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후테후장에 어서 오세요
이누이 루카 지음, 김은모 옮김 / 콤마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테후테후장' 이라는 오래되고 낡은 목조 건물이 있다. 1호실부터 6호실까지 6개의 방이 있고 각 호실에는 두 개의 방과 부엌이 갖춰져 있다. 화장실, 욕실, 현관은 공동 사용이다. 보증금, 관리비도 없고 첫 달 방세는 받지 않고, 매달 내는 방세마저 파격적으로 저렴하다. 겉모양새에 비해 내부는 깨끗하고 관리가 잘 되어있다.
'테후테후장'에 덜컥 임대 계약을 하고 하룻밤을 보내고 나면 뒷날 깜짝 놀랄 일이 생긴다. 그것은 바로.... 각 호실에는 각각 다른 유령이 산다는 것. 생각만해도 소름이 돋는 일이다.
6명의 세입자와 함께 살아가는 각각 다른 여섯의 유령.

이 '테후테후장' 에는 각자 다른 나름의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찾아 와서 거주하게 된다.

자신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불신으로 늘 위축되어 있는 소심한 프리터, 사랑에는 숙맥인 모태 솔로 마트 계약직 사원, 사기 전과범이라는 이력에 세상으로 뛰어들기 힘든 남자, 파일럿이 되고픈 꿈을 지녔으나 갑작스러운 병으로 미래가 불확실한 학생, 사고로 죽은 오빠의 사고지 인근이라 일정기간 테후테후장에 머무르게 된 여자와 소심하고 자신감없는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들이다.

각각의 세입자들은 자신이 현재 처한 상황에 나름의 어려움이 있다.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다기 보다는 회피하려 하거나 외면하려한다. 이런 그들에게 그들의 각각의 룸메이트 유령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룸메이트 인간들에게 따스한 손길을 내민다. 또는 질책으로 바른 길로 이끌기도 한다.


살다보면 나역시 내 마음같지 않게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있다. 아니 빈번하다. 그럴때 누군가 "다 괜찮다", "지금의 니 모습 그대로가 좋아. 너를 믿어라." 라는 따스한 말 한마디를 건네준다면 다시 일어날 용기가 생긴다. 때로는 따끔한 조언으로 흐려진 내 눈을 밝힐 수 있는 누군가가 있었음 싶을 때도 있다.

아마도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러할지도 모르겠다. 보장되지 않은 미래, 그리고 거기서 오는 불안감.
그들이 좌절할 때마다 '테루테후장' 과 같은 월세방이 있다면 그들의 축처진 어깨를 끌어 올려 줄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이미 이 책은 NHK BS프리미엄 주말 드라마 [나비장에 어서 오세요]로 일본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방영되어 큰 호평을 받았다고 하니 그 작품성과 흥미 역시 보장되었다고 하겠다.

기대보다 더 좋았던, 따스함이 있는 힐링 소설 <테후테후장에 어서 오세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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