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신사의 비밀 - 칼과 거울에 깃든 246만 명의 영혼, 그 비밀을 밝혀라! 역사 탐정 클럽 H 1
김대호 지음, 정은규 그림 / 아카넷주니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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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부끄럽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내가 알고 있는 역사에 대한 범위가 이렇게 좁다니, 그래도 정규 교육과정을 밟고 대학 과정까지 나온 30대 중반을 넘어선 기성세대인 나인데 아들 보기가 부끄러울 지경이다.
tv에서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보도와 비난 여론들을 간간히 접하면서도 그 내막은, 그 의미는 무엇인지 잠깐의 생각조차 하지 않고 넘기곤 했다. 정확하게 야스쿠니 신사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도 알지 못했다고 실토한다.

이 책은 초등 고학년에서 부터 청소년들이 읽기 좋은 책이다. 5명의 어린 역사 탐정가들이 ' 역사 탐정 클럽H'를 만들어 야스쿠니 신사의 비밀을 파헤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역사 탐정 클럽H'에게 주어진 과제는
"어떻게 해야 야스쿠니 신사의 한국인들의 평화를 얻을 수 있을까?" 이다.

일본 왕실의 조상이나 국가에 공을 세운 사람들, 그리고 전쟁에 나갔다가 죽은 사람들을 기념하는 장소인 야스쿠니 신사가 문제시 되는 것은 제 2차 세계 대전후 전쟁에 책임이 있었던 일본의 군인과 정치인들을 신사에 신으로 모셨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곳에 약 2만 1천 명 정도의 한국인이 함께 합사되어 있고,심지어는 아직 생존해있는 분의 이름도 합사되어있다는것! 이를 나중에 알게 된 한국 가족들이 일본 정부와 야스쿠니 신사를 상대로 소송을 했으나 일본 정부의 '정치와 종교를 분리한다는 원칙'에 따라 소송에 패했다고 한다.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전쟁 범죄자들을 신으로 모시는 일이나 원치않은 합사에 생존해있는 사람까지 합사했다니~ 상식의 선에서도 이해되지 않는 일이라 생각했다.

신사에 합사되어 있는 한국인들중엔 가미카제 특공대였던 '탁경현' (그에대한 이야기로 영화 '호타루'가 만들어졌다,KBS <역사스페셜>에서도 다루어졌음.) 과 만17세의 최연소 가미카제 특공대원 박동훈(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 다룸.) 에 관한 이야기는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전쟁에 철저히 이용당하고, 해방후 그의 가족들은 매국노 집안으로 손가락질받고..
이들은 '친일'로도 '희생양'으로 보이는 두개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일본이 야스쿠니 신사에 전쟁에 동원된 모든 희생자들을 제멋대로 합사한 것은 강제로 끌려간 사람이나 그들을 끌고 간 A급 전범이나 모두 똑같이 취급해버림으로서 피해자의 아픔과 가해자의 폭력이라는 두개를 동일시하여 지워버리는 그런 의미일 것이다.

야스쿠니 신사 본전 옆에는 일본의 침략 전쟁을 선전하기 위한 전쟁 박물관인 '유슈칸' 이 위치해 있다. 야스쿠니의 가치관을 가장 잘보여주는 곳이 유슈칸이라 할수 있다. 전쟁에서 사망한 일본군의 유서와 유품, 각종 무기들이 전시되어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곳은 참배객들의 장소이기도 하지만 유족들의 슬픔을 위로하기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그런데 유족들은 그들의 '살아있는 신' 인 일왕에게서 제사를 받는다 생각하면 자식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고 위로를 얻게되고 그 의미를 가지기 위해 자식들이 참여한 전쟁의 가치를 높게 생각하는 ' 감정의 연금술'이라는 마법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야스쿠니에 합사된 한국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그들의 억울함을 푸는 것일까? 그들은 전쟁의 희생양으로 야스쿠니 신사나 전쟁 박물관 같은 곳에서 제사를 받고 싶어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자신들과 같은 억울한 죽음이 생기지 않는 것, 전쟁 때문에 아직까지 눈물 흘리는 곳의 눈물을 닦아주고, 미래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 , 그것이 아닐까.

책의 마지막에 H클럽은 안국동 사거리 '소녀상'이 있는 그곳에 '수요집회'에 참여한다. 22년간 해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이다. 가해자들은 양심의 가책도 없이 당당하게 행동하고 오히려 피해자들이 부끄러움을 안고 살아왔던 아픈 이야기이다.
뜯겨진 머리카락, 꼬옥 쥔 두 손, 맨발로 일본 대사관을 말없이 바라고 있는 소녀상..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늘 바라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역사를 쉽고 바르게 알려주기 위한 소설로서 흥미를 가졌고, 그리고 나중에는 일본의 명분없는 침략전쟁과 그 전쟁에 이용당한 한국인들에 대해 분노하고 슬퍼했다. 이 책에는 단순히 야스쿠니 신사의 문제 뿐 아니라 일제 강점기에 희생된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아픈 역사를 잊지않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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