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화포스터 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나에게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란 책은?

'tv책을 보다'라는 프로그램에서 먼저 보아버린 탓에 읽기를 미루어둔 책이다. 그 사이 블로그 이웃님들께서 많이들 읽으시고 서평을 올리신 탓에 더더욱 뒤로 미루어진 책이었다. 그간 준비한 시험 하나 치루고선 책 읽고 싶은 욕구를 꾹꾹 누른 보상으로 냉큼 집어든 책이다.

스트레스를 날리며 재미있게 쭉쭉 읽어가야겠다 했는데 왠걸~~~ 첫 장부터 예상 밖이다. tv프로그램을 보면서 '이 작가 줄리언 반스는 똑똑하구나,천재적이다 '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책을 읽기 전 생각이었고 , 책의 내용은 반전,막장 드라마틱해서 그래도 가독성이 훨씬 압도적일 것이라 예상했는데 내 경우엔 틀렸다.

책의 내용은 이렇다.

책의 시작은 1960년대, 고등학교에서 만난 네 소년의주인공 토니 웹스터와 그의 친구들 앨릭스, 콜린, 그리고 총명하며 지적인 전학생 에이드리언 핀의 이야기이다. 세 소년은 전학생 에어드리언을 선망하고, 학교의 교사들 역시 에이드리언의 탁월한 지적 능력과 독특한 시각에 그를 아낀다.
토니는 브리스틀 대학에, 에이드리언은 장학생으로 케임브리지에 진학하고, 베로니카라는 여자친구와 사귀게 된 토니는 그녀의 집을 방문했다가 자신을 그리 친근히 대하지 않는 여자친구 가족들에게서 위축된다. 그리고 베로니카의 어머니로부터 “그녀에게 너무 많은 걸 내주지 마”라는 묘한 암시 섞인 충고를 듣는다.
후에 토니와 베로니카는 헤어지고 어느 날 토니는 베로니카와 사귀게 되었다는 에이드리언의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 토니는 두 사람의 관계를 받아 들인다는 짧은 편지를 보내고 그 일을 잊고 있었다. 그 뒤 미국으로 여행을 다녀온 토니는 친구로부터 에이드리언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게 된다.

40년의 세월이 흘러 이제 육십대가 된 토니 앞으로 베로니카의 어머니인 사라 포드 부인의 유언장이 도착한다. 그에게 오백 파운드의 돈과 함께 에이드리언의 일기장을 유품으로 남긴 것이다. 그러나 에이드리언의 일기는 베로니카가 가지고 있고, 그녀는 그것을 토니에게 내주려 하지 않는다.
토니는 에어드리언의 일기장을 돌려 받기 위해 베로니카를 만나러 나선다. 그리고 그는 40여 년 전에 그가 보냈던 또다른 편지 한 통과, 그것이 불러온 비극을 알게 된다.


"기억은 우리를 배반하고, 착각은 생을 행복으로 이끈다…"

"결국 기억하게 되는 것은, 실제로 본 것과 언제나
똑같지는 않은 법이다." - p.11


첫 장부터 글들이 자꾸 눈에 걸리고 밟힌다. 그동안 읽은 글들과 달리 철학적이며 풍자적인 문체라서 그런듯 하다. 그래서 조금은 지루한 듯 흘러가는 주인공과 그 친구들의 유년기의 이야기는 그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난후 주인공 토니가 여자 친구를 사귀면서부터 조금 흥미진지해진다. 그리고 2부에 들어 서면서 부터 가속이 붙기 시작한다.

이 책의 주인공 토니는 정말이지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다. 책의 앞부분에 그가 얘기하는 사실과 그의 느낌을 그대로 따라 가고 이해하고 받아 들이다보면 후반부에 그의 기억이란 당시 본인의 마음에 불쾌한 인상 하나 때문에, 혹은 의심 한 점으로 주변인들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와 내용을 읽는 이에게 전달하였음을 알게 된다. 도대체 그의 기억의 어디까지가 신뢰의 대상이 될런지 헤갈린다. 그래서 결국은 이 책을 다 읽고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한번 더 읽게 된다는 말들이 나오나보다. 결국은 다시 돌아가 읽었을 때 작품 행간에 숨겨진 뜻을 다시 객관적인 시점으로 읽고 이해하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 될것이다.

소설의 내용 중 젊은 시절 에이드리언과 토니가 교사가 주고 받은 철학적 질문과 답들은 이 소설의 주제와 바탕이 됨을 알 수 있다.

역사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교사의 질문에 에이드리언이 라그랑주를 인용해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라고 대답하는 부분에 이 소설의 모티브가 있는 것 같다. 그 왜곡된 기억이 잔혹한 운명을 낳은 이야기가 바로 이소설의 내용이니까.

또, 주인공 토니는 젊은 시절 교사의 질문에
역사는 ‘승자들의 거짓말’이라고 답하나, 노년에 이르면 ‘역사는 살아남은 자, 대부분 승자도 패자도 아닌 이들의 회고에 가깝다’고 말한다.

이 소설의 매력은 반전에 이르는 결말과 정교한 짜임의 구성, 그리고 세련되고 지적이며 철학적이면서 풍자적인 문체에 있다.
나의 경우 그 문체가 정말 인상적이었으며, 그 문장 하나하나에 철학적 사고 거리들이 담겨져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읽은 시간동안
결국 우리를 배반한 기억과 착각이 이끄는 삶이 라는 것에 불편한 마음이 들긴 하지만 ,
마치 이 반전의 결말 하나를 위해 달려온 듯한 이 소설의 매력에 짧고 강하게 취할 수 있는 몰입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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