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에 균열을 낸 결정적 사건들
김형민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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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승자에 의해서 씌여진다. 승자가 곧 역사의 영웅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얼음 속 아래를 꾸준히 흐르는 물처럼 약하지만 늘 용기로 저항했던 다윗들은 우리들 역사속에서 꾸준히 움직이고 있었다.

‘세계사에 균열을 낸 결정적 순간들’은 일반적인 역사서가 아니다. 승자에 의해서 기록된 역사를 우리는 얼마나 믿을 수 있겠는가. 이 책은 승자나 영웅의 관점이 아닌 끊임없이 저항했던 약자와 패자들이 만들어 낸 역사적 변곡점을 다룬다. 그리고 그 패자들에겐 커단란 용기와 결단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전쟁, 종교, 사회정의와 인권문제에 얽힌 사건을 중심으로 어떻게 역사가 변하고 발전해 왔는지를 전하고 있다. 대부분 세계사속 사건을 다루지만 이순신의 ‘명량해전’ 같은 우리나라 역사도 다루었다. 이순신 장군이 압도적으로 강한 왜적을 이기기 위해선 내부의 걸림돌을 제거하고, 겁먹은 부하들도 다독여야 했던 이야기, 통제사 홀로 일당백의 싸움을 벌이는데 부하들이 다가서지 않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이순신은 욕설과 저주를 퍼붓는 대신 ‘군법’과 ‘책임’을 내세워 결국 말도 안되는 싸움을 승리로 이끈 이야기도 들어 있다.

그외 소련과 맞섰던 핀란드의 생존비결이나, 나폴레옹에 맞선 스페인 게릴라의 투쟁, 3만 대군을 상대한 600명 영국군 등의 이야기에서 전달하는 메시지는 바로 ‘저항하는 약자의 힘’이다. 세계사에 이름은 남기지 못했지만 그 작은 힘들이 어떻게 거대한 균열을 일으키는 시발점이 되어쓴는지를 보여준다. 세계의 빌런 ‘히틀러’ 암살을 시도한 독일의 목수 게오르크 엘저와 같은 일물을 예로 들어 작은 힘으로도 세계사를 바꾸려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엘저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히틀러 암살을 기획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그러나 승리하지는 못하더라도 그 저항정신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단순히 성곡한 혁명이나 전쟁에서의 승리가 아닌, 가치와 양심을 지키려하는 작은 저항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우리에겐 그런 작은 저항이지만 큰 울림을 준, 권총 한자루를 가슴에 품고 하얼빈으로 향했던 ‘안중근’도 있지 않은가.

세계사의 여러 사건들 속 언더독(underdog)들을 통해 작가가 주는 메시지는 그들의 인간의 존엄, 최소한의 양심과 가치를 지키고자 했고, 그러한 저항정신의 근본은 힘의 크기가 아니라 용기의 크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항의 용기가 모두 승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용기 있는 자만이 역사에 균열을 내고 역사의 흐름의 변곡점을 만들 수 있다고 승리하지 못한 용기도 역사를 충분히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지켜야할 스스로 지켜야 할 가치에 대한 질문 즉, 패자와 약자의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게 하고 질문하게 만든다.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진정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용기를 가지고 저항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이후 변화와 역사발전의 동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책속으로...

P6
이길 만한 사람들만 이기고 힘센 쪽은 결코지지 않는 역사였다면 역사란 얼마나 재미없고 따분한 이야기의 반복으로만 채워질 것인가. ‘다윗’의 돌팔매 없이 ‘골리앗’의 승전보로만 점철된 역사는 얼마나 지루하겠는가.

P7
답답하지 않았던 시대는 없고, 소수만 자유롭고 즐거울 뿐인 세상이었으며, 변화를 꿈꾸는자는 꽃다발보다 불벼락을 더 맞았으되 세상을 바꾸려는, 조금이라도 균열을 내려는 시도가 끊인 적은 없다고, 한번 힘을 내보자고, 함께 무단 해보자고.

