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책과 연애하다 - 통섭의 책 읽기 경계를 허무는 도서관
안정희 지음 / 알마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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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과 나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당시는 국민학교라고 불렀던 (이렇게 나이 나오는군~ ㅡㅡ;) 초등학교 4학년 시절 나는 학교에서 몇명이 뽑혀 보내지는 여름방학 특별 활동에 참여하게 되어 함께 가게 된  친구들과 사직공원옆 종로 도서관을 만났었다. 집 근처의 구립 도서관의 낡고 무서운 건물과 빼곡히 들어찬 책들, 그리고 왠지 모르지만 두려움을 안겨주던 이용자들로 도서관  이용은 그저 한 번의 견학으로 끝냈던 나에게 새로운 도서관은 신세계였다. 매일 그 곳에서 사서 선생님들과, 서울 각지에서 모인 타학교의 아이들과 함께 책에 대한 얘기, 도서관에 대한 얘기를 듣고, 새로운 책을 소개 받아 읽고서 글을 써보는 그 시간들은 행복감 그 자체였더랬다. 

그리고, 유학 시절 내가 수많은 상점, 바, 클럽들만큼 많은 시간을 보냈던 이탈리아의 도서관들, 그 후에 여러 다른 나라에서 살면서 만나게 된 도서관들부터 현재 살고 있는 도시의 도서관들까지 이제 도서관은 내 삶에서 떼어낼래야 떼어낼 수 없는 중요한 공간으로 자리잡았고, 그런 도서관들에서 만난 인연들은 내 삶을 한층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사람들이다. 

이 책의 저자는 수지에서 느티나무 도서관이라는 곳을 운영한다.  지인이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해서 한 번 꼭 가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2년전 한국 나들이 때 기회가 있었으나 갑자기 건강문제로 약속되어 있던 일정을 취소하고 병원에서 하루를 보내느라 방문할 기회를 놓친 것이 두고 두고 마음에 남던 곳이다.

요즘 아이들은 할 것, 갈 곳, 놀잇감이 참 많다. 어디를 가야만 생기는 것들이 아니고 집에 있어도 서재화된 거실에 빼곡하게 들어찬 책들과 풍족한 양의 장난감으로 심심할 새가 없다. 그리고, 모자람에서 오는 무언가를 갈망하는 욕구도 없는 듯 하다.  그저 남들이  다 산다더라~ 내 자식도 이거는 읽혀야 한다고 하더라~ 엄마가 읽으라고 하니 읽어야지....라는 의무감으로 책을 읽는 아이들이 더 
많아진듯한 요즘, 저자는 도서관, 사서와 책에 대한 얘기를 풀어 놓는다. 사서의 역할은 무엇이며, 도서관이란 어떤 곳인지, 그 곳에서 책읽기를 어떻게 하는지, 그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인지, 책이 우리에게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얘기한다. 무작정 읽어야 한다니 읽는게 아니고 어떻게 나와 내 아이가 어떤 재미난 책들을 만나 책과 사랑에 빠질 수 있는지...책의 주체는 공간도, 물질적인 것도 아니고 사람임을 얘기하고 있지 않나 싶다.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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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살아온 기적이 누군가에겐 살아갈 기적이 된다 - "예아뜨 유치원" 이미화 원장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
이미화 지음 / 위닝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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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름방학 시작 바로 전에 둘째 아이가 아팠다. 

나는 이미 유급 병가 휴가일은 아이 둘이 아플 때마다 사용한지라 더이상 남아있지도 않았고,  치매를 앓고 계신 시어머니에게 부탁드리기에도 무리! 갑자기 한밤중부터 열이 있던 아이를 위해 다음 날 새벽에 나에게 달려와 줄 베이비 시터도 없는 상황. 이렇게 지원군이 없는 상태에서 내가 내릴 수 있는 결정은 두가지 중 하나. 무급병가 휴가를 사용하거나 아픈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것.  결국, 나는 무급 휴가일을 택하고 아이를 돌봤다. 그나마 나 대신 수업을 해주러 올 수 있는 교사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직장인...남자와 여자가 받는 대우의 차별뿐만 아니라 여성에게 가장 큰 걱정거리는 뭐니 뭐니해도 육아 관련의 문제들이 아닌가 싶다. 이런 문제는 비단 내가 사는 곳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문제이다. 오죽하면 아이 키우는게 힘들어 자녀수를 줄여 낳고, 아예 무자녀 가족계획을 세우는 사람들까지 생겨났을까!


