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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데자인 - 계몽과 광기의 역사
김종균 지음 / 이유출판 / 202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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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약간 두껍다. 글자도 원시가 있는 내가 맨눈으로 읽기에는 좀 작다. 한 손으로 들고 읽기에는 좀 무겁다. 쪽 수도 많은데 도판이 비치지 않게 하려고 무거운 종이를 썼나보다. 책을 받자마자 맨 마지막 챕터 '한국의 모더니즘'부터 읽었다. 한국의 모더니즘을 어떻게 풀어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게 왠일! 술술 읽힌다. 나는 최근 '뇌썩음현상'으로 글자 읽기에 조금 곤란을 겪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박사 삼촌이 옆에서 이야기 해주는양 입말의 느낌이 있다. 츤데레 스타일 저자의 음성이 지원되는 느낌이다. 문투는 현학적이지 않고 담백한데 조망은 입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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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데자인은' 디자인, 예술, 건축을 아우르는 재미있는
역사 교양서다. 이 책은 모더니즘과 디자인의 관계 속에서 실체, 계보, 윤리성을 조망한다. 디자인 분야가 지금의 개념으로 '독립'된 것이 이제 겨우 100년. 디자인은 그 짧은 역사 속에서 조금 역할을 하기는 했다. 그리고 왜, 어떻게 그런 모양이 되었는지 이 책은 맥락적이고, 이해하기 쉽고, 즐겁게 '이야기' 해준다. 고교생 정도의 문해력이라면 즐겁게 읽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나처럼 '뇌썩음'을 겪고 있는 사람도 독서의 즐거움을 되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비전공자에게는 교양서가 될 수 있겠고, 전공자에게는 흐릿하게 알던 내용, 맥락을 모르던 것을 선명하게 알게 되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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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교양서라고 해서 이 책의 내용이 얕은 것이 아니다. 데자인, 모더니즘을 주제로 400페이지를 풀었으니 풍부하게도 풀었다. 우리는 일상에서 '데자인'을 매일매일 접한다. 내가 접하는 디자인에 숨겨진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알아보면, 지금 내가 쓰는 물건이 다시 보일 수 있겠다. 세상사에 호기심이 많은 누구에게나 권하는 품격있는 교양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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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쓰는 일은 지극히 고단한 일이다. 이렇게 큰 수고를 들여, 디자인을 들여다 보고, 비평하고, 기록하는 연구자가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