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회사의 마케팅은 달라야 한다 - 홍보마케팅이 고민인 개인과 조직을 위한 쉽고 효과 좋은 실전 노하우
이연수.문인선 지음 / 미니멈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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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 20년 마케팅 노하우가 녹아있는 멋진 책 입니다. 저 같이 엔지니어 출신으로 상품기획 업무도 하고, 때때로 홍보에도 신경쓰는 사람 입장에서 이런 책은 정말 보물과도 같습니다!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는 홍보 부분은 정말 바닥부터 시작하는 단계이다 보니, 이 책은 더더욱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겠어요! 



마케팅 실무 (상품기획, 홍보) 담당자 입장에서도 참 좋았던 부분은 파트6 작은 회사에 유리한 온라인 홍보 입니다. 


1) 빅데이터로 고객과 시장읽기 :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방문시장조사가 어렵기에, 더욱 빛을 발하는 방법입니다. 다양한 정보를 수집/분석해서, 보다 정확한 에측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더불어 보고하기도 좋고요 ^^;


2) 똑똑한 온라인 홍보마케팅 예산 세우는 법 : 중소기업 입장에서 너무나도 중요한 예산! 


3) 먹히는 온라인 채널 콘텐츠를 만드는 열 가지 법칙 

4) 영상 콘텐츠로 세상과 연결하기

5) 온라인 광고효과 점검하기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가장 유용한 부분은 파트8 궁극의 홍보. 나 홍보 였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 할수록, 나이를 먹을수록 중요한 것은 나라는 브랜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홍보하느냐 라고 생각합니다. 홍보 담당자로서 외부활동을 할 때도 유용하고, 무엇보다 이직/퇴사/은퇴 후에도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습니다. 나중에 독립해서 개인사업을 차리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거에요. 미래설계에도 큰 도움이 될 내용이기에 수차례 반복해서 읽고 있습니다! 



이렇게 유용한 내용으로 가득한 책이기에 회사 책상 한켠에 놓고, 자주 꺼내볼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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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구하기 - 삶을 마냥 흘려보내고 있는 무기력한 방관주의자를 위한 개입의 기술
개리 비숍 지음, 이지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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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 ] 


이 책의 한글제목은 순한 맛이다. 

영어 원제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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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Doing That Sh*t: 

End Self-Sabotage and Demand Your Life Back 


(Unfu*k Yourself se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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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번역기와 사전을 참고해서 의역 해보았으나, 찰진 느낌을 도저히 살릴 수 없어서 영잘알 친구의 도움을 받았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온몸 문신 가득한 걸걸하고 퉁명스럽지만 내면은 상냥한 3~40대 아재를 떠올리면서, 아래 제목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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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소리 그만 쳐하고! 

제살 깎아먹는 짓 하지말고! 너 삶이나 제대로 살아라!


(ㅈㄴ 망한 니 인생 구하기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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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인생 구하기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매우 간단하다. 


"내 인생"은 "나"만이 구할 수 있다. 

내가 내 인생을 성공적으로 망쳐가고 있는 것처럼, 성공적으로 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나의 올바른 미래를 설계하고, 나를 믿고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  

 x소리 같지만 다 맞는 얘기다. 나를 비롯한 많은 독자들은 다들 성공적인 인생을 살고 있다. ....방향이 잘못된 게 문제지 "성공적"이라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 


나 역시 그러한 인생을 살고 있었다. 나는 인생은 망했어(다른 사람들보다 능력도 떨어지고, 돈도 없고, 머리도 나쁘고, 여친도 없고 아싸인 루저) 라고 결론 내렸고, 그걸 무의식 깊숙한 곳에 박아놓았다. 그 어이없는 결론을 증명하기 위해 살아간 결과.., 2년 전에 첫번째 대성공(?)을 거두었다.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번아웃 &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들게 된 것이다, 이대로 있다가는 죽을 것 같아서...잘나가는 대기업을 때려치고 자연인이 되었다. 팀장이 다른 부서로 옮겨주겠다고 제안을 했음에도?! 


