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시
바바라 오코너 지음, 이은선 옮김 / 놀 / 201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매일 11시 11분에 시계를 보고 소원을 비는 5학년 나이의 소녀 찰리. 그녀는 매일 소원 빌기를 거르지 않을 정도이다. 그녀가 그렇게 간절히 소원을 비는 이유는 무엇이고 그 소원의 내용은 무엇일까?

<위시>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바바라 오코너의 8년만의 신작 소설이다. 정식 출간 전 가제본의 형태로 이렇게 먼저 읽게 되어 참으로 기뻤다.

전작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가족 붕괴의 상황에서 열한 살 소녀의 엉뚱하고 유쾌발랄한 집구하기 프로젝트를 통해 가족과 인생의 소중함을 발견하게 된다는 가족소설이자 성장소설이었다.
이번 <위시> 역시 그 맥락이 비슷하다 하겠다.

주인공 소녀 찰리는 "쌈닭"이라 부르는 아빠는 교도소에 있고 , 엄마는 우울증에 걸려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침대에 누워 천장만 바라보고 지내며, 하나뿐인 언니는 다른 친구네 가정에 보내져 생활하고 있으며, 찰리 역시 사회복지사에 의해 시골의 이모네 집으로 보내어져 생활하고 있다. 전작과 유사하게 찰리 역시 가족 붕괴의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이모네 집에서 지내는 찰리는 혼자 버려진 듯한 느낌으로 쓸쓸하고 외롭게 지낸다. 학교에서도 욱한 성질에 싸움질을 하려 들고, 자신에게 따스하게 대하는 이모네 부부에게도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듯 하다.
그러나 빨강 머리의 다리를 절뚝 저는 소년 하워드가 찰리에게 다가오고 찰리의 따스한 가정과 어울리게 되고, 또 자신과 비슷한 처지라 생각되는 들개 '위시본'을 기르게 됨으로써 찰리는 마음의 안정을 조금씩 얻게 된다.

찰리는 매일 이루어 질지 기약없는 소원을 빈다. 그녀가 무슨 소원을 비는지는 알듯도 하다. 아마도 가족이 함께 모여 다른 보통의 가정처럼 그렇게 화목하게 사는 것이 소원일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그 소원은 결국 이루어지지 못한다. 아니 어쩜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을 성장 소설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소녀에게는 참으로 혹독한 성장통이겠다. 가족의 해체라니...
어린 소녀가 할 수 있는 것이란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는 것일 것이다. 화목한 가정의 친구들을 보며 부러워 하는 찰리의 모습이, 또 자신의 부모에 대한 실망과 원망의 말을 종종 내뱉기도 하지만 또 그리워 하기도 하는 소녀의 그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고 짠했다.
또 그런 소녀를 따스히 대하는 친구와 그 가족, 그리고 무엇보다 이모네 가족의 모습에서 진정한 가족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 마음이 따스해지기도 했다. 이런 면에서 가족소설이라는 명칭이 어울리는 소설이기도 하다.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를 작가 특유의 유머와 재치와 발랄함으로 이번 작품 역시 유쾌하게 풀어냈으며 그래서 가볍고 산뜻하게 읽어 낼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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