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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보이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주인공 제스는 이제 막 열다섯 살이 된 소녀이다. 그러나 그녀가 사랑하는 할아버지가 어느날 심장발작으로 쓰러진 뒤 불안한 마음이 내내 든다. 가까스로 기력을 되찾은 할아버지는 여행을 떠나자고 재촉하게 되고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와 열다섯 살 손녀의 이별여행은 시작된다.
여행지는 할아버지가 유년시절을 보냈던 곳.
할아버지는 아직 다 끝내지 못한 자신의 그림 '리버 보이' 를 완성하기 위해 때때로 붓을 드나 그의 건강과 체력은 쉽게 도와주질 않는다.
한편 제스는 그 곳에서 한 신비로운 소년을 마주치게 되는데...
이 작품은 제스 라는 15세의 소녀가 할아버지의 죽음을 맞닥드리게 되면서 그 과정에서의 삶과 죽음을 받아 들이는 자세와 그 과정을 감동적으로 보여 준다.
그 과정에서 제스의 할아버지의 미완성 그림의 '리버 보이'가 누구일까 라는 궁금증도 일고 또 읽으며 마음속으로 추적해 가게 하는 점이 책을 흥미롭게 읽게 한다.
표지의 그림에서와 같이 빛나는 푸른 강물 빛과 그 물속에서 수영하는 제스의 모습, 그리고 정체모를 소년에 대한 묘사 등 그 풍경이 서정적이고 아름답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난 후에도 한 편의 아름다운 그림을 깊이 감상하고 나온 듯한 느낌이 든다.
이 책의 주된 테마는 아마도 '강'이다.
사람의 생과 죽음을 '강'을 통해 나타내고 있다.
"사람의 일생을 보는 것 같지?"
"강은 여기에서 태어나서, 자신에게 주어진 거리만큼 흘러가지.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곧게 때로는 구불구불 돌아서, 때로는 조용하게 때로는 격렬하게. 바다에 닿을 때까지 계속해서 흐르는 거야. "
"강물은 알고 있어. 흘러가는 도중에 무슨 일이 생기든, 어떤 것을 만나든 간에 결국엔 아름다운 바다에 닿을 것임을. 알고 있니? 결말은 늘 아름답다는 것만 기억하면 돼."
"하지만 죽음은 아름답지 않아."
"아름답지 않은 건 죽음이 아니라 죽어가는 과정이겠지."
"삶이 항상 아름다운 것은 아냐. 강은 바다로 가는 중에 많은 일을 겪어. 돌부리에 채이고 강한 햇살을 만나 도중에 잠깐 마르기도 하고. 하지만 스스로 멈추는 법은 없어. 어쨌든 계속 흘러가는거야. 그래야만 하니까. 그리고 바다에 도달하면,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날 준비를 하지. 그들에겐 끝이 시작이야."
P.192 -193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죽음은 10대 소녀에게는 큰 상처와 아픔이 될 첫 이별이며, 또 살아가며 무수히 겪게 될 이별과 고통의 과정의 하나가 될 것이다. 그러나 또 반드시 통과해야 할 과정일 것이다. 그런 소녀에게 '강'으로 상징되는 인간의 삶은 , 또 그것의 죽음은 끊임없이 흘러야하는 강물처럼 그렇게 받아들이고 그렇게 흘러보내야 할 것인지도 모른다.
이 과정에서 10대인 제스의 정신적 성장의 모습이 맑고 순수하게, 또 심리 묘사가 세심하고 잔잔히 잘 되어 있어 이 작품이 해리포터를 제치고 만장일치로 카네기 메달을 수상하게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작품은 성장소설, 청소년 소설로 흔히 분류되어지고 있으나 청소년 뿐 아니라 일반 성인에게도 충분히 감동적이지 않을까 한다.
극을 확 몰아가는 스펙터클한 몰입감은 없지만 조용히 잔잔하게 가슴에 물결을 일으키는 힘이 있는 아름다운 작품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