한동안 괜찮게 잘 지냈으나...4개월 전 2번째 성공사례가 탄생했다. 모든 일에 흥미를 잃고, 회사를 언제 때려치우고 백수가 될까만 생각하는 나날이 이어졌다. 그러던 와중에 이 책과 만났고, 큰 깨달음과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 



체험, 팩폭의 현장! 


이 책은 참 신기하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팩폭(팩트폭력)이 비수처럼 날아와 머리에 꽂힌다. 팩폭에 눈물이 찔끔나오다가도, 어느순간 속이 시원해진다. 진짜 내가 찾고 또 찾던 답이 나에게 손짓한다. 그렇게 팩폭에 매료되어 책에 빠져든다. 인생을 반쯤 포기해본 경험이 있어서일까? 팩폭이 주는 쓰라림이 블랙커피, IPA맥주처럼 중독성이 있다. 



p.23

당신은 '생각'을 안한다, 흠칫하겠지만, 사실이지 않은가? (중략)

실제로 자신에게 새로운 생명력을 불러넣어줄 생각을 하는 데 쓰는 시간은 거의 없다. 그렇다. 휴대전화 화면을 쓱쓱 내리면서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명언들을 훑어보는 것을 '생각'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p.81 

사람들은 내 삶이 왜 이런 식으로 펼쳐졌는지 이해하려고 할 때 가장 쉽고 간단한 길을 택한다. 그리고 그 길을 지금 당장 없애버리려고 한다. 바로 부모를 탓하는 것이다. 부모야말로 가장 만만한 타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가장 참담하고, 가슴 찢어지고, 해로운 길이기도 하다. 부모뿐만 아니라 당신에게도 말이다. 


p.85

누구를 원망해야 할지 찾아내봤자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p. 103

당신은 스스로를 피해자로 만드는 중이다. 인생을 정말로 별 볼일 없게 만드는 중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당신도 인생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느니 차라리 설명하는 쪽을 택했다. 


p.165 

자신의 결론을 극복해보려고 인생의 절반을 쓰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은 결국 같은 자리로 되돌아오고 만다. 그런 깨달음이 종종 30대나 40대 중반쯤에 사람들의 뒤통수를 후려갈긴다. 




[ 독서 후, 내 인생은 얼마나 달라졌는가? ] 


 1) 독서 전 


 - 무의식적으로 내 인생은 망할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그에 걸맞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 결국 나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아주 성공적으로 망해가고 있었다. 내 현재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었지만, 스스로 그 가능성을 틀어막았다. 

  - 내 의지보다는 주변사람들 눈치를 보고 행동한다.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고, 타인이 원하는 대로 움직인다.) 

  - 매사 의욕이 없다. 이제는 게임도 재미가 없고, 퇴근 후에는 맥주 한잔하고 쓰러져 잠만 잔다. 

  - xx해야겠다는 생각만 한다.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일이 매우 드물다. 

  - 내가 xx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에 죄책감을 갖고 자책을 한다. 

  - 30대 중반에 여친과 헤어지고, 이후 연애가 손대는 족족 망하고 있다. 그리고 결혼 후 육아에 대한 부담감, 결혼실패담 등 부정적인 얘기가 머리속에 가득하다. 결국 연애와 결혼은 나와 관계가 없는 것으로 결정하고,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 주변에 얘기하고 있다. 

  - 내 인생을 냉소적으로 바라본다. 타인에게는 호의적이면서, 나 자신은 엄격하고 / 잔인하게 평가한다. 

  - 내 입버릇은 '귀찮다', '피곤하다' 이다.  

  - 뭔가 잘 풀리지 않을때는 땅이 꺼져라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자기비하를 시작한다. '난 진짜 멍청해. 이런 간단한 숫자도 못 외우는데 일을 어떻게 하겠어?' '그거 하나 기획하지 못하면서 프로라고 할 수 있어? 당장 때려쳐' 

  - 책상 위에는 휴지조각, 온갖 먹거리 포장물들이 널려있다. 옷도 아무렇게나 집어던져놓았다. 

