 그녀가 요리사가 된 과정과 스페인의 생활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 책은 그녀가 1인 테이블을 갖춘 민박집 까사 구르메를 운영했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통 외국에서 자신의 나라 사람이 운영하는 민박집을 이용하는 것은 저렴한 가격뿐만이 아니라 고국의 음식이 그리워서이기도 한데, 스페인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민박집에서 그 주인장이 만들어낸 스페인 요리를 즐겼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저자의 약력만큼이나 흥미롭다. 물론,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고,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이 그녀의 손님들이 모두 좋은 사람들이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을 대하는 일을 하다보면 100% 좋은 사람만 만나길 기대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겠지.

여동생과 함께 운영하던 까사 구르메는 더 이상 없다. 이제는 한국의 서촌에 위치한 타파스 구르메만 있을 뿐.
타빠스(tapas)...스페인에서 먹개되는 핑거 푸드와 가벼운 에피타이저를 지칭한다. 물론, 이 곳에도 스페인 음식점은 많다.하지만, 다음번 한국 나들이 때는 이 책을 가방에 챙겨넣고 그녀의 타빠스 구르메를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녀가 스페인에서 나눴던 음식과 사람에 대한 정감있는 분위기가 가득 담긴 그런 곳이 상상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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