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걸린 뽀삐 - 브루너 그림책 8 딕 브루너 그림책 8
딕 브루너 / 아가월드(사랑이)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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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개인적인 취향이 너무 단순한 그림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딕 부르너의 미피 등은 슬쩍 곁눈질로 본 적은 있어도, 딱히 손에 들고 읽어본 적은 없는 거 같아요. 그러다보니 저희 아가가 지금 18개월인데 딕 부르너의 책은 <감기에 걸린 뽀삐>가 처음이네요.

시기를 놓쳐서인지 아가가 잘 보지는 않더군요. 한쪽 페이지에는 내용이 적혀있고, 다른 페이지에는 그림이 있는 식인데, 그림은 아주 단순한 반면에 상대적으로 내용은 많이 들어가는 편이더군요.

그런데 내용이 은근히 마음을 끄는 데가 있어요. <감기에 걸린 뽀삐>는 뽀삐가 감기에 걸리자 친구 뽀찌가 찾아와서 뽀삐를 돌봐주는 이야기예요. 감기에 걸린 친구에게 의사 선생님도 불러주고, 오렌지 주스도 만들어주고, 잠을 잘 잘 수 있도록 커텐도 쳐주고.. 아주 일상적인 내용들이라서 더 친숙한 느낌이예요.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끼리는 어려울 때 서로를 돌봐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자연스레 담겨있고요.

아가들에게 딕 부르너의 책들 한두 권은 읽어주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 책입니다. 이전에는 팬시점에서 흔히 봤었던 그림이어서, 그저그런 유아용 책들 중 하나겠구나 옆으로 미뤄놨었는데 말이예요. (<감기에 걸린 뽀삐>는 보드북은 아니고 하드커버예요. 책 겉장만 두꺼운.) 돌 근처 아이들에게 좋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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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난감이 좋아요 - 나는 좋아요! 아기 그림책
김충원 글.그림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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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한테는 별 매력이 없지만, 아이들은 좋아하는 책들이 있죠? 아이는 사달라고 조르는데, 돈 주고 사보기에는 좀 아까운 듯한 느낌이 드는 책이요. 이 책도 그런 책 중에 하나예요.

이 책을 쓰고 그린 사람은 김충원,이라고 방송미술을 하다가 미술교육과 관련한 책 등을 많이 만든 사람이라네요. 아마도 EBS 에서 자주 광고하는 '김충원의 미술교실'의 그 아저씨인거 같습니다. 김충원,이라는 저자명을 클릭해보니 '그리자', 혹은 '그려보자' 식의 저서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네요.

앞서 말한 것처럼 책의 그림이라던가 내용이라던가 딱히 좋다고 말하기는 힘들어요. 책의 내용은 꼬마가 뭘 하고 놀까, 고민하다가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는 이야기예요. 자동차도 타고, 전화기도 갖고 놀고, 블럭이랑 공도 가지고 놀고요. 그림도 이야기만큼 단순하죠.

하지만 저희 18개월 선재는 이 책을 꽤 좋아하더군요. 저자가 아동미술을 많이 연구한 사람이어서 그런지 아이들 눈을 끌어당기는 뭔가가 있나봐요. 그리고 또하나 아가가 자기 이야기라는 느낌을 받는 거 같아요. 예를 들어 '조심조심... 하나씩 하나씩 높이높이 쌓아 보자.'하면서 블럭을 쌓는 꼬마가 나온 다음, 다음 페이지에서는 블럭이 무너져 있고 '무너지지 않는 쌓기 놀이는 없을까?' 하는 대목에서는 책장을 손으로 두드리며 뭐라고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하는 식이지요. 공을 가지고 놀다가 공이 서랍장 밑으로 들어가는 대목에서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요.

저희 18개월 선재는 나름대로 그림이 좋다는 책들을 많이 보여서인지 단순한 그림책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림이 좋지 않아도 자기가 좋아하는 자동차가 나온다거나 하는 책들은 잘 보더라고요. 이 책도 그런 맥락에서 좋아하는 거 같아요. 자기가 가장 익숙한 장난감들이 많이 등장하니까요. 엄마가 흔쾌히 집어들 수 있는 책들도 좋지만, 아이가 좋아하는 책들도 좋은 책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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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자는 집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40
돈 우드 그림, 오드리 우드 글, 조숙은 옮김 / 보림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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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겉장에 '글과 그림의 행복한 결혼(오드리 우드 글, 돈 우드 그림)'이라고 적혀있고, 그 아래 미국도서관협회 '우수 어린이 도서' / 뉴욕 타임즈 지 '최우수 그림책' / 어린이 책 작가 협회 '황금 연상' / 전미 영어교사 협회'우수도서' / 북리스트 '90년대 최고의 책'이라는 이 책의 엄청난 이력이 적혀있네요.

책을 펼치고 그림만 살짝 훝어볼 때에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더군요. 요즘 저희 18개월 된 아가 선재의 현란한 색깔책들에 눈도 길이 들었는지 말이예요. 그런데 책을 찬찬히 읽어나가다보면, 그리고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 책의 매력을 바로 느낄 수 있어요.

