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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세트 - 전5권 (부록: 신화깊이읽기 포함)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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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화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유사하게 인간과 유사한 수많은 신들이 존재한다. 절대신이 아닌 인격신의 세상이다. 하지만 일본신화를 구성하는 정전은 고사기와 일본서기 2개에 불과하다. 비록 2권의 책이지만 이 책들 에서조차 일본 신화의 모습은 조금씩 다르다. 반면에 그리스 로마 신화는 그 신들의 수 만큼이나 많은 텍스트로 수 천년을 이어져 왔으며 그 만큼 다양한 버젼이 존재한다. 근대에 들어 토마스 불핀치가 이 텍스트 들을 하나로 묶고 버릴 것은 버리면서 현재까지 전해져 오는 그리스 로마 신화 라는 체계를 만들었다이후 나온 모든 그리스 로마 신화는 토마스 불핀치 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윤기 선생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토마스 불핀치가 만든 체계를 무비판적 으로 답습하지 않고 수많은 원전 텍스트들을 직접 연구해서 새로 묶어 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사뭇 남다르다. 이윤기 선생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토마스 불핀치가 읽기 좋게 적당히 취사 선택한 신화의 줄기를 주제 별로, 의미 별로 묶어서 펴내었다. 중요하고 의미 있는 에피소드는 여러 책들을 인용하여 그 신화의 면면을 우리에게 상세히 보여주고 있다


신화가 우리에게 가지는 의의는 옛날 사람들이 어떻게 세계를 바로 보았는가에 대한 세계관에 머물지 않고 지극히 인간적인 신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감정, 모순, 삶의 아이러니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것에 있다. 이는 우리의 상상력을 충족시켜 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삶과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력을 높여 준다. 수천 년 간 얼마나 많은 작품들이 신화에 영향을 받았는지, 또한 중세에 인간 중심의 인본주의를 주창한 르네상스가 왜 그리스 로마 신화에 시선을 돌렸는지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이윤기 선생의 부고로 인해 본의 아니게 5권에서 종결된 이 시리즈는 수천년을 넘어 현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책 머리말에 썼듯이 우리는 탁월한 이야기꾼인 그가 제시한 길을 따라가면 된다. 그 길을 따라 우리의 인생과 삶을 같이 고뇌하는 인간적인 신들의 모습을 접하면서무엇을 보고 어떤 것을 취할 것인가는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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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옥에서 풍경놀이를 즐긴다 - 창으로 만들어내는 한옥의 미학 이상의 도서관 29
임석재 글.사진 / 한길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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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나치게 사변적이다. 건축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고, 따라서 모든 건축물에는 의도와 의미가 숨어져 있다. 더군다나 우리의 사회와 환경에 맞게 수천년을 이어져 내려온 한옥이라면 그 건축에 실려 있는 의미와 의도가 얇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의도와 의미를 분석하고자 한 책이며 한옥을 통해 풍경놀이를 한다는 책의 전체적인 얼개도 한옥을 생각해 봤을 때 잘 집어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옥의 맛이 단지 풍경에만 있지 않을 것인데 저자는 여기에 너무 치중했다. 저자는 자경, 차경, 장경 등 풍경작용을 설명하는 여러 용어를 만들어 서술하고 이후 이것을 묶어 몽타쥬, 바로크, 포스트 모더니즘에까지 이야기를 전개한다. 저자는 350페이지가 넘는 이 책에 단순히 풍경 작용에 대한 설명 만으로 가득 채워 놓았다. 그래서 이 책은 그래서 뭔가 부족해 보이고 뒤로 갈수록 이야기의 힘이 떨어진다.  

전체적인 인상은 한옥의 은은한 맛과 걸맞지 않게 저자의 생각을 너무 지나치게 강요하는 듯한 느낌이다. 차라리 간략한 논문 하나로 정리해서 내었다면 차라리 낫지 않았을까 싶다. 굳이 책으로 내야 했다면 책의 내용을 요약해 하나의 챕터로 정리하고 한옥의 나머지 특성과 의미를 다른 챕터에 실었다면 하는 생각에 여러모로 아쉬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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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여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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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여자는 기욤 드 뮈소의 최근작이다. 책은 그의 전작처럼 여전히 쉽게 읽힌다. 특유의 강한 중독성도 여전하다. 기욤 뮈소는 작품 대부분에서 죽음과 사랑의 코드를 허구의 형태로 현실과 결부시킨다. 죽음과 사랑은 인간의 가장 강렬한 감정이다. 그의 책의 재미는 이 강렬한 감정을 재료로 허구와 현실을 얼마나 끈끈하게 결합시키는가에 따라 좌우된다. 그는 여기에 무척 뛰어난 재능을 보인다. 그렇기에 단기간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으리라.
 

