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살된 큰 아이는 요즘들어 혼자 잠자리에 드는 걸 꺼려한다. 6살 무렵부터 잠자리 독립이 이루어져 혼자 자기 방에서 잠자리에 들었는데 말이다. 잠자리에 들 때면 어둠 속에서 무서운 환영같은 게 보이는 듯 하다고 겁을 낸다. 나 역시 어릴 때 그 무렵에 그랬던 것 같다. 화장실을 갈 때도 잠자리에 들 때도 옷걸이에 걸린 옷들이 귀신으로 보이고, 힘겹게 잠이 들면 무서운 꿈을 꿔서 밤새 꿈 속에서 귀신에 쫓겨 내달리기를 반복했었다. 시간이 지나 지금 돌이켜보면 다 크려고 그랬던거구나 했다.<짐스 라이언>의 주인공 짐은 내가 어릴적 그랬듯 밤마다 무서운 꿈을 꾼다. 물론 상황은 크게 다르다. 짐은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 중이다. 매일 우울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며 자신의 병의 또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짐. 수술을 통해 건강을 회복할 방법이 있음에도 수술 중 잠들면, 무서운 꿈속에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까 봐 겁이 난다.어느날 아프리카 출신의 병원의 간호사 바미 선생님이 짐에게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하나 해준다.꿈 속에서 길잡이를 찾아내면 짐이 무서운 꿈을 꾸더라도 꿈 속에서 어떤 곳을 헤매더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짐은 다시 꿈 속을 걷게 되고 커다란 사자 한 마리를 만나게 된다. 늘 꿈 속에서 공포의 대상이었던 사자에게 자신의 길잡이인지 확인해 보는 짐. 결국 스스로 길잡이를 찾게 된 짐은 다음 날 의사선생님에게 수술을 하겠다고 이야기한다. 수술대에 오른 짐은 너무나 무서운 악몽을 꾸지만 길잡이 사자의 도움을 받아 꿈에서 무사히 돌아온다.짐은 길잡이가 있었기에 악몽에서 헤쳐나온다. 그것은 병과 같이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헤쳐나올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주는 것이다.사람들에게는 각자의 길잡이가 다 다를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어떤 사람일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어떤 말이 될 수도 있고 , 또 누군가에게는 예전의 어느 기억일 수도 있다.아이러니하게도 힘든 그 속의 상황을 들여다 보면 그 안에 길잡이가 있어 나를 고통의 수렁에서 빠져 나오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짐에게 매일 꾸는 악몽 속의 무서웠던 사자가 결국 짐의 길잡이였듯이 말이다.사실 이 책은 그 속에 담긴 내용과 메시지도 훌륭했지만 책의 삽화가 아주 인상깊었다.짐이 느끼는 악몽의 공포가 그대로 고스란히 전달되는 그림들, 그래서 처음 책을 펼쳐들었을 땐 아이들이 함께 읽기엔 너무 무서워 거부감이 들진 않을까 성급한 느낌도 들었다. 그러나 책의 내용의 흐름과 살펴보았을 땐 짐이 길잡이와 함께 공포를 극복해내고 용기와 희망을 갖게 되는 과정에 어울리게 환상적이면서도 또 아름답게 느껴졌다.내 아이가, 또 세상의 아이들이 가깝게는 악몽에 시달릴 때 더 나아가 세상을 살면서 힘든 일을 겪어 절망을 느끼게 되었을 때 그 속에서, 자신의 마음 속의 슬픔과 고통을 잘 들여다보면 잘 헤쳐나올 수 있게 도울 희망의 길잡이가 있음을 알고 용기를 낼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