P72
약자가 강자를 상대할 때 절대 잊어선 안되는, 어쩌면 이순신은 그의 임진왜란 첫 출전 당시 훈시했던 내용을 스스로 되새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가벼이 움직이지 마라, 태산과 같이 무거이 움직여라”

P88
감당하기 어려운 막강한 적과 그들이 내뿜는 공포 앞에서 부러질지언정 꺽이지 않았던 다윗들의 가장 큰 무기는 용기와 신념이었다. ‘죽음을 앞둔 순간에 두려움이 아니라 기쁨을 느끼는 삶을 살고자 노력했다’(필레츠키 최후진술)

P139
거인을 쓰러뜨려야만 용사가 아니다. 거인 앞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 인간으로 해야 할 바를 지키는 용기를 낸다면 누구든 용사가 된다. 그리고 역사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다윗들이 하나로 등재되는 것이다. 역사는 ‘위대한 업적’과 ‘결정적 사건’으로 넘쳐난다. 하지만 누군가의 위대함은 결코 한 사람의 걸출함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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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있는 도시 - 리피디의 책방 드로잉 에세이
리피디(이승익) 지음 / 블랙잉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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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없이 심리적 불안정을 느끼거나, 감정의 균형이 어긋날 때 나는 홀로 동네 큰 서점을 찾아 간다. 소비목적이 있거나, 지적 허기를 채우기 위한 것은 아니다. 단지 그곳에 가면 종이내음과 함께 거장들의 말과 글을 마음껏 느낄 수 있고 그로부터 어긋난 것들이 제자리로 잡아가는 느낌을 받는다. 책구경과 함께 사람 구경하는 재미는 덤으로 솔솔한 재미인데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 특히 책을 손에 쥐고 활자에 집중여 영혼마저 책에 맡겨 놓은 사람들을 보면, 덩달아 평온과 차분함에 젖어든다. 책장을 넘기는 소리속에 평화로움과 온화함이 몇 스푼 더 들어가는 기분. 그 묘사하기 어려운 안도감에 나도 모르게 중독되어 그 곳을 찾는게 아닐까한다.

 

✏️리피디님의 책 있는 도시를 만나며, 그 감정의 근원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다. 리피디님의 책 있는 도시는 전국의 유명서점이나 특이한 서점을 돌며, ‘서진강책사랑방30곳의 책과 어우러진 사람들의 풍경을 그려 낸 책이다. 언 듯 보면 그러한 장면을 스케치 한 책으로 볼 수 있으나, 내용을 살피면 전혀 다른 그림으로 다가온다. 리피디님이 얼마나 책을 사랑하는지 그런 책을 보는 사람이 담긴 풍경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런 공간을 만들어 준 책방의 주인장들과 마음을 얼마나 나누는지 알 수 있다. 결국, 그림은 리피디님의 책과 사람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도구일 뿐, 책과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헝가리 태생의 사진작가 안드레 케르테스‘On Reading’에는 책을 사람들을 아름다운 사진으로 그려냈다. 창가에 앉아 책을 읽는 여인이나, 헌책방에서 굽은 허리를 숙여, 돋보기로 책을 보는 노인의 모습을 보면 그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다.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지적으로 보이게 하는 마법적인 장면이다. 물론, 내가 사랑하는 사진작가 스티브 맥커리의 책읽는 사람들시리즈에서도 같은 모습을 강렬하게 드려냈다. 책과 함께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얼마나 경건하고 아름답게 보이던지, 지금도 그 사진집을 소장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 문호, 헤르만 헤세는 책의 마법(1930, The magic of the book)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인간이 자연의 선물로서, 받았다기보다는 스스로의 마음으로 빚어낸 여러 세계 중에서도, 책의 세계가 가장 위대하다. 말이 없다면, 또 저술 활동이 없다면, 역사가 없고, 인간과 인류의 개념도 존재하지 않게 된다. 보자. 작은 공간에, 외딴 집에, 고적한 방에 들어가 인간 정신의 이야기를 포착해, 자신의 것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책의 형태로나 겨우 이 과제를 수행할 수 있을 따름이다.’

