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에는 영혼이란 게 있습니다. 그걸 가엾게 여겨야지요. 두목, 육체에 먹을 걸 좀 줘요. 뭘 좀 먹이셔야지. 아시겠어요? 육체란 짐 싣는 짐승과 같아요. 육체를 먹이지 않으면 언젠가는 길바닥에다 두목을 팽개치고 말 거라고요
두 갈래의 똑같이 험하고 가파른 길이 같은 봉우리로 이끌 수도 있다.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 듯이 사는 거나, 금방 죽을 것 같은 기분으로 사는 것은 어쩌면 똑같은 것이다. 그러나 조르바가 물었을 때 나는 그것을 알지 못했다.
불행이 이 무덤에서 시작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 시작일 뿐이었다. 빈센트는 끊임없는 자신과의 싸움을 겪으면서 스스로 위대한 화가로 거듭났다. 결국 어떤 특정한 계기가 아니라, 살아가는 매순간마다 싸우고 부딪혀서 예술가 반 고흐로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준데르트에서 내가 찾은 해답이었다. - P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