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생존 육아 - 스스로 하는 아이로 키우는
박란희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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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는 워킹맘도 그렇다고 전업맘도 아닌 어중간한 경계에 있다. 주 3일 오후 몇 시간만 출근해 일을 하는, 아르바이트에 유사한 패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는 그전에 워킹맘도 전업맘도 경험했기에 양쪽의 입장을 어느 정도는 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가정과 직장과 사이에서 균형잡히게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도 안다.
그래도 나는 엄마니까, 나는 어찌되던 내 아이들은 챙겨서 제대로 키우고 싶다는 생각으로 나 역시 삶의 우선 순위는 '엄마'로서의 역할이다. 매일 매일 내가 잘 하고 있는건지, 어떻게 하면 더 잘해낼 수 있는지 ,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해내는지 늘 궁금한 마음이던 차에 <워킹맘 생존육아>를 만나게 되었다.

두 딸의 엄마이자,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편집장인 저자의 경험이 녹아있는 , 또 그 나름의 고민과 노력의
흔적이 담긴 책이어서 많은 부분 공감을 했고 그간의 내 생활도 한번 뒤돌아보게 되었다.

4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책은,
챕터1 에서는 워킹맘에서 전업맘으로 전환해 지냈던 기간동안의 저자의 경험담을 담고 있고,
챕터 2에서는 다시 워킹맘이 된 저자와 아이들의 고군분투의 일상을 담았으며
챕터3에서는 교육열 치열한 목동에 거주하는 저자가 워킹맘으로서 어떻게 살아남는지에 대한 경험과 방법을
챕터4에서는 일과 엄마 역할 사이의 균형에 대한 자신의 일화와 함께 의견을 담고 있다.

육아서를 읽어보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로 생후 36개월간은 엄마가 아이를 반드시 직접 육아하여야 함을 강조한다.
과거에 비해 많이 완화되었는지 몰라도 아직 직장내에서 여성의 출산과 육아를 위한 휴가나 휴직은 여전히 직장내에 눈치보이는 일인 듯 하고, 그런 분위기에 출산후 자신의 몸조차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고 직장으로 서둘러 복귀하는 직장맘들이 많음을 주변에서 흔하게 보고 듣는다. 그럼에도 그녀들은 엄마로서 24간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한다는 죄책감을 지닌다.
그리고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기라도 하면 아이를 더 많이 챙기지 못해 내 아이가 뒤쳐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조바심과 조급함마저 들게 된다.

저자는 기자의 날카로운 눈으로 , 또 자신의 경험담을 실어 전업맘의 입장과 워킹맘의 입장 모두를 헤아리는 글들을 담았다.

몇 몇 뭉쳐 쓸 데 없는 수다나 떠는 아줌마들 이라는 인식의 전업맘들에서 그들의 정보력과 든든한 지원을 칭찬한다.
또 학습지와 학원 선택 등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들도 담고 있어 유용하기도 하다.

워킹맘에서 전업맘으로, 그리고 다시 워킹맘이 된 저자의 결론은

결국 두 가지 다는 포기할 수 없는 일이므로 , '일보다는 아이가 우선'이라는 원칙하에 워킹맘으로서 당당히 살아가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아이를 더욱 믿고 존중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성장하고 일과 가정 사이에 균형도 잡아 갈 수 있음을 말한다.

약간은 고리타분 할 수 있는 육아서임에도 저자가 기자였기 때문인지 글 솜씨가 좋아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저자의 경험담이 많음에도 객관적인 시각에서 글을 읽어 낼 수 있었다.

전업맘이든 워킹맘이든 늘 자신보다 아이와 남편, 가정이 우선인 이 땅의 엄마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내용을 담은 책이었다.

저자의 시행착오로 얻은 노하우와 또 지혜가 육아를, 그리고 직장일을 함에 있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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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주는 레시피
공지영 지음, 이장미 그림 / 한겨레출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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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연세가 조금 있으신 분들을 만날 때면 이런 나를 두고 안타까워하시며 '엄마에게는 꼭 딸이 있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시곤 한다.

딸 많은 집안에 태어나서 그런지 유난히 아들 욕심이 있던 나는 그동안 두 아들을 키우는 것이 가끔은 힘에 부칠 때도 있었지만 육아에 바쁜 나머지 왠지 모를 허전한 내 마음을 달랠 틈은 없었다.

그런데 딸이 있다면, 내가 조금 더 나이가 들고 만약에 있었으면 좋았을 그 딸이 조금 더 성장해 나의 인생 경험을, 또 여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며 터득한(?) 지혜를 함께 나눌 수 있을 때가 있다면, 아 그렇다면 ... 참 좋겠구나 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딸에게 주는 레시피>는 그런 엄마의 마음이 담뿍 담긴 에세이집인 것 같다.