 

책이 인류에게 선물한 것이 종이 뭉치가 아님을, 연대의 정신과 지식의 공유와 확장, 사유와 사고의 확장은 책이 있어서 가능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니, 책을 읽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책만큼이나 위대한 것이다. 책 읽는 풍경이 아름다운 것이다.

 

<책 속으로>

📖P63

사람들에겐 누구나 저마다의 카렌시아(안식처)가 있다. 그곳은 집일 수 있고, 여해이가 될 수도 있고, 단골 술집이 될 수도 있으며, 사랑하는 사람의 품이 될 수도 있다. 내겐 편하게 책을 읽으며 일도 하고 멍하니 쉴 수 있는 북카페가 나만의 카렌시아다. 일에 지치고 삶이 피곤할 때 찾아가서 몇 시간이고 생각 없이 있다 보면 조금씩 충전되는 나를 발견한다.

 

📖P77

책은 자연에서 왔고 그 뿌리는 땅이죠. 그래서 사람들이 책을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요? 책은 없어지지 않을 거예요. 다만 변화할 뿐이죠.”<청산별곡 대표>

 

📖P227

햇살이 처마 끝으로 기울어 가는 늦겨울 풍경 속에서 대문을 바라보며 서 있는 책방지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왜 날도 추운데 계속 밖에 서 계시냐?” 했더니 지나가는 손님이 들어오면 언제라도 인사하기 위해서요라고 답한다.

 

요즘 맛있는 빵집열풍이 불면서 전국 빵집순례가 유행이라고 한다. 마음의 양식, 리피디님 책 속 서점을 찾아 책방 순례가 유행하는 상상을 하며, 리피디작가님의 글을 적어본다.<책속 채그로그림도 따라 그려봤다. 역시 망작...>

 

책과 사람은 인연이 있습니다. 우리가 책을 선택하지만 책도 사람을 선택합니다. 그래서 좋은 책을 만나는 것은 인생의 가장 큰 선물입니다. 부디 이 책이 좋은 인연이 돼서 더 멋진 모습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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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다가, 뭉클 - 매일이 특별해지는 순간의 기록
이기주 지음 / 터닝페이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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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삶의 기준이나 가치와 같은 답이 없는 질문의 무한 궤도에 빠질 때가 있다. 빛이 있기에 어둠이 있고, 능선을 오르다 보면 결국 다시 내려가는 길이 있는 것처럼, 욕심을 부리면 서두르게 되어 일을 망치는 것처럼(물론 이는 순전히 인간적인 관점에서지만), 세상을 유지시키는 중력, 만유인력, 전자기력 같은 물리 법칙이나, 두 가지 성질의 화학 물질이 기묘하게 반응하는 화학 작용 등, 세상을 지속하게 만드는 법칙이 있듯이, 우리의 삶에도 어떤 기준이나 방향이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런 질문들은 답을 찾기보다는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지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결국 원점으로 돌아오곤 했다. 그러다 결국 얻게 된 작은 결론이랄까. 그저 삶이란 각자의 ‘해석’에 달린 것이며, 그것들이 쌓이면 아마도 ‘가치관’이 될 것이다. 사실, 기준이나 옳고 그름이라는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림을 잘 그리지는 못하지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사실은 그림 그리기보다는 멍하게 있을 때의 느낌을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필사 같은 글쓰기에도 흥미가 있다. 오래전부터 ‘이기주의 스케치’라는 유튜브 채널을 구독해왔고, 그의 차분한 목소리와 “그러면 어때요,” “그래도 괜찮아요”라는 말과 함께 스윽스윽 그려지는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었다. 무언가 툭툭 던지는 말속에 보는 이를 위로하는 작은 철학이 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가 그림을 그리며 느낀 삶의 감동을 책에 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을 읽다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뭉클해지며, 그래도 괜찮다는 작은 위로를 얻게 된다.