이런 직장인 엄마들에게 그나마 희망의 빛을 보여주는 교육자가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이미화 원장이다. 어려운 여건에서 자신의 유치원을 일궈낸 당찬 교육자인 이원장은 아이의 입장,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유치원을 운영한다. 아무리 교육관련이라지만, 그래도 영리를 추구하는 곳에서 저렇게 장사(!)를 해도 되나, 싶을만큼 열과 성의를 다해서, 물심양면으로 학생들과 그 가족들을 돌본다. 아이를 낳은 학부형에게는 병원으로 꽃을 배달시키고,  아침 출근길이 바쁜 직장인 엄마들을 위해 학생들에게 유치원을 일찍 개방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침까지 직접 챙기는 열성 교육자이다.  그런건 그녀 나름의 굳은 소신이 있으니 가능한것이지 싶다. 누가 시켜서는 하루 이틀 하다 말 것들을

꾸준히 하고 있는 그녀를 보면 말이다. 


책장을 넘길때마다 그녀가 전하는 메세지들은 그녀가 평속 속깊고, 인문 견해가 넓은 사람임을 짐작하게 한다. 가버릴 오늘이라는 시간에 대한 중요성, 매사에 감사하며 살 것, 긍정적인 생각이 어떻게 삶에 도움이 되는지,  희망의 메세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하는 그녀의 그런 생각들이 아이들을 통해, 그리고 학부형들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한국 사회, 교육 사회에 나누어져 이제는 이런 소신있는 교육자들도, 그런 교육자들에게 믿고 내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학부형들도 다 같이 행복한 사회였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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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꼭 읽어야 할 스토리텔링 육아
이영애 지음 / 지식채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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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젊은 엄마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긴 연애 시간 대신 젊은 나이에 결혼을 선택했다.  그것이 가끔 후회되는 것은 결혼한다고 모두 엄마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경험한 후이다. 특별한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나와 남편은 아이를 갖는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려서인지 큰 아이를 정말 꿈같은 시간 속에서 키웠다. 남들이 전생에 나라를 구했냐는 말을 할 정도로 건강하고 예쁜 아이는 완벽한다 할 만큼 쉽게 자라주었다. 하지만, 몇년 뒤에 태어난 둘째 아이를 키우면서 한 번 아이를 키워봤다는 교만함과 자신감으로 차있던 내가 육아라는 것이 얼마나 녹녹치 않은 일인지 경험하게 되었다.


육아서를 꽤 많이 읽었다. 백권이 넘는 육아서를 읽었으니 적지 않은 양이다.  하지만, 육아서를 어느 순간부터인가 내동댕이치는 나를 발견했는데, 그것은 육아서가 그 책을 읽을 때만 잠깐동안의 효과(!)를 보인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육아서에서 말하는 완벽에 가까운 엄마들과 육아법을 내 스스로에게 비교하다 보면 갖게 되는 자괴감은 후유증이 있을 정도였으니 육아서 읽는 것이 괴로운 지경에 달했던 것이다. 내가 완벽한 인간이 아닌데, 단지 아이를 낳았다는 이유로 완벽한 엄마가 될 수는 없는 것이 아니지 않을까? 결국, 내가 선택한 방법은 내 자신을 행복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 그래서, 내 아이를 키우는게 아니라 '행복한 엄마사람' 곁에서 아이들이 '행복한 아이 사람'으로 함께 사는 것이었다. 

저자가 말하는 육아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싶다. 요즘 아이들은 좋은 환경에서 양질의 음식을 섭취하다 보니 몸은 큰 사람들이 되었는데, 정신적으로도 그렇게 큰 사람들로 자라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아기일 때부터 경쟁사회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이 학원 저 학원을 전전하고, 집집마다 티비를 없애고 거실을 서재화 해서 마치 누가 더 많은 책을 갖고 있나 경쟁하듯 책들을 꽂아놓고 책을 읽힌다. 하지만, 그게 과연 아이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나중에 알게 되지 않을까 싶다. 

엄마와 혹은 조부모와 살 부대끼며 안고 놀고 옛이야기 듣는 시간이 없어진 아이들에게 메세지가 있는 이야기들을 전해줌으로서 아이들이 몸만이 아닌 정신적으로도 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바른 육아가 아닐까 싶다. 교훈적인 이야기들이라고 해서 딱딱하거나 재미없는 에피소드들이 아니고 정말 그 옛날 내 조모님이 옛날 옛날에~~ 하고 시작하던 이바구....몇십년이 흘러 중년의 나이에도 그 이야기와 이야기가 전하던 작은 교훈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좋은 이야기들을 통해 아이들이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행복할 줄 알게 항상 노력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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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와 리즈의 서울 지하철 여행기
찰리 어셔 지음, 리즈 아델 그뢰쉔 사진, 공보경 옮김 / 서울셀렉션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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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세상에는 가슴 설레게 하는 일들. 그것들을 표현하는 단어들이 참 많다. 
하지만, 내게는 여행이라는 단어처럼 가슴을 설레게 하는 단어도 흔치 않지 싶다. 