  - 해야할 일을 바로바로 처리하지 않는다. 리스트에 차곡차곡 쌓아뒀다가 마감일이 가까워지면, 그제서야 허겁지겁 움직인다. 하는 걸 까먹어서 시기를 놓친 일이 부지기수 

  - 부모가 금수저도 아니고, 다른사람보다 대체 나은게 뭐냐고 불평한다. 30대가 된 이후로는 부모원망을 하는 빈도수는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무의식에는 불만이 내재되어 있다. 부모와 말다툼을 하면서 짜증이 곧잘 튀어나온다. 

 


2) 독서 후 


 - 미래지향적으로 살아가라,너의 미래는 한계가 없다라는 말의 의미를 드디어 깨달았다. 미래의 멋진 내 모습을 상상하면서 살아간다면, 현재의 나는 그 모습을 서서히 닮아갈 것이다. 

  - 내 인생을 내가 결정하기 시작했다. 독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상사의 식사&음주 권유를 거절했다. 평소라면 소심하게 승낙하고, 남몰래 후회했을 것이다. 아, 이렇게 또 개인시간을 날려먹는구나 ㅜㅜ 

 - 누나네 집에 가서 조카들 보고 오자고, 부모님에게 제안했다. 

 - 방치 중인 집안 일을 처리했다. 빨래, 방청소, 쓰레기 정리부터 시작해서, 눈에 띄는 소소한 것들을 처리했다. 

 - xx해야겠다고 생각하면, 몸이 먼저 움직인다. 

 - 게임을 비롯한 모든 것들에 대한 흥미가 되살아났다! 

 - 연애에 대한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려고 한다. 

 - 내 과거를 근거로, 현재와 미래의 나를 비난하는 걸 멈췄다. 

 - 내가 만든 결과물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스스로를 비난하지 않는다.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에너지를 쏟기 시작했다. 

 - 부모와 환경에 대한 불평비난을 중단했다.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자고 마음먹었다. 

 - 어떤 일을 할때 '귀찮다'라고 얘기하지 않는다. 아니, 의식적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저 멀리 치워버렸다. 

 -  질질 끌고 있던 독서서평을 마무리했다. 내 고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 끝까지 밀어붙이는 노력과 끈기가 필요하다. 




[ 그 외에 나에게 도움을 준 책들 ] 


 1) 꾸뻬씨의 핑크색 안경 : 지금 당신이 불행하다면, 그것은 어두컴컴한 안경을 쓰고 있어서 그런거다. 나만의 핑크색 안경을 찾아서 쓴다면 인생을 한결 행복하고 다채롭게 보낼 수 있다. 즉, 인생은 받아들이는 태도에 따라 달라진다.


 2) 인생학교 ~일 ~ : 천직 (타고난 직업이나 직분)은 "찾는 것"이 아니라 "키워나가는 것"이다. (폭발적인 깨달음의 순간으로 천직을 찾는 극소수의 사람 제외) 의미 / 몰입 / 자유라는 3가지 요소가 충족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에 헌신하자. 시간이 지나면서 확실하고 고무적인 목표가 서서히 싹트고 더욱 커져서 인생의 꽃이 피어날 것이다. (내용 발췌) 


 3) 나는 내성적으로 살기로 했다 :  내츄럴 본 내성적. 스스로 내성적임을 받아들이자. 내성적인 것은 병이 아니다. 억지로 외향적인 모습을 꾸며내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살아가자. 그리고 나처럼 내성적인 사람들을 향해 손길을 내밀고 친구가 되자.