✏️그림 그리기뿐만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방식으로 힐링의 시간을 만들어주는 도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악기 연주를 통해 또 다른 세상을 품는 사람들도 있고, 많은 음악가나 철학가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어떤 이는 숲을 거닐며 삶 속에서 작은 철학을 깨닫기도 하고, 새소리나 음악이 흐르는 카페에서 뜨개질을 하며 그런 시간을 누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작가는 그림 속을 거닌다. 도시와 숲, 마을과 길, 사람들의 발걸음을 그리며 삶을 해석한다. 그리고 그린다. 그리고 깨닫는다. 여기서 "그리고"는  And이기도 하고, Drawing이기도 하다. 그림이라는 도구를 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살아가는 힘을 얻는다. 말도 없고, 소리도 없는 그림의 힘이다. 그러나 그 속에는 이야기와 사람들의 소리도 들린다.


✏️이 책은 그림을 그리는 테크닉이나 요령을 배우는 방법론적인 책이 아니다. 작가가 다양한 풍경을 지닌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며 그림을 그리며 느낀 삶에 대한 ‘작은 철학’을 담은 에세이다. 여행이나 그림, 스케치나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작가의 말처럼 삶의 ‘후시딘’이 되어줄 것이다.


✏️책을 덮으며, 마지막 페이지에 실린 이기주 작가의 그림을 따라 그려본다. 남해의 다랭이 마을, 층층이 자리 잡은 그 마을을 오랫동안 기억해왔다. 오래전 나도 그곳을 카메라를 메고 오른 적이 있었다. 해질녘 바다의 윤슬 아래 펼쳐진 그 삶의 층층을 보며 평온함을 느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림을 그리다 보니 그때의 마음이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참 포근한 시간이었다.


📗책속으로…


*그림같은 매일.


P5. <작가의 글중>

그림과 글은 마음을 부지런히 쓰는 일이다. 그래서 정신 건강에 딱 좋은 운동법이라고 생각했다. (중략) 육체의 건강만큼 정신 건강도 잘 챙기려면 더 그리고 더 쓰는 쪽을 택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림이나 글이나 무용한 것이 아니라 어쩌면 꽤나 유용한 지혜일지도 모른다.


P12

그림을 이루는 수천 개의 선이 한결같이 바르고 곧을 수는 없다. 확실한 건 한때 마음을 괴롭히던 틀린 선이 나중엔 신경쓰이지 않더라. 흠 없는 인생은 없다.


P14

수채물감, 물이 마르는 시간을 따져 다음 색을 칠해야 한다. 그래야 아주 맑고 투명한 수채화를 그릴 수 있다. 탁하고 지저분한 수채화를 그렸다면 조급했거나 게을렀을 거다. 인생도 그렇다. 조급해서도 안 되고 게으리지도 말아야지. 뭐든 때를 잘 아는 지혜다.


P20

근심은 생각을 먹고 자라는데 그림 그리기는 이런 근심이 자랄 수 없는 완벽한 환경을 제공한다고 믿는다. 생각이 멈추면 근심마저 어느새 사려져 있던 게 한두번이 아니더라. 


P40

내가 잘하고 있다고 토닥거려 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참 다행이다. ‘잘하고 있어’라는 말이 필요한 상황과 분위기는 늘 비슷했다. 어떤 일에 단단히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거나 가는 길이 불안했을 때 이런 말을 듣고는 마음이 꽤 좋아졌던 기억이 있다. 내가 잘하고 있다는 사실보다 내 편이 되어 주겠다는 뜻이 더 크게 다가와 적어도 외로움 정도는 덜어낼 수 있으니까.


