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자는 틀림없이 언어를 고정시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확하게는 언어를 변질시키는 것이다. 문자는 언어에서 단어가 아닌 특성을 변화시킨다. 문자는 표현을 정확성으로 대체한다. 우리는 말할 때 감정을 표현하며, 글을 쓸 때는 생각을 전달한다. 글을 쓰면서 우리는 모든 단어를 통용되는 의미 안에서 택해야 한다. 그러나 말하는 사람은 어조로 의미에 변화를 주는데, 자기 마음에 들도록 그것을 결정하게 된다. 명확해야 한다는데 구속을 덜 받으므로, 그는 강도에 더 힘을 쏟는다. 그리고 글로 쓰인 언어는 오직 입으로 말한 언어의 생동감을 오랫동안 보존하기가 불가능하다.
# 당신이 함께 나누었어야 할 슬픔이 당신으로 인해 배가되었고, 당신이 경감시키도록 노력했어야 할 고통은 더욱더 큰 아픔으로 변했지. 물론 나는 당신이 이 모든 것을 의도했다고 는 생각지 않아. 당신은 아마 그럴 의도가 없었을 거야. 다만 `당신 성격 중 실제로 치명적인 단 하나의 결점, 당신의 절대적인 상상력 부족`이 문제였던 거야.그리고 이 모든 것에서 얻은 결론은, 나는 당신을 용서해야 한다는 거야. 나는 반드시 당신을 용서해야만 해. 지금 이 편지를 쓰는 것도 당신 마음속에 씁쓸함을 심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마음속에서 그런 감정을 뽑아내기 위해서야. 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 당신을 용서해야 하는 거야. 가슴속에 독뱀을 품은 채 자신을 갉아먹고 자라게 하거나, 매일 밤 일어나 자기 영혼의 정원에 가시를 심을 수는 없으니까.P.134
# 종교도 내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해. 다른 이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주는 믿음을 난 만질 수 있고 바라볼 수 있는 것에 주지. 나의 신들은 손으로 만들어진 신전에 살고 있고, 실제 경험의 범주 안에서 나의 믿음은 완전하고 완벽해지지. 어쩌면 너무 완벽한지도 모르겠어. 이 땅에 자신들의 천국을 자리잡게 하는 다른 많은, 또는 모든 사람들처럼, 난 그 속에서 천국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지옥의 공포까지도 발견했기 때문이야.
# 나는 내게 일어난 모든 일이 내게 유익한 것이 되게 해야만 해. 널빤지 침대, 역겨운 음식, 손끝이 고통으로 무감각해질때까지 잘게 찢어야 하는 질긴 밧줄, 매일같이 하루를 시작하고 끝맺을 때까지 끝없이 반복해야 하난 천한 노동, 판에 박힌 일상이 필요로 하는 듯한 엄격한 지시들, 슬픔을 바라보기에도 흉측한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끔찍한 죄수복, 침묵, 고독, 수치스러움- 나는 이 모든 것들과 각각의 것들을 영적인 경험으로 변모시켜야 하는 거야. 모든 육체적인 타락을 하나도 빠짐없이 영혼의 영화를 위한 수단으로 변화시키도록 노력해야 하는 거라고.
# 우리의 육체는 온갖 종류의 것들 -천하고 더러운 것들과, 사제나 우리의 환상이 정화시킨 것들을 포함한-을 모두 빨아들여서, 그것들을 유연성이나 힘, 멋진 근육의 움직임이나 잘 다듬어진 몸의 형태, 또는 머리카락과 입술, 눈의 곡선과 색깔로 변화시키지. 마찬가지로 우리의 영혼도 그만의 유익한 기능을 갖고 있어서, 본래는 비루하고 잔인하고 비천한 것들을 고귀한 생각이나 수준 높은 열정으로 변화시킬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그런 것들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가장 위엄 있는 방식을 발견하거나, 본래 망가뜨리거나 파괴하도록 되어 있는 것들을 통해 종종 가장 완벽하게 스스로를 드러내기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