사랑하는 딸 위녕에게 공지영 작가가 건네는 인생길의 조언들, 그리고 그 조언이 필요한 순간마다에 어울리는, 마음을 다독여주는 간편하고 단순한 엄마표 요리 레시피들. 마음이 따뜻해지고 위안을 받는다.

공지영 작가 그녀가 강조한 것은 '너는 소중하다는 것'.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행복해야 한다는, "그래야만 한다"는 증후군. 머릿 속에만 존재하는 그것에 집착하지 말 것을.

그래서 너를 믿고 가벼이 걷듯이 나아가길.
좋은 것을 먹고, 좋은 것을 읽고, 기분 좋은 순간을 만들어 가는 것들이 중요함을.

그렇게 네 몸, 곧 네 영혼을 가꾸어 나가기를.


작가의 글들을 읽으며 많은 위안을 얻었다. 어쩌면 내가 내 다정한 엄마로부터 듣고 싶었던, 얻고 싶었던 인생의 조언들이었을터다. 그래서 책 속의 글들이 나에게 말 걸어 오는 듯 해서 참 많이 공감되고 수긍되며 또 그러리라 마음 속 다짐도 하게 되었다.

내 마음속 아이가 그간 살아오며 힘들었던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어 위로받고 그것들을 흘러보내는 작업을 함께 했을런지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이 무엇인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작가가 소개한 간단 요리 레시피들은 실제로도 아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 따로 적어 옮겨 두어도 좋을 듯하다. 그래서 작가가 얘기한 그런 그런 순간에 내 마음을 다스리기에 정말 좋은지 꼭 한 번 해보아야 겠다는 이상한 호기심도 생긴다.

유난히 에세이가 읽히는 가을에, 딸을 둔 엄마든 , 딸이 없는 엄마든, 아님 그 딸이든간에 마음을 데울 수 있는 에세이 한 권을 맛있게 산뜻하게 잘 읽은 것 같아 기분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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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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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좆됐다" 로 시작하는 첫 문장부터 왠지 모르게 유쾌했던 소설이었다.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엿새 전 화성에 발을 디딘 최초의 인간이었다가
이젠 화성에서 죽을 최초의 인간이 될지도 모를 주인공 마크 와트니.
그는 식물학자이자 기계공학자인 우주비행사이다. 화성 탐사인 아레스 3 탐사에 참여하여 화성 표면에 성공적으로 착륙하여 탐사에 들어간지 6일만에 만에 예상치못한 모래 폭풍에 휘몰아치면서 그는 죽을 뻔하다가 살아났으나 다른 동료들은 마크의 생체 신호가 멈춘 것을 확인한 후 그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떠난 후이다.

마크는 지구와 교신을 할 수도 구조를 요청할 수도 없는 상태이다. 그러나 그는 특유의 긍정적 사고와 낙천적 성격, 유머, 그리고 그의 천재적(?) 과학 지식과 감각으로 생존을 위한 여러가지 방법을 강구한다.

다음 탐사팀이 자신을 구하러 올때(4년 후)까지 생존하기 위해 그가 세운 계획들.
산소, 물, 음식, 에너지 자원 등 생존에 필요한 것들을 그의 과학적 지식을 동원해 풀어나가는 놀라운 문제 해결력은 감탄이 모자를 정도다.

그 과정에 많은 위험이 기다리고 있지만 유쾌하게, 그리고 긍정적 성격으로 이겨나가며 그의 모험은 계속된다.

과연 그는 생존에 성공하고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까?


정말정말 재미나게 읽은 소설이다.

너무나 사실적이라서 실제 역사상 있었던 실화는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주인공이 생존을 위해 사용하는 방법들, 과학적 이론들과 수치들이 그럴싸했다.

뇌섹남 마크 와트니!!
요즘 뇌섹남이 유행이라는데 그가 딱 그렇다.
극한의 상황에서 생존의 의지조차 포기할 만한데 그는 무모하게 도전하고 또 성공과 실패를 하고 그 상황을 즐길 줄도 아니 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그의 화성에서의 생존이 전세계에 보도되고 온 사람들이 그의 구조에 매달리는 모습 또한 인류애의 단면을 볼 수 있어 가슴 뭉클함 또한 느낄 수 있었다.

항상 지구 밖의 우주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또 다른 행성으로 눈을 향햐는 인류의 그간의 노력과 수고가 잠시나마 생각의 여지가 되기도 했다.

작가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또 21세기 과학에 대한 천재적이고 독창적인 내용 구성과 전개가 무척이나 놀랍기도 하고 그래서 또 앞으로 나올 그의 차기작들이 기대되어진다.

