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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만을 보았다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지음, 이선민 옮김 / 문학테라피 / 2015년 3월
평점 :
책을 읽기전에 알게 된 책에 대한 엄청난 수식어들, 화려한 명성... 정말이지 책을 읽은 후 엄청난 감동을 받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무게감을 지니게 하는 책이었다.
* 프랑스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 《르파리지엥》 선정 2014년 최고의 책
*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공쿠르상 최종 후보작
* 프랑스 푸제르 공쿠르상 수상
* 2015년 프랑스 서점상 최종 후보
* 《에델바이스》 독자가 선정한 2014년 최고의 소설
* 프랑스 고등학생이 뽑은 공쿠르상 최종 후보작
* 영국,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등 9개국으로 판권 수출
"한 사람의 목숨의 가치는 대개 3만에서 4만 유로 사이를 오간다. 나는 그 가치를 매기는 일을 했다." - p. 8
"그렇다면 우리 인생의 가치는 얼마일까?"
- p. 9
소설의 주인공 앙투완의 직업은 손해사정사이다. 다른 사람의 목숨에 대해 가치를 매기는 일을 해온 셈이다. 그는 자신의 인생의 가치는 얼마쯤 되는지 따져본다. 책의 중간 중간 장이 바뀌며 나오는 소제목들은 "돈의 금액"들이다. 아마도 자신이 한, 하고 있는 행위들에 대한 가치를 매긴 것일 것이다.
이 소설은 3부작 형태인데
1부는 주인공 앙투안이 아들 레옹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자신의 딸을 총으로 쏘기까지 일상을 돈의 금액으로 값어치를 매기며 전개된다.
2부에서는 앙투완이 정신과 상담을 받는 과정과 멕시코로 추방되어 그것에서의 새롭게 시작된 삶의 이야기를,
3부에서는 주인공의 딸 조세핀이 얘기하는 형식으로
친아빠에게 총을 맞고 큰 충격과 상처를 안게 된 조세핀의 증오, 고통을 보여주고 그것을 이겨내고 회복을 향한 희망적 이야기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책을 읽는 내내 그 내용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삶이 이토록 비참하고 침울할 수 있는 것인지...
주인공 앙투완은 소설 내내 자신은 '비겁한 사람'임을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으며 그것은 그의 부모로부터 특히 그의 아버지로부터 나왔음을, 물려받았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의 평탄치않은 가정환경의 탓으로 그는 내내 불행하다 느끼며 인생을 살아오고
자신이 이룬 가정 또한 아내의 외도로 산산조각이 날 지경이 되어 결국은 자신의 두 아이와 셋이서 가장 행복한 날을 보낸 날 밤에 딸 조세핀을 먼저 총으로 쏘게 된다.
자신의 삶이 고통이었기에 자신의 자녀들에게 그 고통을 느끼지 않게 해주기 위한 것이었다는 앙투완의 그 광기가 정말이지 무서우면서도 슬펐다. 그는 결국 그가 그토록 닮고 싶어하지 않았던 그의 아버지를 제대로 닮아버린 '비겁한 인간'이 되버린 것이다.
소설의 전반부를 읽는 내내 답답하고 침울한 느낌이 지배적이었으며, 또 너무나 평범치 않은 가족의 이야기인지라 그들의 행위와 그 내면들이 와닿지 않았던 것도 있었다.
그러나 이 소설의 후반부로 갈수록 그 진가가 드러나는 것 같다. 소설의 마무리 부분에서는 '한방 제대로 먹었다' 싶은 느낌이었다.
먹먹한 감동과 여운을 남기게 한 작가의 구성력과 세세한 감정이 드러나보이는 등장인물들의 말과 행동이 묘사된 부분들은 이 책에 호평을 하게 한 이유인것 같다.
평범치않은 가족의 사건에서 결코 화해와 회복이 힘들 것 같았음에도 결국은 희망적인 한발을 대딛은 딸 조세핀의 모습에서 삶의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니까 인생이란 결국 힘겹더라도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것." -p.295
나는, 우리는 우리의 인생에 어떤 가치를 매기고 살아가고 있는지... 여운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