 4) 30대에 하지 않으면 후회할 일들 : 이번 생은 아직 망하지 않았다. 인생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 니가 해야할 일들을 설명해주마. 맘에 드는 거 골라서 해봐~ (미래를 위한 특별한 소질 개발, 독서, 인간관계 확장하기, 여행을 통한 인연 만들기, 자기만의 공간 만들기, 초등 교과서를 다시 공부하자, 자원봉사를 하라 등등등) 


 5) 1일 30분 : 공부의 필요성은 알고 있지만, 선뜻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실용서. 지금이야 괜찮을지 몰라도, 10~20년 뒤에는 어떨까? 회사에서 잘리면? 회사가 사라지면? 미래를 위한 끈기있는 투자는 널 배신하지 않는다. 그리고 성과를 얻으려면 꾸~~준히 시간을 들여 공부해야 한다. 세세한 노하우를 전수할테니 나만 믿고 따라와라. 


6) 시작의 기술 : Unfu*k Yourself의 첫번째 책. "내 인생 구하기"와 같이 읽으면 더할나위 없이 좋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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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성적으로 살기로 했다
서이랑 지음 / 푸른영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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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 했다, 라는 키워드로 구글링을 해봤습니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주제는 제각각인, 책 목록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자기계발, 에세이 / 자존감)      

 - 나는 비우며 살기로 했다     (자기계발 / 미니멀리스트)      

 -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자기계발 / 미니멀리스트)      

 -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심리학 / 인간관계)      

 - 나는 뻔뻔하게 살기로 했다     (심리학 / 자존감)      

 -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     (자기계발 / 노년기)     

 - 오늘부터 딱 1년, 이기적으로 살기로 했다    (자기계발 / 인생)      

 

   (후략)


하나하나 내용을 들여다보다가, 제목만큼이나 묘한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자기계발서의 특징일지도?) 


1단계 : 다양한 사례, 경험담 썰풀기를 통한 공감대 형성      

2단계 : 심화분석      

3단계 : 인생을 풍요롭게 할 조언, 팁 대방출~     



"나는 내성적으로 살기로 했다."도 같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추측은 보기좋게 빗나갔습니다. 






 책은 내츄럴 본 내성적인 사람의 인생 에세이, 항해일지, 스탠드업 쌩쑈 입니다. 


가면을 쓰고 / 물구나무 서느라 만성 에너지부족에 시달리는 내성적인 사람들에게 내미는 손길입니다. 외향적인척  행동하느라 고생이 많다고 쓰다듬는 부드러운 손길입니다. 내성적인 사람이 자신과 닮은 사람과 친구가 되기 위한 적극적인 인사말이에요. 거친 삶 속에서 투쟁하는, 자신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작은 휴게소에요. 작가의 소심함과 두려움으로 점철된 인생얘기를 읽고,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 아 나는 그래도 조금 더 낫네 라는 저열한 만족감을 주는 내용이기도 해요.  


저도 그러한 인생을 살아왔고, 억지로 외향적인 것처럼 꾸미는 데 질려버렸어요. 앞으로는 더 행복한 삶을 위해 소심하고 내성적이더라도, 나답게 살아가기로 결심했어요. 물론 때로는 외향적인 모습을 연기하겠지만, 한정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을 거에요. 


그리고 마음의 문을 빼꼼 열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래요. 물론 존재감없는 사람으로 인식되거나, 또 다른 상처를 받을지도 모르지만...운이 좋다면 나와 같은 성향의 친구를 얻게 될 거에요. 타인과의 관계는 언제나 겁부터 나지만,... 한 번 더 해볼래요 ㅎㅎㅎ 


 



상적인 내용 발췌


책머리 /

내성적인, 지독하게 내성적인 사람.