10월에 영화로 개봉될 작품이 마냥 기다려지는...
내가 좋아하는 매트 데이먼이 주연을 맡아 더욱 기대되어지는...
읽는 내내 재미와 감동과 행복함이 함께 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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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 30년간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15년간 파킨슨병을 앓으며 비로소 깨달은 인생의 지혜 42
김혜남 지음 / 갤리온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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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딱 서른 살을 살고 있을 때였다. 마음과 머리는 괜시리 혼란스럽고 복잡하고 몇 년간 같은 것으로 고민하고 주저하고 있던 그 때이다. 그때 만났던 고마운 책이
바로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였다.

이 책은 나에게는 서른살의 불안한 심리를 잘 이해해주고 위로해 주는 책이었다.
이 책의 저자 김혜남 님이 7년 만에 펴낸 책이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이다.
이 책은 30년간 정신과 의사로 일하던 그녀가 15년간 파킨슨병을 앓으며 느끼며 깨달은 삶의 지혜들을 담은 것이다.

그러고보면 내가 그녀의 책 <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를 만났을 때 그녀는 이미 투병 중이었던 것이다.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아얄 것 같은 시기에 그녀는 다른 누군가를 위로해주었던 것.

그녀가 앓는 파킨슨병은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생산하는 뇌 조직의 손상으로 인해 손발이 떨리고, 근육이 뻣뻣해지고, 몸이 굳고, 행동이 느려지고, 말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현재까지는 마땅한 약이나 치료법이 없는 불치병이라고 한다.

저자가 마흔세 살의 나이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니 그 억울하고 원망스러운 마음이 오죽했으랴.

처음에 그녀는 아무것도 못한 채 침대에만 누워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한 달 후 그녀는 자신의 병이 아직 깊지 않으니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래서 털고 일어나 하루, 또 하루를 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15년 동안 의사로, 아이들의 엄마로, 며느리로, 또 저자로서 다섯 권의 책을 쓰고, 강의를 해왔던 것이다.

책을 읽으며 정말 내 마음 같아 크게 공감했던 부분은
그녀는 과거에 자신의 인생을 숙제처럼 스스로를 닦달하며 살았다는 것이다. 그 표현 그대로가 내가 평상시 나자신을 돌이켜 볼 때 곧 잘 쓰는 표현인지라 깜짝 놀랬다. 나 역시 그렇게 숙제처럼 살아왔기에 삶을좀 더 재미있게 살지 못했고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었다. 그래서 책의 이 부분을 읽을 때는 마음에 여유라는 것과는 거리가 멀게 하루하루를 살아왔던 내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살짝 떨리기도 했다.

저자의 상황과는 비교도 안되겠지만 작년서부터 작은 병을 얻게 된 나는 마치 저자의 그간의 삶의 모습이 결코 남일이 아닌냥 가슴 저리고 , 쉽게 그냥 책 속의 인물의 이야기를 읽어내듯이 읽혀 넘어가지질 않는다.

그러나 그녀는 앞으로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한발만 더 내딛는 용기를 내길, 어떤 길이 맞을지 두려워 용기내지 못하면 아무 데도 가지 못하고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고 얘기한다. 정말 가 보지 않으면 모르는 게 인생이고, 끝까지 가 봐야 아는 게 인생이라고.

아직도 그녀는 하고 싶은 게 참 많다. 중국어 공부도, 진짜 끝내주는 요리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대접하고 싶고, 서해 남해 동해 여행도 하고 싶다고.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꿈꾸기를 계속하기에 여전히 사는 게 재미있다고.


"나는 당신이 어느 순간부터 세상에 대해 그 어떤 기대도 하지 않는다며 냉소적인 태도를 갖게 되었다면, 당신에게 삶과의 연애를 권한다. 삶과 연애해 보라!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 모두 뻔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생각을 멈추고 그냥 삶을 살아 보면, 연애하는 마음으로 기대와 설렘을 가진다면, 세상은 당신이 미처 생각지 못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줄 것이다. 또한 당신이 그 세상을 보고 감탄한다면 무의미한 오늘이 신나고 재미있는 하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삶과 연애하라' 중에서


하루 하루를 힘겹게 버텨낸다고, 힘들고 외롭다고 하소연하는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그녀가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는 참 많은 위로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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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일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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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고의 이야기꾼! 세계가 사랑한 작가" 라는 수식어가 호기심을 일으킨다. 그리하여 읽어본 '위화'의 작품이 <허삼관매혈기>였다. 얼마전 우리나라에 영화로도 개봉이 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화제가 되었던 작품인지라 많이들 알고 있을 것이다.