P77

‘끈기’와 ‘끊기’라는 두 개의 글맛 좋은 단어를 엊그제 저녁 식사 자리에서 듣고는 ‘끈기’로움으로 일과 삶을 구분하지 못하며 억척같이 살아온 게 대견하면서도 이제는 ‘끊기’로움이 필요할 나이가 되지 않았나 생각했다. 


P80

‘속초아이’라는 대관람차가 멋지게 자리 잡은 속초 풍경을 멀리 두고 그린다. (중략) 답답한 속도로 느릿느릿 빙빙도는 대관람차를 보면서 높은 곳도 있고 낮은 곳도 있지만 결국 ‘제자리’라는 것이 어쩌면 우리의 인생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즐거울 때가 있으면 또 슬플 때도 있는 거니까. 나만 그런게 아니라 누구나 그런 거니까. 그래, 어차피 돌고 도는 게 인생인데 차라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지내고 있다’ 라고 여기는 편이 이득이다.


P95

내려놓음… 무엇이 부족해서 욕심을 부리며 사는지 모르겠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부터 인정받고 싶은 마음까지 나이가 들어도 욕심은 어쩔 수 없는 걸까? 사람마음이란게 한없이 넓은 우주이고 그 우주의 한구석 자리 내주는 게 뭐 그리 대수일까 생각했다. 어쩌면 생각보다 욕심이 너무 넓어 마음 한구석을 쉽게 내주기가 어려웠는지도 모르겠다. 저기 저 빨간 지붕집 같은 소박한 정도의 욕심이면 어땠을까?


P192

살다가 만난 문제가 경험으로 풀릴 때가 있다. 언젠가 한 두 번 겪었던 일들이 경험으로 저장되어 있다가 꽤 쓸모 있게 고민을 풀어주었던 것부터 내 경험은 아니더라도 남이 경험해서 알려주는 책이나 영상으로 문제를 풀게 된 적도 어지간히 많았으니까. 결국 오늘 겪은 모든 일이 다 소중해진다. 쓸모없는 경험이란 없다는 뜻. 그래서 인생이라는 그림을 재미있게 잘 완성하자는 뜻. 인생, 다 그렇게 사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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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셴도로 살아라 - 점점 크게 성장하고 지혜롭게 나이 드는 법
스티븐 코비.신시아 코비 할러 지음, 이윤정 옮김 / 김영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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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삶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이야기_스티븐 코비/신시아 코비 힐러


「당신이 중년의 위기속에 있든, 성공의 정점을 지났든, 삶을 송두리째 뒤바꾸는 좌절에 부딪혔든, 인생의 후반부에 있든, 어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가장 위대하고 중요한 일은 당신이 선택하기만 한다면, 당신 앞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P344)」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을 사는 존재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삶을 영위하는 동안 끝나지 않는 질문이지 않을까 싶다.

  늘 인생의 균형대는 나를 힘들게 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고, 우리는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그 반대편으로 열심히 뛰어야 한다.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인생의 무게와 균형을 맞춰 살아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그 균형을 맞추려 달리다 못해 심지어 발버둥에 가까운 안간힘을 쓰기도 한다. 어디 삶이라는 화두가 그리 쉬운가? 풀어지는 문제든, 자포자기로 안고 사는 문제든, 우리는 삶의 과제를 늘 풀거나 안거나 하며 살아간다. 인생의 무게앞에 흔들리지 않는 중심잡기란 쉽지 않다. 


‘점점 크게 성장하고 지혜롭게 나이 드는 법’이라는 소제목, ‘크레셴도로 살아라’는 더욱 열정적이고 포용적인 인생 후반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기계발서라기 보단, 예전에 깊은 울림을 주었던 김홍신선생의 ‘인생사용설명서’ 라는 책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수많은 예시들(빅터프랭클 '죽음의 수용소' 도 언급되지만, 대부분 미국인들의 삶속 깨달음)을 통해, 스티븐 코비의 삶의 철학을 기초로, 그의 딸 신시아 코비 할러가 마무리를 지은 책이다. 스티븐 코비가 2012년 불의의 자전거 사고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나고 나서, 10여년에 걸쳐 완성한 책이다. 사랑과 섬김의 중요성, 사람간의 관계, 가족의 중요성, 열정적으로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 목적있는 삶, 가치있는 삶, 그리고 삶의 희망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 삶의 방식이 점점 더 크게 열정적으로 사는 ‘크레셴도’의 삶이라 말한다.