이 한 단어를 나의 것으로 완전히 받아들이기까지

오랫동안 조용하지만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나와 비슷한 싸움에 지쳐있을지도 모를

단 한 사람에게 닿기 위해 글을 쓴다. 



p. 78 /
케이건 교수의 실험결과에 따르면, 성격이란 어린시절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성격이란 태어나기 이전에 이미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인종이 결정되고 성별이 결정되고 혈액형이 결정되었듯 성격이 결정된 것이다. 내향적으로 태어났다면 외향적이 되려고 노력한다고 해서 될 수 없다는 뜻이다. 물론 노력한다면 외향적으로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외향적이 될 수는 없다. 나는 찰흙인형이 아니었고, 성격이란 노력의 영역이 아니었다. 

p. 122 /
내 목소리는 자주 묻히고 자주 씹힌다. 목소리를 크게 내려고 하면 목소리가 갈라지기만 하고 목이 아프기 때문에 조용한 곳이 아니면 아예 입을 떼지 않게 되었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세상에서 작은 목소리로 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같은 말을 해도 사람들은 목소리가 큰 사람만 기억하기 때문에 존재감도 없어진다. 어릴 때 친척집에 가서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에서 한참있다 보면 뒤늦게 외할머니가 엄마에게 묻곤 했다. "그런데 막내는 왔니?" 나는 줄곧 그 자리에 있었는데. 그때의 기분을 무어라 설명할 수 있을까. 아, 차라리 새를 잃어버렸으면. 나는 차라리 구석에서 굴러다니는 먼지 한 점이고 싶다. 

p. 161 /
가깝지 않은 사람과의 대화에서는 운전하지 못하는 범퍼카에 올라탄 기분이다. 쿵쿵 정면으로 돌진하며 달려드는 돌발적인 이야기들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범퍼카 안에서 멍하니 충격을 고스란히 받고만 있다. 아, 아까 이렇게 대꾸할걸. 아, 그때 그 얘기를 했어야 되는데. 나는 매번 범퍼카에서 내린 다음에야 뒤늦게 운전하는 법을 기억내 낸다. 

p. 198 /
나는 O형이다. 나는 혈액형을 묻는 질문을 싫어한다. 묻는 사람은 혈액형 성격설을 바탕으로 대개 무슨 형일 것 같다는 짐작을 한 상태로 질문을 던지는데 나는 그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O형이라고 답하면 의외네, 라든지 O형같지 않은데, 라는 뻔한 말이 들려온다. (중략) A형은 소심하고 O형은 사교적이라는 식의 터무니없고 단순한 이론에는 당연히 동의할 수 없지만, 그보다 더 동의할 수 없는 건 소심함이 나쁜 것이라는 생각이다. 

p. 220 /
나는 인생이 마피아 놀이 같다는 생각을 종종했다. 외향적인 사람은 시민이 되고 내향적인 사람은 마피아가 된다. 마피아는 자신이 마피아라는 사실을 숨겨야 한다. 나는 어디에서든 늘 나만 뺴고 모든 사람이 시민인 것만 같았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나 혼자 마피아인 듯한 농도 짙은 소외감은 어린 시절부터 줄곧 내 인생을 지배해온 감정이었다. 

p. 240 /
나는 왜 나 같은 친구가 없을까. 내가 세상에 나 혼자만 내성적이라고 느낀 데에는 가족들 외에 친구들의 영향도 있었다. 나의 친한 친구들은 모두 사교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어릴 때부터 세상 사람들이 모두 외향적이라고 착각하며 살아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 같은 친구가 없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소극적이로 가만히 있는 나에게 적극 다가와 말을 건 다음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해 관계를 유지하기까지 하는 사람은 모두 아주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사람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두더지처럼 원인은 나에게 있었다. 눈덩이를 굴리기만 할 게 아니라 눈덩이 속으로 파고들어 가야 하듯이, 히키코모리가 히키코모리를 만나려면 문을 열고 집 밖으로 나가야 하듯이, 내성적인 사람이 자신과 닮은 친구를 사귀려면 마음을 열고 먼저 말을 건네는 적극성이 필요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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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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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했습니다. %EC%B1%85





린시절, 저는 "소년소녀(어린이) 세계문학전집"이라는 서양 동화책 모음집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당시 전집은 위인전과 더불어 아이가 있는 가정집의 필수 아이템이었습니다. 사회 안정 & 슬슬 먹고살만하니 교양&교육에 눈을 돌리게 된 것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 공부는 끊이지 않는 돈줄이기도 하고요, 


