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최진영의 문체는 예전 인터넷 소설을 극한으로 갈고 닦으면 이렇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담담하면서도 과잉된 문체인데 그게 내면을 건드리는 힘이 있다. 구의 증명은 구와 담의 로맨스인데다 서사성이 크지 않아서, 그리고 배경적으로도 부담없는 현대 한국이라서 그게 굉장한 장점으로 다가왔는데, 해가 지는 곳으로, 는 서사성도 크고 디스토피아 세계관이다 보니 그런 점이 오히려 구체적이어야 하는 배경을 묘사하는데 방해가 되는 느낌이다. 배경과 사건은 모호하고 인물은 또렷한데 인물은 너무나 많다. 인물의 과거도 너무 자세하다. 지나와 도리 정도에 초점을 맞췄으면 어땠을까. 류나 해민, 건지까지 그렇게 서술을 할애할 필요가 있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