내 인생 첫번째 자기계발서적은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인 것으로 기억한다. 또한 인생 플래너도 ‘프랭클린 플래너’ 인 것으로 기억한다. 몇 십년된 플래너이지만 속지하나 바래지 않고 그대로 있다. 20대 아내를 만나기 시작할 무렵 읽었었고, 아직도 가지고 있는 책과 플래너. 그래서 스티븐 코비는 나에게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자기주도적 열정적 삶이 진정한 살아감 인것임을 알려준 나의 첫번째 멘토이다. 그런데 그 분이 돌아가신 것을 이 책을 보고 나서야 깨달았다.  코비가 하늘의 별이 된지 10여년이 지났지만, 그분이 남긴 메세지는 아직도 나를 가끔씩 찾아오는 삶의 침잠에서 꺼내주곤 한다. 그리고 가끔은 나의 아이들에게도 그 메세지는 다른 표현방식으로 전달된다. 이 책이 주는 메세지는 나의 아이들에게도 전달될 것이다.


「당신이 중년의 위기속에 있든, 성곡의 정점을 지났든, 삶을 송두리째 뒤바꾸는 좌절에 부딪혔든, 인생의 후반부에 있든, 어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가장 위대하고 중요한 일은 당신이 선택하기만 한다면, 당신 앞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P344)」


>책속으로<


 P68

남을 섬기는 사랑은 크레셴도로 사는 삶의 핵심적인 특징이다. (중략) 작은 섬김의 행위는 겨자씨를 심는 것과도 같다. 겨자씨는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 않지만, 심어서 키우면 아주 뛰어난 약초가 된다. 그리고 결국 새들이 가지에 둥지를 틀 만큼 거대한 나무가 된다. 작은 섬김의 행위가 모여 엄청난 결과를 낳는다.


P69

감사할 일이 별로 없다고 느껴질 대조차 일관되게 감사를 표현하는 것도 크레셴도로 사는 것이다. 사고방식을 자기 연민에서 치유와 변화를 불러오는 객관성과 감사로 전환하는 행동에는 특별한 힘이 있다.


P129

긍정의 확언. 확언은 당연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지만, 사람들 대부분이 자신에 대한 타인의 생각과 믿음을 반영하기 대문에 신중하고 진지한 확언은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략) 긍정 확언을 습관으로 삼으면 당신의 영향력은 강력해질 것이다.


P133

‘살다 보면 누구나 내면의 불이 꺼질 때가 있다. 그러다가 우연히 다른 사람에 의해 다시 불타오르게 된다. 우리는 내면의 정신에 다시 불을 붙여준 사람들에게 감사해야 한다.’_알베르트 슈바이처


 P150

     아이들에게 베푼 한 번의 친절한 행동이 그 아이의 인생을 완전히 달라지게 할 확률이 40퍼센트나 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무언가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월터 페이턴>


P208

     [의미를 찾는 여정]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삶에 대한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우리는 절망한 사람에게 우리가 삶에서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삶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가르쳐야 한다. 우리는 삶의 의미를 물을 게 아니라, 매일, 매시간 삶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_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P241

대부분의 경우 나이가 들면 휴식이 필요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노화가 동일한 속도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몇 년은 더 사회에 유익한 일을 할 수 있는 귀한 사람들이 활동 욕구와 능력이 여전히 높은 나이에 강제로 퇴직하면서 육체적으로 병들고 급격히 노화했다. 이 심인성 질환은 너무나 흔히 발생해 ‘은퇴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스 셀리 ‘삶의 스트레스’ 중>


P261

‘사람은 일을 그만두고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녹슬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허약함을 너무 쉽게 받아들여요. ‘이건 더 이상 못하겠네, 이 능력은 사라졌어’라고 하죠. 하지만 실은 할 수 있어요!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90세 노인도 일어나서 움직이기 시작하면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에 놀라게 될 겁니다.