원인은 어찌되었든, 제게는 아~주 긍정적인 유행이었습니다. 전집 독파를 통해 전세계 픽션의 큰 줄기를 파악할 수 있었고, 독서의 즐거움도 알게되었습니다. 톰 소여의 모험 / 동물농장 / 왕자와 거지 / 변신 / 노인과 바다 / 파리대왕 / 라푼젤 / 햄릿 / 이솝우화 / 맥베스 / 폭풍의 언덕 / 로미오와 줄리엣 / 한여름 밤의 꿈 / 오이디푸스 왕 / 베니스의 상인 / 보물섬 / 인어공주 / 백설공주 /  셜록홈즈 / 레미제라블 / 에드거 앨런 포 단편 / 그리스로마 신화 / 신데렐라 / 걸리버 여행기 등등 셀 수없이 다양한 얘기에 푹 빠져 지냈습니다. 그 때문일까요? 국어성적으로 머리아픈 일은 없었습니다 ㅎㅎㅎ 


그 소중한 세계문학전집이 "원작"을 사방팔방 자르고 붙이고 각색해서 (애들이 읽을 수 있도록 순화 & 교훈을 강조) 만든 결과물이라는 것은 꽤 오랜시간이 흐른 뒤 였습니다. 이후 수 지식충족을 위한 "완역본 독서 프로젝트"를 시도했으나, 첫 시도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컨텐츠들이 제 관심을 독점했습니다. 이미 결말을 아는 진부한 이야기보다는 신선하고 말초적인 자극에 끌렸어요. 



러던 중, 걸리버 여행기 완벽본을 접하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어릴 때 봤던 "걸리버 여행기 순한맛 - 소인국/거인국"과는 전혀 다른 얘기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사회인으로서의 한 사람의 인생"이 담겨 있었습니다. 사회, 정치, 인생의 쓴맛을 알고 난 뒤에 읽어서 그럴까요? 책 속의 신랄한 풍자에 웃고, 씁쓸해 하면서 쓰디쓴 소주 한잔이 생각났습니다. 


이 책은 소인국의 "줄타기" 잘해서 관직 얻기를 시작으로  유럽의 종교, 정치, 철학, 제도 등을 빠짐없이 까고 또 까고 있습니다. 담담한 말투라서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읽다보면 기가 찬 장면이 많이 나와요. 그리고 비슷한 상황이 현대에서도 벌어지고 있음을 알기에, 더더욱 쓴웃음이 나오더군요. 3~4백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은 걸까요? 아니면 인간의 본질은 결코 변하지 않는 걸까요? 



가장 오래 뛰어오르기와 기어가기를 하는 사람에게 푸른 색깔의 비단줄이 수여되었다. 붉은 색은 차점자에게, 그리고 초록색은 3등을 한 자에게 주어졌다. 그들은 그 비단을 허리에다 띠처럼 둘렀다. 궁중의 고관대작치고 그런 허리띠로 장식하지 않는 자는 거의 없었다. 

그 전쟁의 발단은 이러하다. 우리가 달걀을 먹기 전에 그것을 깨트리는 방식으로 위쪽의 넓은 부분을 깨서 먹는 방식이 널리 인정되어 왔다. 그런데 현 폐하의 할아버지가 소년시절에 계란을 먹으려고 오래된 방식으로 그것을 깨다가 그만 손가락 하나를 베고 말았다. 그러자 황자의 아버지인 황제가 모든 신민들은 달걀의 밑부분, 즉 갸름한 부분을 깨어서 먹어야 한다는 칙령을 내렸고 이에 불응할 경우 엄벌을 내리겠다고 위협했다. 우리의 역사서가 전하는 바에 의하면, 사람들은 이 칙령에 크게 분개했고 그리하여 이 문제로 여섯 건의 반란이 발생했다. 그 결과, 한 황제가 목숨을 잃었고 또다른 황제는 황위를 잃었다.

