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자존감 공부 - 천 번을 미안해도 나는 엄마다
김미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김미경'이라는 단어가 붙는 순간 '공감'이라는 말은 보이지 않게 저절로 따라 온다. 그녀의 이름이 가지는 파워는 여전하다. 대한민국 최고의 강사로 여성의 꿈과 성장을 북돋우는 '국민언니'... 이번엔 그 언니가 자신의 28년 육아 인생의 경험담을 풀어 놓으며 자신이 겪어 온, 자신과 똑같은 시행착오를 겪는 젊은 엄마들에게 따뜻한 충고를 또 위안을 해준다.
이 책 <엄마의 자존감 공부>에서 말이다.

우선 나는 이 책의 제목에 작은 오해를 하고 읽었다. '엄마의 자존감 공부' 라는 책 제목을 '엄마의 자존감'을 세우기 위한 내용을 담은 책으로 생각한 것. 책의 뒷부분을 보면 엄마의 자존감에 대한 얘기도 등장은 하지만 책의 주된 내용은 ' 엄마가 하는 '자녀의 자존감'에 대한 공부' 라는 쪽이 맞을 듯 하다.
(둘 다를 포함한 말이기도 할듯^^")

그러고 보면 나는 참 못된 엄마다 싶다. 아이의 자존감 보단 내 자존감 세우기, 지키기가 먼저인 엄마...( 부끄럽다.^^")

엄마 노릇이 세상에서 제일 힘들다고 단연코 이야기 할 수 있는 나는, 가끔 생각해 보았다. 아이를 가지기 전 좋은 엄마가 되는 법을 가르쳐 주는, 배우는 학교가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 하고 말이다.


대한민국에서 알아주는 최고의 명강사로 여성들에게 꿈과 성장을 북돋는 국민 언니, 멘토임에도 불구하고 작가 역시 육아의 현실은 녹록치 않았나 보다. 몇 해 전 그녀의 둘째 아이의 고등학교 자퇴 선언이 그녀의 자녀교육, 좋은 엄마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되돌아 보게 했다고 그녀는 고백한다. 일상 속 아이와의 작은 에피소드, 대화들과 그녀가 그 때마다 얻은 깨달음, 또 그녀의 현명한 대처법들이 책에는 담겨 있다. 그 과정에서 그녀가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이 아이에게 '자존감'을 선물하는 것이 라는 것.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고 스스로를 세우는 힘 , 바로 '자존감' 말이다.

남들 관점에서는 '완전 망한(?)' 우리 아들이 정상적으로, 오히려 자퇴를 계기로 더 자신감 넘치는 아이로 성장하게 된 건 순전히 나의 후한 점수 때문이다.... 내 아이의 재능과 특성 그리고 그 아이만의 갈등을 모르는 여자에게 점수를 내달라고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 아이 점수는 항상 내가 매겼다. 그 점 수 속에는 아이 혼자만의 갈등, 혼자 꿋꿋이 버텨낸 것에 대한 믿음, 아직 빛을 보지 못했지만 분명 자신의 꿈을 키워갈 수 있다는 가능성 등이 포함됐다. 그리고 나는 아무에게도 묻지 않고, 비교하지 않고, 아주 주관적인 나만의 점수를 주곤 했다.
- - <옆집 얘기 그만 들어야 내 아이의 말이 들린다>중 , 78쪽


책을 읽으며 새로운 것을 알아 내기 보다는 나의 육아 방식에 대한 '반성'이 더 많았다. 다른 이들의 눈을 의식하며 내 아이에게, 내 아이의 말에 포커스를 맞추지 못한 것, 특히 '충고를 가장한 지적 폭력'을 가했다는 것은 내 머리를 딱 치게 하는 반성이었다.

아무리 작은 시도일지라도 아이는 엄마에게 인정받고 싶었을 것이다.엄마에게 잘난 척도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때마다 엄마가 더 잘난 척을 해버렸다. 엄마의 가르침이라는 명목으로 행해지는 많은 것들이 아이에게는 '지적 폭력'이 되기도 한다. 엄마의 얄팍한 지식으로 아이의 인정 욕구에 상처를 내는 지적 폭력. 그것은 아이에게 더 이상 충고가 아니라 조롱일 뿐이다.
- <충고를 가장한 '지적 폭력'을 멈춰라> 중, 127쪽


어찌되었든 나는 엄마다. 배 속에서 작은 생명이 꼬물거릴 때부터, 아이가 태어나 첫 울음을 떠뜨리고, 성장을 하고, 삶의 여정을 하는 동안 함께 기쁨을 나누기도 하고 또, 수많은 좌절과 실패의 경험을 옆에서 지켜보고, 말없이 안아주기도 ,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 세워주기도 해야 할 엄마다.

저절로 좋은 엄마, 강한 엄마가 되는 법은 없다. 어떻게 무엇이든 그 공부는 혹독하게 치르게 된다. 매일 매일의 일상이 아이들에게 미안과 후회와 감사인 나는 매일 그 공부를 하는 중이다. 아주 더디게 말이다.
이 책이 나의 공부에 가속을 붙게 할 참고서 중 한 권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저자가 잠시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책의 마지막에 그녀의 큰 딸의 편지는 그녀의 엄마로서의 인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사실 이 편지로 그녀의 충고가, 조언이 유익함이 검증 됐다고 해도 무방하다.)

"천 번을 미안해도 나는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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