'낮잠 자는 집'에선 모두 다 잠을 자요,라는 후렴구처럼 모두가 잠을 자죠. 푹신푹신한 침대 위에서 할머니가, 할머니 위에서 꼬마가, 꼬마 위에서 개가, 개 위에서 고양이가.. '낮잠 자는 집'에선 모두 다 잠을 자요.

그림도 비오는 어느 날, 무료한 오후의 낮잠을 아주 달게 표현하고 있어요. 모든 색깔이, 모든 선들이 어찌나 부드럽고 포근한지, 그리고 잠을 자는 모습과 표정이 얼마나 행복해보이는지 몰라요.

어렸을 적 비오는 어느 오후, 엄마와 함께 따뜻한 이불 속에 들어가서 낮잠을 자던 기억이 새삼 살아나네요. 내 아이에게도 따뜻한 기억들을 많이 만들어주어야 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참 좋은 책이네요.

(근데 저희 아가처럼 어린 아가보다는 서너살 정도 된 아가들이 보기에 적당한 거 같아요. 그림 대부분이 침대 위의 공간으로 한정되어 있거든요. 대신에 그 위에서 이렇게 저렇게 잠을 자는 모양이나 단잠을 자는 표정이 얼마나 재미난지 몰라요. 하지만 그런 세세한 차이들을 감상할 수 있으려면 좀 큰 아이들이 좋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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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목마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62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 글, 그림 | 김선애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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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의 책 중에서 베스트로 꼽고 싶은 책입니다. 서점에서 보고는 바로 사버리고 말았죠. 저희 아가 18개월 된 선재는 아직 한참 더 큰 후에나 볼 수 있는 책인데도 말이에요. 동화책이 가져야 할 미덕으로 꼽을 수 있는 것들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꿈을 꾸게 하고, 사랑하게 하는 책입니다.

내용은 이래요. 아픈 동생 로지를 위해 오빠가 친구들과 함께 멋진 생일선물을 준비하죠. 친구들은 멋진 이야기가 담긴 그림들을 그려오고, 오빠는 로지가 좋아하는 자그마한 회전목마를 선물해요. 그리고 그 날 밤 로지는 친구들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시계와 이야기 의자 등과 함께 밤하늘 높이 날아올라 즐거운 꿈을 꾼답니다. 오빠가 선물해준 회전목마도 마음껏 타고요. 행복한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자 로지의 오랜 병이 낫게 됩니다.

로지의 병이 오빠와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으로 낫게 된다는 이야기가 참 좋고요. 로지가 친구들이 그려준 그림들과 함께 꿈을 꾸는 대목은 얼마나 환상적인지..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로지와 함께 짧은 여행을 한 거 같아요. 로지와 함께 행복해지고, 내 마음 어딘가 아팠던 곳들도 치유되는 느낌이네요. 저희 아가가 좀더 클때까지는 제가 두고두고 읽을 거 같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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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을 따라갔어요 비룡소의 그림동화 14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 지음, 김정하 옮김 / 비룡소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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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가장 좋아하는 동화작가를 꼽으라고 하면, 저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라고 대답할 거예요. 영국의 3대 동화작가이고, '색채의 마술사'라 불리운다는 그의 이력을 굳이 들지 않아도, 그의 책을 한 권이라도 본 사람은 고개를 끄덕거리실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우선 그의 그림이 보는 사람들을 꿈꾸게 하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예요. 그리고 그 다음은 아이들에게 읽어줄만한 내용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고요.

그런데 이 책 <산양을 따라갔어요>는 조금 다르네요. 책을 덮고 나니 마음이 불편해져버려서 아이에게는 읽어주고 싶지 않아졌거든요.

내용은 산에 살던 산양이 바람에 실려온 도시의 소리를 듣고는 새로운 세상을 찾아 도시로 떠나요. 그리고 가는 도중에 만나는 동물들을 데리고 같이 길을 가죠. 길에서 만나는 동물들은 대부분 사람들에 많이 지쳐있어요. 심지어 당나귀는 너무 지쳐서 길에 주저 앉아서 꼼짝도 못하고 있죠. 사람들은 그런 당나귀를 당장 길에서 끌어내라고 소리를 지르고요. 그런데 마지막 장면에 산양을 따라다니던 동물들은 모두 주인에게 돌아가네요. 저는 동물들이 좀더 자유로운 세상으로 떠나게 되는 것을 기대했거든요.

동화책이라고 예쁘고 아름다운 이야기만 담겨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동화책을 읽으면서 순화된 마음에 동물들이 다시 지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안좋더라고요. 여기에 그림도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의 그림치고는 좀 무난한 인상이었고... 그래서 별이 세 개예요.

제가 본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의 책들이 좀 되는데요. 한국에 번역된 것 중에서 추천을 해드린다고 하면요. (책이 너무 좋아서 원서도 구해서 봤었거든요.) 좀 어린 아가들, 그러니까 저희 선재처럼 18개월 정도 되는 아가들한테는 <바람과 해님>이나 <달님이 본 것은>, 그리고 좀 더 큰 아이들에게는 <서커스>를 권해드리고 싶어요. 사서 보셔도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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