나는 그에게 3~4백년 전에 발명된 화약 만드는 기술을 말해 주었다. (중략) 이렇게 날려보낸 최고로 큰 대포알은 부대의 병사 전원을 몰살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장 단단한 성벽도 가루가 되어 땅 위로 허물어지게 만든다. 또한 천 명의 선원이 탄 군함도 바다 밑으로 수장시킬 수 있다. 대포알을 사슬로 연결시키면 돚대와 밧줄도 파괴하고 수백 명의 선원들의 허리를 절단해 버리며, 대포알이 타격한 것은 모두 가루가 되어 버린다. (중략) 왕은 이 무서운 무기에 대한 나의 자세한 설명과, 더 나아가 그 무기를 만들겠다는 나의 제안을 듣고서 공포에 사로잡혔다. 나같이 무능력하고 비천한 벌레가 어떻게 그런 비인간적인 생각을 품을 수 있는지 경악했다. 또 그런 파괴적인 무기가 가져오는 유혈과 살육을 묘사하면서 마치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전혀 동요하지 않는 빛 없이 말하는 것도 괴이하다는 것이었다. (중략) 그런 끔찍한 무기의 비밀을 아는니 차라리 그의 왕국 절반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중략) 국민들의 목숨, 자유, 재산을 한 손에 거머쥐는 절대 군주가 될 수 있는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다니! 유럽에서는 그 개념조차 희미한, 선량하지만 불필요한 양심이라는 문제에 사로잡혀서 말이다.


그곳 국민 대다수는 발견자, 목격자, 정보원, 고발자, 기소자, 증인, 선서인 들이었고 그들 밑에 여러 명의 앞잡이들도 데리고 있었다. 이들은 전부 대신과 그 대리인의 휘하에 있기에 그들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고, 필요한 자금도 그들에게서 공급받는다. 그 왕국에서 음모는 보통 고상한 정치인으로 올라서려는 욕구가 있는자, 무분별한 행정에 새로운 활력을 물어넣으려는 자, 사회에 만연한 불만을 억누르거나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자, 벌금으로 금고를 채우려는 자, 사익에 맞게 국채의 가격을 올리거나 내리는 자 등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먼저 그들은 합의를 통해 의심을 받는 사람들 중 음모자로 지목할 자를 결정한다. 그런 다음 음모자로 지목한 자의 모든 편지와 다른 서류를 확보하고 그를 사슬에 묶어 데려온다. 이런 서류는 단어, 음절, 글자의 이해하기 힘든 뜻을 찾아내는 솜씨가 무척 뛰어난 기술자들에게 전달된다. 예를 들어 그들은 실내 변기를 추밀원으로, 거위 떼를 상원으로, 절름발이 개를 침략자로, 역병은 상비군으로, 말똥가리는 대신으로, 통풍은 고위 성직자로, 교수대는 국무대신으로, 요강은 귀족 위원회로, 빗자루는 혁명으로, 쥐덪은 관직으로, 바닥이 안 보이는 구덩이는 국가의 금고로, 시궁창은 궁정으로, 방울 달린 어릿광대 모자는 총신으로, 부러진 갈대는 재판소로, 빈 술통은 장군으로, 고름이 나오는 종기는 행정부라는 숨겨진 뜻이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덧붙여, 걸리버 여행기가 더 대단한 점은...신랄한 풍자요소를 삭제한, 소인국 & 거인국 여행 모험담만으로도 충분히 얘기가 된다는 거에요. 상세한 상황 묘사와 설명 덕분에, 마치 그 자리에서 지켜보는 듯한 현장감이 느껴집니다. (예: 소인국에서 매일 릴리펏 사람 1,728명분의 고기와 음료를 제공받았음 /  거인국 우박이 유럽의 것보다 1800배 크고 무겁다) 


그 치밀한 현장감에 재치있는 풍자가 더해지니...더할나위 없네요. 





외 - 거미줄 옷 이야기 / 쓸모없는 연구? 