<허삼관매혈기>를 읽고 느꼈던 감동과 작가의 대단한 필력에 대한 감탄이 이번에 읽은 <제 7일>에서도 이어졌다.

<제7일>은 사고로 죽은 주인공이 이승은 떠났으나 아직 저승으로 넘어가지 못한 이승과 저승 사이에서의 7일간의 이야기를 담아낸 소설이다. 제목에서 풍겨나오듯이 창세기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이라 한다.

뜻하지 않은 갑작스런 사고로 죽고 난 후, 이승은 떠났지만 저승으로 넘어가지 못한 주인공 양페이는 첫째 날 아침, 화장터에 오라는 통지를 받고 자신이 죽었음을 알게 된다. 수의도 없어 잠옷을 입고 화장터로 간 그는 유골함, 묘지가 없는 사람은 화장된 후 갈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화장터를 떠나 7일간 이승과 저승 사이를 떠돌며 과거의 추억과 인연들, 그리고 사랑을 찾으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 7일간에는
기차에서 태어나 철로로 떨어지는 사고로 버려진 자신을 구해 키워준 당시 총각이었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그들을 돌봐주는 아버지 친구 부부 이야기, 친부모와 만나게 된 이야기, 짧았던 자신의 결혼생활이야기, 또 주변 이웃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21살 총각인 아버지가 철로에서 핏덩어리 아기를 구해 이웃 아주머니에게 뛰어가 젖을 먹이고 , 아이가 네 살 때는 결혼을 하려고 아이를 버렸다가 되찾은 일 등 주인공 양페이와 아버지가 가족을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나 애틋하다.

"아버지 통증이 조금 줄어들면 우리는 함께 추억에 잠겼다. 그럴 때 아버지의 목소리는 무척 행복해보였다.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때의 일을 아주 많이 이야기했다. 어렸을 적 나는 잠잘 때 꼭 얼굴을 마주봐야 했다며, 가끔 자세를 바꾸느라 등을 돌리면 내가 계속 “아빠, 나 봐. 아빠 내 쪽 봐…….”하고 웅얼댔다고 했다. "
- 134쪽

"나는 죽는 게 두렵지 않아. 조금도 두렵지 않단다. 내가 두려운 건 다시는 너를 못보는 거야." - 135쪽

자신의 삶보다 더 아들을 사랑한 아버지... 그는 진짜 아버지였던 것이다.

여기서 잠깐 들었던 생각은 '위화' 의 두편의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듯이 ' 아버지'의 모습을 참 잘 그려내는 작가라는 것이다.


3년이라는 짧은 결혼 생활을 정리하고 사랑하는 아내를 떠나보낸 그의 선택과 부호를 쫓아 쉽게 양페이를 떠난 아내가 그가 죽은 후 저승에서 둘이 재회하여 그들의 사랑을 확인하는 데에선 안타까움이 더해졌다.

그외에도 어렵게 재회했음에도 그들 사이 들어갈 틈이 없었던 서로 싸우고 다투는 진짜 가족들의 모습,

이승에서 죽고 죽인 원수 관계의 두 사람이 저승에 와서는 서로 아웅다웅하며 잘 지내는 모습,

또 가난한 현실을 이겨내지 못해 죽음을 택한 여인과 그 연인의 묘지 마련을 위해 장기매매를 감행하다 결국 그 자신도 죽게 되는 연인들의 이야기.


이 소설에는 중간 중간에
장기매매, 영아 사체 유기, 재개발을 위한 무리한 불법철거, 커지는 빈부격차로 인해 소외당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들을 엮어 내면서 중국 현실의 모습의 일면을 날카롭게 보여준다.

죽은 후의 삶이 더 영원한 듯 보이고, 무시와 차별도 없는 평등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소설 중 문장들이 인상에 남는다.


작가 위화는 앞선 <허삼관매혈기> 에서도 보았듯이 인간의 생,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참 잘 표현하는 작가인 것 같다. < 허삼관매혈기>에서는 풍자, 해학이 곁들어져 재미있으면서도 슬픔이 묻어나와 그 감동이 더해졌다면 이 소설 <제 7일>에서는 주인공의 담담한 어투로 이야기되면서 또 군데 군대 작가 특유의 유머가 가미되어 결코 유쾌하지 않은 사회부조리의 내용도 재미난 이야기거리로 바꿔내었다.

이 소설에서 보이는 것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많은 선택의 순간들도 존재 할 것이고 그때마다 나약함을 지닌 우리가 그럼에도 지켜나가야할 가치는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네 삶이 결코 그리 쉽지만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에도 역시 선택이 탁월했던 위화의 좋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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