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있는 도시 - 리피디의 책방 드로잉 에세이
리피디(이승익) 지음 / 블랙잉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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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없이 심리적 불안정을 느끼거나, 감정의 균형이 어긋날 때 나는 홀로 동네 큰 서점을 찾아 간다. 소비목적이 있거나, 지적 허기를 채우기 위한 것은 아니다. 단지 그곳에 가면 종이내음과 함께 거장들의 말과 글을 마음껏 느낄 수 있고 그로부터 어긋난 것들이 제자리로 잡아가는 느낌을 받는다. 책구경과 함께 사람 구경하는 재미는 덤으로 솔솔한 재미인데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 특히 책을 손에 쥐고 활자에 집중여 영혼마저 책에 맡겨 놓은 사람들을 보면, 덩달아 평온과 차분함에 젖어든다. 책장을 넘기는 소리속에 평화로움과 온화함이 몇 스푼 더 들어가는 기분. 그 묘사하기 어려운 안도감에 나도 모르게 중독되어 그 곳을 찾는게 아닐까한다.

 

✏️리피디님의 책 있는 도시를 만나며, 그 감정의 근원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다. 리피디님의 책 있는 도시는 전국의 유명서점이나 특이한 서점을 돌며, ‘서진강책사랑방30곳의 책과 어우러진 사람들의 풍경을 그려 낸 책이다. 언 듯 보면 그러한 장면을 스케치 한 책으로 볼 수 있으나, 내용을 살피면 전혀 다른 그림으로 다가온다. 리피디님이 얼마나 책을 사랑하는지 그런 책을 보는 사람이 담긴 풍경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런 공간을 만들어 준 책방의 주인장들과 마음을 얼마나 나누는지 알 수 있다. 결국, 그림은 리피디님의 책과 사람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도구일 뿐, 책과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헝가리 태생의 사진작가 안드레 케르테스‘On Reading’에는 책을 사람들을 아름다운 사진으로 그려냈다. 창가에 앉아 책을 읽는 여인이나, 헌책방에서 굽은 허리를 숙여, 돋보기로 책을 보는 노인의 모습을 보면 그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다.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지적으로 보이게 하는 마법적인 장면이다. 물론, 내가 사랑하는 사진작가 스티브 맥커리의 책읽는 사람들시리즈에서도 같은 모습을 강렬하게 드려냈다. 책과 함께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얼마나 경건하고 아름답게 보이던지, 지금도 그 사진집을 소장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 문호, 헤르만 헤세는 책의 마법(1930, The magic of the book)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인간이 자연의 선물로서, 받았다기보다는 스스로의 마음으로 빚어낸 여러 세계 중에서도, 책의 세계가 가장 위대하다. 말이 없다면, 또 저술 활동이 없다면, 역사가 없고, 인간과 인류의 개념도 존재하지 않게 된다. 보자. 작은 공간에, 외딴 집에, 고적한 방에 들어가 인간 정신의 이야기를 포착해, 자신의 것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책의 형태로나 겨우 이 과제를 수행할 수 있을 따름이다.’

 

책이 인류에게 선물한 것이 종이 뭉치가 아님을, 연대의 정신과 지식의 공유와 확장, 사유와 사고의 확장은 책이 있어서 가능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니, 책을 읽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책만큼이나 위대한 것이다. 책 읽는 풍경이 아름다운 것이다.

 

<책 속으로>

📖P63

사람들에겐 누구나 저마다의 카렌시아(안식처)가 있다. 그곳은 집일 수 있고, 여해이가 될 수도 있고, 단골 술집이 될 수도 있으며, 사랑하는 사람의 품이 될 수도 있다. 내겐 편하게 책을 읽으며 일도 하고 멍하니 쉴 수 있는 북카페가 나만의 카렌시아다. 일에 지치고 삶이 피곤할 때 찾아가서 몇 시간이고 생각 없이 있다 보면 조금씩 충전되는 나를 발견한다.

 

📖P77

책은 자연에서 왔고 그 뿌리는 땅이죠. 그래서 사람들이 책을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요? 책은 없어지지 않을 거예요. 다만 변화할 뿐이죠.”<청산별곡 대표>

 

📖P227

햇살이 처마 끝으로 기울어 가는 늦겨울 풍경 속에서 대문을 바라보며 서 있는 책방지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왜 날도 추운데 계속 밖에 서 계시냐?” 했더니 지나가는 손님이 들어오면 언제라도 인사하기 위해서요라고 답한다.

 

요즘 맛있는 빵집열풍이 불면서 전국 빵집순례가 유행이라고 한다. 마음의 양식, 리피디님 책 속 서점을 찾아 책방 순례가 유행하는 상상을 하며, 리피디작가님의 글을 적어본다.<책속 채그로그림도 따라 그려봤다. 역시 망작...>

 

책과 사람은 인연이 있습니다. 우리가 책을 선택하지만 책도 사람을 선택합니다. 그래서 좋은 책을 만나는 것은 인생의 가장 큰 선물입니다. 부디 이 책이 좋은 인연이 돼서 더 멋진 모습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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