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황금방울새 - 전2권
도나 타트 지음, 허진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이를 잃는 슬픔을 어디다 비할까. 그리고 그 아픔은 어떻게 치유될 수 있단 말인가. 

이 소설 <황금방울새>의 주인공 소년 "시오"는 어느날 어머니와 학교 회의에 참석차 가는 중 잠깐 들르게 된 미술관에서 끔찍한 폭발사고를 겪게 된다. 

폭발이 있은 후 어머니를 찾던 시오는 관람 중에 본듯한 한 죽어가는 할아버지로부터 반지 하나를 건네받고 그것을 '호비'라는 사람에게 가져다줄 것을 부탁받는다. 그와 함께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던 '황금방울새' 그림 역시 가지고 나갈 것을 지시 받은 시오는 얼떨결에 가방에 그림을 넣어 어머니는 찾지 못한 채 사고 현장에서 나오게 된다. 

결국 미술관 폭발사고에서 어머니를 잃게 된 시오는 어릴적 이미 아버지는 그와 어머니를 버리고 떠났기에 평소 친분이 있었던 부유한 친구 집에 맡겨지게 된다.

각종 보도에선 사라진 명화 '황금방울새'를 찾는 이야기가 나오고 소실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림을 돌려줄 기회를 놓친 시오는 이제 그림을 내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한편, 시오는 미술관 폭발 사고 당시 만난 죽어 가던 한 할아버지의 부탁을 떠올리고 그 부탁을 실행에 옮기게 된다.
그리하여 만나게 된 호비 아저씨와 피파. 이제 그들은 시오에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진 사람들이 되게 된다. 호비 아저씨는 골동품 가구를 수리하고 복원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고 있었고, 소녀 피파 역시 미술관 폭발 사고 당시 미술관 관람을 왔다가 함께 온 외삼촌을 잃은 아픔을 지닌 소녀이다. 당시의 사고로 몸 또한 많이 망가져 재활 훈련을 받고 있던 그녀 역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제 어릴적 집을 떠난 아빠의 등장으로 아빠와 함께 떠나 살게 된 시오... 그 곳에서 '보리스'를 만나 친구가 되고 , 둘은 마약을 하며 방탕하게 유년시절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도박에 중독된 아버지의 뜻하지 않은 죽음으로 다시 혼자가 된 시오는 다시 호비 아저씨를 찾아가게 되고...

그 후 몇 년의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시오는 골동품 가구를 수리해 판매하는 일을 하며 그와 관련한 불법적 일을 하게 되고 여전히 마약에 의존하는 등 평탄치 않은 삶을 살아간다.

그러다 다시 재회하게 된 보리스로부터 자신이 잘 보관하고 있다고 생각한  '황금방울새' 그림이 사실은 사라졌음을 알게 되는데...

'황금방울새'를 찾기 위한 시오와 보리스의 여정은 어찌 될 것이며 그의 삶을 어떻게 될것인지...


화제의 퓰리처상 수상작 <황금방울새>는 폭발 사고로 사망한 17세기 화가 카렐 파브리티우스의 실제 그림 ‘황금방울새’를 소재로 한 작품이라고 한다. 

사실 책을 읽어보면 책 재목이기도 한 '황금방울새'에 관한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다루어지지는 않는다. 


"업타운 창고 회사에 숨겨둔 비밀 때문에 내가 더 나은 사람, 더 현명한 사람, 더 고귀하고 소중하고 살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다니,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그림으로 인해 덜 유한하고 덜 평범한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림은 그 증거이자 버팀목이었다. 그림은 내가 살아가는 수단이자 전부였다."   - 2편 186쪽
 

큰 사고에서 함께 있던 어머니를 잃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어린 소년에게  삶의 의미는 ,가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그가 차마 돌려주지 못한 그 그림은 그에게는 자신의 가치가 조금은 특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할 수 있었을런지도 모른다.  또 그 그림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그림을 보면 '홰에 묶인 방울새'는 존엄하지만 약한 인간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고통이 전해진다. 사슬에 묶인 방울새와 노란 벽에 비치는 햇볕은 방울새의 외로움을 더 증가시키고 슬퍼보이게 한다. 짧은 사슬에 묶여 날지도 못하면서 살아가야하는 운명의 새. 그럼에도 절망하지 않고 그 자리를 꾸준히 지키는 새.

그 새는 시오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그와 다른  '보리스'와 친하게 되고 함께 하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보리스의 수많은 눈에 띄는 결점에도 불구하고 내가 처음 만난 순간부터 보리스를 좋아하고 함께 있으면 행복했던 이유는 보리스가 절대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을 그토록 열정적으로 경멸하면서도 어린 시절 보리스가 '지구별'이라고 부르던 것에 그토록 별나고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서 세상을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은 자주 만날수 있는 게 아니다. " -2권 P445


보리스와 마약에 빠져 자신의 고통을 ,비극을 이겨내려고 ,견디어 내려고 하는 시오의 모습에서 읽는 내내 씁쓸함이 느껴졌다. 

또, 그와 함께 보여주는 뉴욕이라는 메트로폴리탄의 적나라한 모습이라든가, 사회 밑바닥의 이민자들의 삶, 예술 암시장 등에 관한 묘사들은 쓸쓸하고 힘든 인간 현실들을 흥미롭게 보여주었다 하겠다.


그리고
이루어지지 못한 시오와 피파와의 사랑(?)...
너무나 닮은 두 사람이었다. 둘 다 어린 나이에 치유하기 힘든 같은 고통을 안게 되었고, 그래서 더욱 서로에게 의존하게 되고, 또 허약하다 못해 자살 충동까지 느끼게 되는 두 사람이다. 그래서 서로에게 위태로운 두 사람인 것이다. 그래도 시오에겐 모르핀 사탕같은, 피파는 숭고함의 대상이기도 했다.


<황금방울새>는 비극을 맞이한 소년의 성장담을 통해 인간의 나약함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사실 생각보다 쉽게 읽히질 않았다. 아마도 작가의 문체 때문이었지 않을까 싶다. 너무나도 세세한 묘사들때문에 눈에 걸리는 것들이 많아 가속이 쉽게 붙지 않아 완독하는 데에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린 것 같다.

그럼에도 2권 후반부에 이르렀을 때 그 철학적이기도 한 내용들이 인상적이었다. 퓰리처상 수상작의 숨은 내공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작가는 시오를 통해 말한다.

"삶은- 그것이 무엇이든 - 짧다고 말이다. 운명은 잔인하지만 제멋대로는 아니라고. 자연(즉, 죽음)이 항상 이기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그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굽실거려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항상 기쁘지만은 않다고 할지라도, 어쨌든 삶에 몰두하는 것. 눈과 마음을 열고서 세상을, 이 개똥밭을 똑바로 헤쳐나가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
- 2권  p 480


조금 버겁기도 했지만 상실과 운명에 관해 생각해보게 하는 훌륭한 작품이었음을 말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