#크레셴도로살아라 #김영사 #어떻게살것인가 #스티븐코비 #신시아코비할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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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시간과 만나는 법 - 강인욱의 처음 만나는 고고학이라는 세계
강인욱 지음 / 김영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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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과거의 편린을 맞추어,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찾는 과정’_고고학.

📖「유물 속에 숨겨진 인간의 모습을 밝히고 그들이 기후와 환경에 적응해서 살았음을 밝히는 것, 바로 ‘살아 있음’을 밝히는 것이 고고학입니다. (P8)」

✏️지난주 출장 강행군 때문인지, 미련한 과식 때문인지 주말 내내 가벼운 장염에 시달려 반강제로 책과 함께하는 주말을 보냈다. 때마침 가볍게 내리는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김영사 ‘사라진 시간과 만나는 법’으로 과거로의 여행자(고고학자들?)에 심취해 보았다.

그런데 이 책, 묘한 재미에 어려운 듯 쉽고, 쉬운 듯 쉽지 않다. 대충 알고 있던 것들은 찾아보게 만들고, 나도 과거에 그런 의문과 상상을 했었음에 웃으며 무릎을 치게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의 삶과 완전히 동떨어진 학문적 이론을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지만, 어설피 알던 물리학과 생물학, 화학과 인류학, 진화학의 어줍은 지식(?)의 파편을 짜 맞추며 찾아 읽어야 하는 귀찮은 재미도 있다.

많은 페이지 곳곳에서 호기심의 시선을 잡고 밑줄로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깨진 유물을 맞추는 것은 그릇을 완성하는 것이 아닌 미지의 역사의 조각을 맞추는 것이고, 과거의 선조들은 형체는 없지만 수많은 파편을 통해 우리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개발 호재를 통해 역사 발굴은 지속되는, 즉 건설경기가 살아나야 땅이 뒤집어지고 과거의 파편 조각들이 땅 위로 드러나야 그래야 고고학자들의 일도 생기는 역설이라니. UFO와 고고학의 관계, 개와의 동거가 현생인류가 보존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는 얼마나 흥미롭던지!

나에게 ‘고고학’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추억의 영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다. 고고학자인 주인공이 보물 탐사를 하는 과정 중에 겪는 역동적인 모험이 얼마나 다이내믹하던지, 주인공이 탈선할 듯 빠른 속도로 달리는 석탄 차를 타고 적과 싸우던 모습은 4D 기술도 없던 80년대 초, 2D 화면만으로도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워 대형 스크린에 몰입하게 했고, 그 뒤 주인공 역 해리슨 포드와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그리고 스타워즈로 유명한 제작자 조지 루커스의 열광 팬이 되었다. 내 또래 사람들은 누구나 손에 꼽고 추억할 만한 영화이지 않을까. <하지만, 저자는 현실 사회에서 고고학자는 <인디아나 존스> 같은 모험은 없고 지구 곳곳은 고고학자의 발굴이 미치지 않은 곳이 거의 없을 정도로 수많은 고고학자가 사방을 발굴하고 있다고…(P333)>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나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는 과거를 통한 인간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로 베스트셀러에도 올랐지만, 정작 그 책의 대부분은 수많은 고고학자들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자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니, 자료를 집대성하는 사회학자들의 통찰에 감탄하기도 하지만, 그 자료를 만들어 낸 고고학자들의 지치지 않는 끈기, 과거의 조각을 한 조각 한 조각 맞추어 역사의 구성을 엮어나가는 고고학자들의 노력은 얼마나 경탄스러운가. 나는 그간 고고학에 대해 있으나 마나 한 학문, 박물관에 가까운 학문으로 무지몽매하거나 고고학자들의 노고를 쉽게 간과한 것이 아닐까.

