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19 - 5부 4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9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토지 19권, 5부 4권이다.

•성환할매네(석이네)
•영광과 양현의 사랑
•오가타와 아들 쇼지의 여행
•우가네의 횡포의 끝
•일본의 전쟁 준비의 황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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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이는 만주에서 독립 운동을 하고 그 생사도 모르고 살던 석이네, 즉 성환 할매가 석이가 무사히 살아 있음을 안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동안 석이가 떠나고 그 처가 아이들을 버리고 간 후 두 손주를 키우며 살던 성환 할매는 큰 딸네 까지 와서 함께 살게 되었으나 큰 딸의 구박과 멸시에 눈치까지 보며 살아 왔다.
서희의 도움으로 손주들은 모두 대학까지 다니며 잘 자라 주었고, 아이들만 바라보며 살아 오던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아이들 엄마가 딸인 남희를 데리고 가버린다. 그 분함에 어쩔줄 모르던 성환할매... 그러나 남희는 돌아 오지 않겠다고 한다.
그러다 어느 날 처참한 몰골로 만신창이가 되어 나타난 남희... 아버지 같이 의지했던 연학은 남희를 데리고 병원을 갔으나 남희가 성병에 걸렸음을 알게 된다. 연학은 주변에 비밀로 하고 자신만 알고 있은 채 남희의 성병을 치료하게 한다.
그리고... 대학을 잘 다니고 있던 성환 마저 학도병으로 끌려 나가게 되고 그 충격에 성환 할매는 눈이 멀고 만다.

참으로 가슴 떨리고 슬픈 일이다. 성환할매에게 닥치는 불행은 이다지도 끝이 없는지... 혹, 다시 만나게 될 아들 석이를 보게 되면 성환 할매의 그 삶을 어떻게 다 설명할 수 있을지... 참 먹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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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윤국과 양현의 결혼 얘기는 이루어 지지 않았다.
윤국은 학도병으로 갔다.
윤국을 오빠로서만 보아 왔던 양현은 남자로 받아 들일 수 없었고 또, 영광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끼며 사랑을 느끼게 되었다.

환국은 친구인 영광에게 양현에게서 물러 날 것을 말하고, 영광은 양현을 사랑하지만 둘은 이루어질 수 없음을 스스로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둘만의 짧은 여행을 끝으로 영광은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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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타는 종종 조찬하의 집을 방문해 아들 쇼지가 커가는 모습을 보곤 한다. 구김살 없이 밝게 찬하 부부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잘 자라온 쇼지.
어느 날 오가타가 찬하의 집을 방문 했을 때 쇼지에게 함께 만주 여행을 가자고 제안한 찬하. 들 뜬 쇼지와 더불어 오가타의 마음도 설렌다. 이렇게 아들과 여행을 하게 된 오가타.
만주에서도 오가타와 쇼지 둘만의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워준다.

쇼지 자신의 진짜 아버지가 일본인이고 진짜 어머니가 조선인임을 모른 채 넓은 만주 벌판을 보며 대화를 나누는 오가타와 쇼지 부자.


" 일본은 이 넓은 대륙을 정복하지 않았습니까."
" 이 땅의 사람들은, 그러나 결코 정복되지 않았다."
" 어째서요? 일본의 지배 밑에 있는데도."
" 일본인은 다만 왔다가 가는 사람이야. 이땅의 임자는 이땅에 뿌리내리고 사는 사람들, 이땅에서 태어난 민족이지." - P208


일제 치하에 있음에도 이 땅에서 태어난 그들이 온갖 고통을 당함에도 이땅을 지키고 있었기에 우리는 끝내 일본에 완전히 정복당하지 않고 광복을 맞이 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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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리에서 실력을 행사하고 있던 우가네 아들 우개동.
그 횡포는 말로 다할 수 없었다. 우개동의 동생이 지원병으로 나선 덕에 면서기가 된 개동은 평사리의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자신들은 서희로부터 어떠한 도움도 받고 살지 않기에 그 앞에서도 당당하게 횡포를 부린다.
개동은 자기에게 밉보인 사람들을 징용에 보내고 뇌물받고서는 면하게 해주고, 친일 행각이 악독하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그러다 참다 못한 서희는 힘을 써 결국 우개동은 면 서기 직에서 파면 당하고 만다. 이제 대학생도 너나 없이 학도병으로 끌려가는 판에 지원병 동생의 위세는 아무 것도 아니게 되었기 때문이다.

참으로 속시원 했던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나중에 일본이 패망하여 자국으로 돌아갈 때에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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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전쟁 준비로 물자는 진작부터 부족 사태가 났었고, 이제 일본 본토는 물론 조선에서도 인력 역시 무자비로 뽑혀 나가고 있다.


" 이게 어디 사는거니? 딸애들은 모두 정신대로 공장에 나가야 하구, 주부는 주부대로 방위대에 편입이 되어서 죽창훈련까지 받으니. 그러니까 우치지니하는 준비를 하라는 얘기 아니겠어? 관공서 학교 회사는 말할 것도 없고 남자는 모조리 군대 아니면 징용이야. 이 전시라는 비상조치에서 빠져나갈 사람은 대일본제국에는 단 한사람도 없어"

" 조선인들 징용에 비하면 일본인들 징용은 천국입니다. 조선인 노동자는 사람도 짐승도 아닌 기계지요. 일본은 언젠가 벌 받을 것입니다. 도시락 싸들고 공장으로 일하러 나가는 젊은 여자들, 그들이 불만에 차서 못 견디겠다, 못 견디겠다 하고 있을때 전선에서는 마구 무차별로 끌고 온 조선 처녀들이 하루에도 수십 명, 심할때는 오십명 이상의 군인 놈들을 받아내고 있었습니다."

- P152, 153


도대체 이 같은 전쟁을 왜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어떤 명분으로도 납득 되지 않을 이 전쟁, 이 상황들...
이제 곧 광복이 가까워 오기에, 일본 그들의 마지막 발악이리라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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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단 한 권만 남겨 놓고 있다. 곧 광복인데도 이야기는 그 끝이 도무지 나지 않을 듯 보인다.
이 땅을 지켜 온, 그러나 끝내 광복을 보지 못하고 간 많은 사람들, 그리고 징병으로, 정신대로 끌려간 많은 이들, 그리고 살아 남아 광복을 보게 될 많은 사람들... 그들의 한을 어찌 다 풀어 낼 수 있을까.
끝나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

이제 한 권이다. 그들과 함께 살아 온 몇 개월의 이야기가 이제 곧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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