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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를 사랑한 여자
최복심 지음 / 문이당 / 2015년 1월
평점 :
" 어느날 나에게 셰익스피어가 왔다. 나는 셰익스피어가 유럽에서 날 불렀고, 꿈에 나타나 계시를 전했고, 현실에서 나타났다고 믿었다. 그날 이후 나는 줄곧 셰익스피어와의 유희에 빠져 있었다." - p. 21
이 책은 셰익스피어에 빠진 여자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나는 베로나의 줄리엣의 집으로 여행을 다녀온 후 꿈에서 셰익스피어를 만나게 된다.
그에게서 두 권의 책을 받고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 꿈을 꾼 후 일상에서도 주인공 나는 내내 셰익스피어가 말한 그 대가가 무엇일까 생각한다.
이 책에는 우연히 꿈에 나타난 셰익스피어에게 빠진 한 여자의 직장에서의 일과 그녀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주된 줄거리이면서 그 중간 중간 셰익스피어의 희비극 14작품과 소네트2개 작품에 관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출판사에서 편집일을 하는 주인공은 자신이 맡은 일인 <영어입문사전>을 펴내고 마침내 자신의 책 <셰익스피어 인 드림> 을 펴낸다.
꿈속 셰익스피어가 건넨 그 두 권의 책과 댓가라는 것이 주인공이 펴낸 두 권의 책과 그 과정에 온 그녀의 운명적 사랑인걸까.
이 책은 팩트와 픽션의 조합으로 되어있다.
책의 작가는 실제 베로나의 줄리엣의 집의 여행후 셰익스피어를 꿈에서 만나고, 직장을 그만둔 후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의 몰입을 거쳐 이 소설을 펴낸 것이다.
그녀의 셰익스피어에 대한 사랑과 그 몰입은 이 책을 읽는 내내 느낄 수가 있다.
이 소설 속 주인공의 성격과 그 면모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속 여성들의 주체적이며 자유분방함을 닮아있어, 직장내 부조리에 맞서 자신의 명예를 끝까지 지키기도 하고, 운명적 사랑을 쫓기도 한다.
작가는 그녀가 이해한 셰익스피어의 세계를, 그의 작품을 통한 인생과 사랑의 의미를 얘기하려 한 것 같다.
책의 제목에서 오는 호기심처럼 그 소재는 참신하고 문체는 새로웠다.
책의 초반100페이지 가까이 읽을 때 까진 그 문체의 낯설음에 조금의 거부감이 일기도 했으나, (사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심취한 작가가 그의 글들을 흉내내어 글을 쓴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중반부를 넘어 후반으로 갈 때는 스토리의 진행과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훑는 재미에 빠져 순식간에 읽어 낸 것 같다.
다만 아쉽다면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대한 이해와 소설속 스토리와의 연결이 좀더 매끄럽고 깊이가 있었으면 했다는 점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관한 이야기의 언급이 소설 속 주인공과 주변인물과의 대화를 통해, 그것도 그들이 작품해설을 하는 듯한, 잠시 소설스럽지 않은 대목이랄까, 그런 느낌이 강했다.
아무래도 16작품을 언급하다보니 깊이는 약했지만 이 책이 소설이라는 장르라는 것을 감안하며 그 또한 충분하다라는 생각도 든다.
" 보르헤스의 말마따나 셰익스피어는 모든 이인 동시에 아무도 아니다. 그래서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한 보르헤스의 <세익스피어의 기억>이란 작품을 찾아 읽었다. 그건 셰익스피어에게 중독된 남자가 아무리 벗어나려고 발버둥 쳐도 계속 셰익스피어 중독자로 남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나 역시 조만간 셰익스피어의 기억에 중독될 것 같은 예감에 휩싸인다. " - p. 94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셰익스피어의 기억의 중독자로 그의 작품을 만나는 행복에 잠시 빠질 수 있었다.
아마도 이후 셰익스피어 그의 작품을 더 찾아 읽기를 시도해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