*사실 인류의 기원이 아프리카 대륙(정확히는 동아프리카)인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상식이겠으나, 그것(아직까지는 사실이라고 믿는)을 밝히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데에는 케냐 출생의 영국 고고학자 가족 ‘루이스 리키’ 가족이 있다는 것은 잘 모를 것이다. 리키와 그의 부인 메리 리키, 아들 리처드와 며느리 미브까지 모두 고고학자였고, 그들의 동아프리카 ‘올두바이 협곡’에서의 연구가 인류 진화학을 잉태시켰다고 할 수 있다. (리키와 리키의 아내 메리 리키가 울두바이 발굴 현장에서 온몸을 땅에 기댄 채 발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 그 모습만으로도 숨이 멎는 감동이 전해진다.)

‘사라진 시간과 만나는 법’ 이후, 나에게 고고학을 한마디로 정의 내려보라고 한다면

「인간의 삶과 가장 닮은, 그리고 인간의 미래를 가장 그럴듯하게 정의할 수 있는 학문」이 아닐까라고 정의를 내리고 싶다. 그리고 박물관에 가게 된다면, 그 유물의 뒤에서 세상 가장 낮은 자세로 과거의 조각을 조심스레 맞추었을 고고학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바라볼 것이다.

📗책 속으로.

📖 P37

과거가 지금보다 찬란했는지 또는 미개했는지를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하지만 사람은 현재의 관점에서 과거를 끊임없이 해석한다. 따라서 과거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해석에 해석을 더하는 뫼비우스의 띠와도 같다. 이런 점에서 고고학은 현대라는 렌즈로 과거를 바라보는 카메라와 같다.

📖 P76

대부분의 고고학자는 파편을 만지며 일생을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냥 깨져서 버려진 것도 있고, 무덤에 소중하게 놓인 것도 있다.... (중략) 대부분의 유물은 우연히 발견될 뿐, 우리가 찾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찾는 경우는 거의 없다.

📖 P80

고고학자가 일반인과 다르게 유적에서 관심을 두는 것은 바로 유물이 놓여 있는 주변, 즉 유물이 놓여 있는 상황(맥락)이다. 이 맥락은 유물의 용도를 파악하는 주요한 단서가 된다.

📖 P149

영화 속 고고학자는 신나게 모험을 하지만, 실제 고고학은 사소한 유물 속에서 끈기 있게 과거의 조각을 찾아내는, 모험심보다는 과거에 대한 탐구와 끈기가 필요한 직업이다.... (중략)... 자그마한 유물에서 과거와의 연결고리를 찾고, 또 그 속에서 과거의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고고학의 진정한 기쁨이다.

📖 P233

반달리즘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같이 도시 전체가 문화재인 곳에서 더욱더 극성이다. 수많은 문제가 있지만, 분명한 것은 문화재는 우리가 금줄을 치고 가두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이다. 우리가 함께 즐기고 사랑할 때에 그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한다.

📖 P317

AI의 등장은 고고학에 실질적인 변화를 줄 것이다. 지금도 이미 AI는 비슷한 그림을 골라내거나 작문을 하는 데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중략)... AI는 이미 현장에서 도입되고 있다. 파편만 남은 유물이나 유적을 AI 기법을 사용하여 전체 규모를 복원하거나 땅속에 숨겨진 나머지 부분을 찾는 데에 상당히 효과를 보이고 있다. 사실 AI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인 딥러닝은 고고학의 방법과 일맥상통한다.

📖 P325

고고학자에게 과거와 미래는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어진 것이다. 고고학자의 역할은 단순히 과거의 유물을 발굴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가진 역사의 유물을 온전히 전하는 것이 궁극적이 고고학자의 역할이다.

#김영사 #사라진시간과만나는법 #책추천 #강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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