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1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2011년 8월, 하치오지 교외에서 부부 참살 사건. 
범인 '야마가미 가즈야'가 피해자의 피로 쓴 '분노'라는 글씨만 남아 있고 범인은 도주 중이다. 

소설의 이야기는 그로부터 1년 후이다. 범인 야마가미는 성형을 하며 계속 도피 중인 것으로 밝혀졌고 지명수배가 내려진 상태나 아직 큰 성과는 없다.

여기에 세 쌍(?)의 남과 여, 혹은 남과 남들의 이야기가 각각 전개되고 과연 이 세 명 중 과연 누가 범인일 것가?

지바 어촌에서 일하는 요헤이와 아이코 부녀 앞에 나타난 청년 다시로. 
딸 아이코는 가출이력과 성매매업소 경력이 있으며, 다시로는 타지에서 온 과거가 밝혀지지 않은 말없는 청년이다. 이 둘이 가까워지고 딸의 행복해하는 모습에 왠지 불안한 요헤이는 다시로를 못미더워한다. 

도쿄 광고회사에 근무하는 유마는 동성애자로  게이 사우나에서 우연히 만난 나오토를 집으로 데려와 동거하게 된다. 어머님의 임종도 함께 할 정도로 가까워진 둘이지만  어느날 나오토가 일주일째 행방이 묘연해 진 후, 유마는 살인사건 지명 수배 보도를 접하면서 마음 속으로 그를 의심하게 되는데...


엄마와 오키나와의 외딴섬으로 도망치듯 이사해 민박 일을 도우며 사는 이즈미는 섬 앞 무인도에서 배낭객이라며 홀로 기거하는 행색이 초라하고 이상한 남자 다나카를 우연히 만나게 된다. 어느 날 또래의 남자 친구 다쓰야와 다른 도시로 놀러 갔던 이즈미는 미군에게 강간당할 뻔한 일을 겪게 되고...  
무인도에서 만난 다나카는 다쓰야의 민박집에 기거하며 민박일을 돕게 되는데...


세 명의 남성들은 모두 과거가 분명하지 않아 의심이 가는 인물들이다. 이들이 모두 동일 인물인지 조차도 의심이 간다.
소설 속 세쌍(?)의 이야기는 모두 인물들에 대한 의심이 되는 상황에서  '살인사건 지명 수배' 라는 것이 등장하는 인물들 사이에 마음의 갈등을 일으킨다.

단순히 범인을 찾고, 범행동기가 어떤 것인지 알아내는 이야기가 아니다.
등장 인물들은 믿겠다는 약속을 져버리고 경찰에 신고하거나 끝까지 상대방에게 추궁하는 등
소설은, 이러한 의혹의 상황에서 그들이 서로를 끝까지 믿어 낼 것인가의 문제로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내가 타인을 믿는 것이 곧 내가 나 자신을 믿을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는 것을 말한다.

작가는 실제있었던  '이치하시 다쓰야 사건(영국인 여강사를 살해한 후, 수차례 성형을 거듭하며 2년 7개월 동안 도피 행각을 벌인 일본판 페이스오프 사건)' 을 염두해두고 소설을 썼다고 한다. 
그리고 이 소설에는 노동 빈곤층, 성적 소수자, 오키나와 주둔 미군, 불법 금융 폐해 등과 같은 현대적인 문제들도 스토리 속에 살짝 엿볼 수 있다.

이 소설의 결말이 약하다고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는 소설이 추리소설의 형식만을 띄고 있을 뿐 그 안의 본질적 문제들을 다루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고 보여진다.

타인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타인과의 소통과 인간에 대한 신뢰, 사랑하는 이에 대한 무조건적 신뢰를  말하는 
속도감 있게 재미있게 읽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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