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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자는 집 - 3~8세 ㅣ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40
돈 우드 그림, 오드리 우드 글, 조숙은 옮김 / 보림 / 2000년 4월
평점 :
책의 겉장에 '글과 그림의 행복한 결혼(오드리 우드 글, 돈 우드 그림)'이라고 적혀있고, 그 아래 미국도서관협회 '우수 어린이 도서' / 뉴욕 타임즈 지 '최우수 그림책' / 어린이 책 작가 협회 '황금 연상' / 전미 영어교사 협회'우수도서' / 북리스트 '90년대 최고의 책'이라는 이 책의 엄청난 이력이 적혀있네요.
책을 펼치고 그림만 살짝 훝어볼 때에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더군요. 요즘 저희 18개월 된 아가 선재의 현란한 색깔책들에 눈도 길이 들었는지 말이예요. 그런데 책을 찬찬히 읽어나가다보면, 그리고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 책의 매력을 바로 느낄 수 있어요.
'낮잠 자는 집'에선 모두 다 잠을 자요,라는 후렴구처럼 모두가 잠을 자죠. 푹신푹신한 침대 위에서 할머니가, 할머니 위에서 꼬마가, 꼬마 위에서 개가, 개 위에서 고양이가.. '낮잠 자는 집'에선 모두 다 잠을 자요.
그림도 비오는 어느 날, 무료한 오후의 낮잠을 아주 달게 표현하고 있어요. 모든 색깔이, 모든 선들이 어찌나 부드럽고 포근한지, 그리고 잠을 자는 모습과 표정이 얼마나 행복해보이는지 몰라요.
어렸을 적 비오는 어느 오후, 엄마와 함께 따뜻한 이불 속에 들어가서 낮잠을 자던 기억이 새삼 살아나네요. 내 아이에게도 따뜻한 기억들을 많이 만들어주어야 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참 좋은 책이네요.
(근데 저희 아가처럼 어린 아가보다는 서너살 정도 된 아가들이 보기에 적당한 거 같아요. 그림 대부분이 침대 위의 공간으로 한정되어 있거든요. 대신에 그 위에서 이렇게 저렇게 잠을 자는 모양이나 단잠을 자는 표정이 얼마나 재미난지 몰라요. 하지만 그런 세세한 차이들을 감상할 수 있으려면 좀 큰 아이들이 좋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