사람들은 가까운 여행지를 두고 항상 해외여행을 꿈꾸지 않나 싶은데, 내게 서울은...한국은 해외여행지가 
되어버린지 어언 20년이 가까워진다. 고향인 서울은 몇해만에 한 번씩 찾을 때마다 변해버린 모습에 그곳에서 나고 자란 내 기억을 번번이 흐트려놓고, 어리둥절하게 한다. 

내게 익숙한 지하철은 집앞에 역이 있던 2호선. 그래서, 입시공부를 하던 시절 잠시 머리를 식히고 싶으면 독서실이나 화실대신 내가 택한 것은 2호선이었고, 2호선을 타고 한바퀴를 삥 돌고 오면 나는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그림을 그리고, 공부를 할 힘을 얻곤 했었는데, 이젠 9호선까지 지하철이 있다고 하는데...요즘 아이들도 머리 식히려고 어린 시절의 나처럼 지하철을 탈까?

여기 서울을 제 2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살아가는 두 외국인이 있다. 찰리와 리즈. 
그들은 세상에서 1위로 꼽히는 지하철 시스템을 자랑하는 도시, 서울 지하철이 데려다 주는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아무리 20여년 가까이 서울을 떠나 살았다지만, 명색이 고향이라고 부르는 나의 도시를 나보다 더 잘 알고 있는 두 외국인이 소개하는 서울 곳곳의 풍경은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새로운 곳을 알았다는 기쁨과 행복감을 선물하기도 하고, 나보다 어째 서울을 더 잘 아네? 라는 생각과 함께 부러움 섞인 질투심까지 불러일으킨다. 

나와는 분명 다른 시선을 가졌을 것이기에 새롭게 다가오는 서울 이곳 저곳의 모습과 정보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비행기에 올라타 서울 그곳에 나를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저 먹고, 마시고, 노는 공간이나 지역이 아니라 서울과 한국의 역사를 반영하는 곳들까지 포함시킨 두 사람의 모습에 이 친구들....약기까지 하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번 한국행에는 이 책, 꼭 챙겨가야지 싶다. 
내 아이들과 지하철 여행, 신나게 다니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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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봄 - 장영희의 열두 달 영미시 선물
장영희 지음, 김점선 그림 / 샘터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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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봄에 장교수님의 영미시집 두 권을 읽을 기회를 가졌다. 바로, <축복> 과 <생일> 이다.

평소 시는 어렵고 뭔가 하나 하나 풀고 파헤쳐서 그 속뜻을 알아야만 하는 것 같은 강박감이랄까, 고등학교 시절 국어 시간에 접하던 예상문제로서의 시들을 생각하고 있었던 나에게 장교수님의 두 권의 책은 정말 봄바람 같은 느낌이었다. 
여러 사람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큰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올 봄, 그 잔인한 4월에 내게 큰 위로가 되었던 이 두 권의 책들 덕분에 <다시, 봄> 은 내게 이제 그만 이 봄을...푸릇한 초봄을 느끼라고 말 해주는듯한 그런 책이 아니었나 싶다. 

장교수님이 편안히 영원한 꿈을 꿀 수 있는 곳으로 가신지 어느새 5년. 5월에 우리곁을 떠난지 5년만에 마치 뜻밖의 선물을 안겨주듯 우리 곁으로 다가온 시화집. 우리에게 어린이같은 웃음과 함께 어린이보다 더 해맑고 밝은 그림들을 남기고 가신 김점선 화백의 그림이 어우러져 마치 봄빛처럼 나른한 행복함을 안기는 책은 꾸밈 자체만으로도 선물같은 느낌을 강하게 풍긴다. 
1월부터 12월까지 매달 읽을만한 시 몇편씩을 영시, 그리고 장교수님의 번역시와 주석으로 꾸며주셨는데, 한달 한달의 시와 김점선님의 그림들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잠시나마 고된 일상 속에서 벗어나 잊고 살았던 꿈결같은 어릴적 그 시간으로 돌아가는 것을 허락해 준다. 

봄은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과 약속을 의미하는 계절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한다. 잔뜩 웅크리고 지냈던 겨울을 지나 푸르르지만 거친 폭풍을 몰고 오는 여름전에 맞게 되는 봄은 우리가 살아 있음이 행복이고 행운이며 축복이고 선물이라고 느끼게 하는 계절이다. 
장교수님이 우리에게 이 책을 통해 남겨주려고 했던 메세지들도 바로 그것들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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