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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애 2 - 사도세자가 사랑한 단 하나의 여인
이재익.구현 지음 / 문학사상사 / 2014년 4월
평점 :
" 세자께서 인원왕후전 친방내인 빙애를 데려오셨다. 세자가 가까이한 내인들은 많지만 다들 함부로 여기시면서 빙애에게는 그리 대수롭게 구시더라. 궁 안에 빙애의 방까지 꾸몄는데 아니 갖춘 세간이 없더라."
"세자의 광증이 심해져 한번 화가 나면 사람을 죽이고서야 화가 풀리시었다. 정월 아침 화병이 나신 세자께서 그토록 총애하던 빙애마저 그릇되게 만드시었다. 제 자녀로 은전군과 천근현주를 놓고 떠나니 빙애의 인생도 가련하도다."
- <한중록> 중에서
조선 역사상 가장 비극적 최후를 맞이한 인물이라 할 수 있는 사도세자의 이야기는 유명하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소설도 많다. 그러나 그의 뒤에 가려져 있던 "사도세자가 사랑한 단 하나의 여인" 빙애의 이야기는 처음 접해본다. 물론 그것이 픽션을 가미한 것일지라도.
집안의 몰락으로 열 두 살 나이에 기녀가 될 위기에 처한 빙애를 평양 명망가 도령 시훈이 구하게 되고 이후 시훈의 집에서 딸처럼 자라게 된다. 오누이 처럼 자라던 시훈과 빙애는 시간이 흘러 결국 서로 연모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고, 운명을 거스려던 순간 시훈의 가문의 몰락을 겪게 되고 시훈과 빙애는 서로의 생사도 모른채 헤어져 각자의 삶을 살게 된다. 복수의 마음을 품고 궁으로 들어간 빙애는 세자 선을 만나게 되고...
파란만장한 궁녀의 삶을 선택한 빙애와 큰 뜻을 품고 조선의 앞날을 열어가고자 하는 사도세자 선, 그리고 마음속 영원한 정인을 잊지못하고 다른 운명이 이끄는 삶을 살고 있는 시훈...
그들의 이야기가 역사속 실존 인물에 가상의 이야기가 덧입혀져 로맨스까지 첨가된 흥미진지한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사도세자와 빙애는 실존인물이나 그 외 시훈, 구선, 도규, 휘, 적만, 항아 등은 모두 가상의 인물이다.
빙애는 후대에 경빈景嬪 박씨朴氏로 추봉되었으며 출생 연도조차 불분명한, 흔한 궁인에 불과했다. 본래 사도세자의 할머니 격인 인원왕후의 침방나인이었고 당시 왕실 법도에 따르면 윗사람의 나인을 건드리는 일은 윗사람의 물건을 취하는 것과 마찬가지였으므로 엄격히 금지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사도세자는 기어이 빙애를 취하고 만다. 이후 사도세자는 다른 어떤 나인이나 후궁보다도 빙애만을 총애하여 사이에 1남 1녀를 두었다.
이 소설 속 등장 인물들은 각자 슬픈 사연을 안고 가혹한 운명 속에서 서로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형성한다. 그리하여 읽는 이에게 긴박감과 몰입을 선사한다.
그들은 역사 속에서 힘없는 한 개인으로 이리 저리 흽쓸려 그것이 이끄는 굴곡진 운명을 꿋꿋이 살아가는 인물들이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또, 이 소설의 주인공 빙애는 기존 소설이나 드라마 속의 다른 궁중 여인과는 사뭇 다르게 시기 , 질투와 중상모략 증을 통한 권력에의 지향 보다는 파란만장한 궁중 생활을 자신의 숙명으로 받아 들이며 기꺼이 참고 인내하며 견딘다.
이미 그녀가 열 두 살에 기생이 될 뻔한 운명이 있었듯그녀의 삶은 원치 않았던 방향으로 흘러가고 그 때마다
많은 것을 잃고 버려야 했었다. 그 순간들에 빙애는 지금의 현대의 우리들과 같이 고뇌하고 번민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공감과 위로를 얻을 수 있었고, 또 그러한 삶을 끝까지 살아 내는 모습에서 감동과 작은 교훈도 얻을 수 있다.
그동안 드라마와 소설에서 주로 묘사된 사도세자 이선의 모습은 기행과 살인을 일삼는 광인이었다.
그러나 수많은 사료에 의하면, 이선은 본래 성군 자질의 세자였으나 당시 권력의 희생양이 되었다. 그런 그의 모습이 이 소설 속에서 성군으로, 더불어 그의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간적 모습 또한 비쳐진다.
양반가 도령이었으나 가문의 몰락으로 꿈을 접게 되고사랑하는 여인 마저 잃고 산적 패의 두목이 되어 틀어진 운명의 삶을 사는, 모든 것을 잃은 남자 시훈.
사실 이 소설은 빙애를 두고 사도세자 이선과 시훈의 로맨스의 이야기가 긴장감을 불러온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또 읽은 후에 기대했던 것 보다
스토리의 긴박함과 박진감 , 어느 정도의 사건 흐름의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아 조금은 아쉬웠다. 물론 두 권의 책이 순식간에 읽히긴 했으나 내용면의 짜임새의 치밀함이 좀 아쉬웠다.
이 소설의 경우 일반적인 역사소설을 읽은 후 실제 일어 났을법한 긴가민가의 느낌보다는 허구가 주된 것이구나를 금방 알 수 있기에 더욱 아쉽다는 느낌이 든 것도 같다.
블로그 이웃님의 말씀대로 휴가철에 가볍게 흥미롭게 읽기 좋은 책이었고 금방 손쉽게 빠져들어 훅~ 읽어낼 수 있는 역사로맨스 소설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