 영국 왕립 협회(The Royal Society) 풍자 항목에서 "거미줄 옷 연구자" 얘기가 짤막하게 나옵니다. '거미는 실을 뽑고 천을 짜는 방법을 알고 있으니 누에보다 더 뛰어나다. 염색한 파리를 먹이면 거미줄 색상이 바뀔 것이며 / 고무 기름 등의 물질을 먹이면 강도와 밀도 또한 조절할 수 있다.' 라며 17세기 독자들을 황당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재밋게도 거미줄 옷은 실현 가능합니다. 한나라 조황후는 거미줄로 만든 옷과 신발을 입었다는 고사가 남아있으며, 중국 쿠충인들은 채집한 거미줄 수천장을 겹치고 이어서 옷을 만들어 입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거미줄이 아주 가볍고 유연하며 강철보다 강하다는 데에 주목한 모 연구소는 거미줄로 저렴한 방탄복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생산량 증가를 위해 유전자 변형 누에에 거미줄 생산 단백질을 주입?!?!?) 


17세기 당시에는 황당무계한 발상이었지만, 어마어마한 기술력이 있다면 이뤄낼 수 있다는 점이 참 재밋습니다. 저 연구자가 20세기에 태어나 동일한 아이디어를 연구했다면 분명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냈을 겁니다. 결국 쓸모없는 연구는 없다는 얘기죠 ㅎㅎㅎ 




같이보면 좋은 글


 - 악마의 사전 (앰브로스 비어스, 사전...?)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더글러스 애덤스, SF소설)


 - 미군, 신형 방탄복 ‘거미줄 소재 전투복’ 개발 (나우뉴스)


 - 쓸모없는 연구의 쓸모 (ㅍㅍㅅ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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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들
코스기 토시야 지음, 이정은 옮김 / 홍익 / 201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30대 후반의 나이

+

미혼

+

나이는 먹을대로 먹었는데, 뭔가 확실하게 이뤄낸 것은 없는 어정쩡한 위치. 


하루하루가 불안한 상황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으로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띠지에 적혀있는 "이번 생은 아직 망하지 않았다!"라는 문구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첫 페이지를 넘겼습니다. 


~ ~ ~ ~ ~


214p의 두터운 책에는 어디선가 많이 본 얘기들이 주르륵 나열되어 있습니다. 



자서전을 써라, 도전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만들어라, 미래를 위한 특별한 소질을 계발하라, 롤 모델 만나기, 

자기만의 공간 만들기, 초등 교과서를 다시 공부하자, 발명가가 되어라, 

인간관계 확장하기, 독서습관 기르기, 많은 나라 여행하기, 인생을 즐겨라, 자원봉사를 하라 등등등



근데 그 뻔한 내용들이 뒤통수를 후려칩니다. 


기절한 상태에서 온갖 마음의 소리가 절 다그칩니다. 



"이렇게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에 넌  왜 허송세월하고 있니?"



"넌 몇 년 안에 40대야 40대! 

그때가서 시작하면 체력적, 정신적으로 니가 버틸 수 있을까?"



"오늘날 회사의 중심축이 되어 일하는 임원들은 대부분 멀티플레이어


임원 욕심 없다고? 그래 좋아. 

근데 독립하면 니가 실무만 하고 살 수 있을 것 같아? 

자영업을 하면 니가 모든걸 알고 책임져야 할텐데?" 


~ ~ ~ ~ ~


그래도 헛살지는 않았는지 리스트에 나온 몇 개는 실천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소질 개발 - 사진 / 독서 - 끊임없는 서평을 통한 강제 독서 ㅎㅎ /

인간관계 확장하기 - 모임을 통한 다양각색 사람들과 교류하기 

여행을 통한 인연 만들기 / 시야 넓히기 등등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당장 해야할 도전은 "꾸준한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30대 초반과는 달리 하루밤만 무리해도, 다음날 너무피곤해서 견딜수가 없네요. 


더 많은 도전을 위해서라고, 빵빵한 "체력"을 준비해야 겠다는

뭔가 묘한 결론을 맺은 서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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