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수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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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얼굴 표지가 인상적이다. 종종 자신의 책 표지에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이 책의 작가 '아멜리 노통브'다.
한 손에 쏙 잡히는 적당한 두께의 작은 책이라 휴가길 책친구로 딱이다 싶었는데 정말 시원한 휴가를 보내는데 한 몫한 '아멜리 노통브'의 <푸른 수염>.

이 작품은 '샤를 페로'의 잔혹동화 <푸른 수염>을 재해석한 것이다.

17세기 작가 '샤를 페로'에 의해 쓰여진 잔혹 동화 <푸른 수염>은
푸른 수염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영주가 젊은 여성들과 계속해서 결혼을 하고 그 여성들의 생사가 비밀에 싸여있다. 푸른 수염과 살기 위해서는 절대 들어가지 말아야 할 '금기의 방'은 열어보지 말아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 푸른 수염이 여행을 간 사이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그 방에 들어간 새아내는 예전 아내들의 시체들을 발견하고, 푸른 수염은 비밀을 알아차린 새부인을 죽이려고 하지만 부인은 친정식구들의 도움으로 푸른 수염으로부터 벗어나오게 된다는 이야기다.


다시 아멜리 노통브의 <푸른 수염>으로 돌아오면

25세의 젊고 아름다운 사튀르닌은 벨기에 출신으로 파리에서 미술학교 보조 교사로 일하고 있다. 친구의 집에 얹혀 살다가 파리 한복판에 위치한 호화 저택 방의 아주 좋은 조건의 월세 광고를 보게 된다.

저택의 주인은 '돈 엘레미리오 니발 이 밀카르' .
황금과 중세 사상에 사로잡힌 에스파냐 귀족으로, 자신의 에스파냐 혈통에 엄청난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 그는 파리 중심가의 화려한 저택에 살고 있으나 20년째 바깥 출입을 하지 않고 저택에서만 지내고 있다.

한편 이미 그의 저택에 세 들었던 8명의 여자는 실종 상태이고, 아홉 번째 세입자로 사튀르닌이 들어 가게 된다.

돈 엘레미리오는 사튀르닌에게 저택을 구경시켜 주며 당부한다. "이 방에는 들어가지 마시오. 단, 문은 잠겨 있지 않소. 신뢰의 문제니까. "

처음에는 관심없는 듯 했던 사튀르닌은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매일 돈 엘레미리오와의 식사를 함께하며그에게 빠져들게 된다.

결국 사튀르닌은 이전 세입자 여성들의 실종이 돈 엘레미리오와 무관하며 그는 결백하다고 믿고 싶어, 어느날 새벽에 돈 엘레미리오의 침실로 식칼을 들고 들어 가게 된다. 그의 결백을 확인하기 위해...

이제 사튀르닌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


이 작품은 잔혹 동화 <푸른 수염>을 재해석한 작품이라는 걸 알고 읽었기에 소설 속 등장 인물부터 매치하게 된다.
동화의 '푸른 수염' 영주는 '돈 엘레미리오 니발 이 밀카르' 로, 푸른 수염의 젊은 아내는 '사튀르닌'으로 부활한 셈이다.
그들의 특이한 감각들도 흥미롭다.
색채 스펙트럼에 집착하는 돈 엘레미리오.
돈 엘레미리오가 직접 만들어 선물한, 황금빛 치마 안감의 우아한 노란빛을 보고 그를 믿게 되는 사튀르닌.

그리고 동화와 거의 같을 결말로의 예상을 하고 읽었기에 특별할 것도 없을 듯 했다.
그런데... 어쩜 이리 흥미진지할 수 가 있을까. 아마도 작품의 특유한 문장 때문인 것 같다.
돈 엘레미리오와 사튀르닌이 주고 받는 대화는 그야말로 '톡톡' 튄다. 서로가 어떤 인물인지 탐색을 하는 듯하며 약간은 냉소적이면서 그 안에는 있는 듯 없는 듯한 위트와 유머까지 겸하고 있다. 어체가 조금은 중세적이라는 느낌도 받아 읽기에 따분할 것 같지만 등장인물들의 주고 받는 대사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소설의 서사의 흐름에 어느새 나 역시 함께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깜짝 놀랄 결말까지 재미있다.
짧은 듯한 문장들이지만 그 의미를 몇번 읽어 생각해보는 것도 있다.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설로
에밀리 노통브의 작품의 매력을 느끼게 해 준,
그래서 또 다른 작품도 찾아 읽고 싶어진
에밀리 노통브의 <푸른 수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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