이번 작 또한 이런 그의 기본 소설 구조가 그대로 나타난다. 단, 이번 작에서는 직접적으로 죽음의 형태를 취하지 않았다. 책의 제목 그대로 종이로 만들어진 여자를 설정해 피할 수 없는 소멸의 형태를 취했다. 전체적인 이야기 구성은 체계적이거나 짜임새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짧게 짧게 이야기를 쳐나간다. 그래서 이야기는 쉽게 전개되고 또한 전달된다. 논리적인 결합이나 인과적인 고리는 그의 책에서는 사치다. 흡사 이야기가 결론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결론에 이야기가 짜 맞추어져 가는 느낌이다.
 

이것이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기욤 뮈소가 중간에 어떠한 장치를 해 놓더라도 그의 결론은 한가지다. 그리고 독자는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탁월한 이야기 솜씨에 고민 없이 몸을 맡기고 편하게 이 책을 볼 수 있다. 한적한 휴양지에서, 혹은 주말 오후 한가할 때, 간단한 간식과 함께하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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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전집 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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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잔차키스가 대가라고 불리우는 이유는 인생과 삶의 선택을 그의 책에 담기 때문이다. 이 책 또한 마찬가지이다. 카잔차키스는 젊었을 때 크레타 섬에서 탄광을 운영한 바 있다. 이 책은 그가 탄광에서 만난 조르바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카잔차키스는 조르바와 '나'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인간과 자유, 그리고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환기시킨다.  


그의 책에서는 조르바와 '나'가 주인공이지만 많은 인물들이 개성을 가지고 살아 있다. 카잔차키스는 특별한 설명 없이도 이 등장인물들에게 놀라울 정도로 생생한 역할과 감성을 부여한다. 그래서 등장인물과 조르바, 그리고 '나'가 서로 부대끼는 소설 속의 모습은 일반적인 소설의 단편적인 모습이 아닌, 복합적인, 여러 사람이 같이 살아가는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모두가 행복한 것이 아닌, 여러 갈등과 삶, 죽음, 웃음, 슬픔이 버무려 있다.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 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이다. 책에서 그가 말하고 싶어했던 이야기는 이 묘비명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주인공인 '나'는 문자를 통해 인생을 알려는, 스스로에 구속되어 있는 인물이다. 반면에 조르바는 배운 바 없지만 가슴과 행동으로 삶을 이해하며 자유롭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나'는 조르바를 통해 스스로 얽매여 있는 굴레를 깨고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자유란 인간에게 무엇인가를 깨닫게 된다. 인간의 구원은 신에 의해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라 자유 인간에 의해 이루어 진다. 


카잔차키스는 자신에게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부처, 니체, 조르바를 꼽고 있다. 부처와 니체의 모습도 책에 나오지만 조르바의 모습이 가장 크게 나타난다. 이 책을 통해 생생히 살아 숨쉬는 조르바를 보며, 카잔차키스의 파란만장한 삶의 역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는 그의 삶. 그것이 그를 단지 단순한 소설가가 아닌 거장의 반열에 세워주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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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 생각의 역사 2 - 20세기 지성사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피터 왓슨 지음, 이광일 옮김 / 들녘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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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역사 1권 리뷰 : http://blog.naver.com/ksh387/20118189001 

생각의 역사 2권은 1권보다 읽기가 쉽지는 않다. 2권의 경우 근대와 현대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선사시대부터 근대 이전까지 수십만년의 역사를 다뤄온 1권보다 이야기의 무대는 좁을지언정 폭은 방대하고 내용은 자세하고 정교하기 때문이다. 책의 전체적인 구성은 현대 사회를 만들어 온 사상, 예술, 과학, 사회 등 제반 분야를 시간 순으로 서술하고 있다. 챕터 제목에 직접 나타나지는 않지만 이 책의 챕터는 예술, 과학, 철학 정도의 카테고리로 구분될 수 있다. 여기에는 음악. 미술, 회화, 유전학, 생물학, 화학, 심리학, 물리학, 정신분석학, 인류문화학, 철학, 정치학, 경제학 등 거의 모든 학문 및 예술 분야를 망라하고 있으며 학문을 대표하는 학자들의 사상과 저서에 지문을 대폭 할애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다 보면 이해가 잘 안되고, 읽기가 힘든 챕터가 있는 반면에 국수 면발 넘어가듯 술술 잘 읽히는 챕터가 있다. 이를 통해 내가 어느 쪽에 관심이 많은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내가 관심이 많아 그 쪽 분야에 배경 지식 등 아는 바가 있으면 쉽게 읽히기 때문이다. 책은 방대한 분야를 다루는 만큼 상세하게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는 않지만 핵심 이론 및 사상은 부담없이 접할 수 있다. 책에는 근대와 현대를 통해 쌓아온 성과 뿐만 아니라 최신 연구 성과까지 소개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우리의 지식을 구성하는 이론들이 어땋게 발달했는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1960년대까지만 해도 지금은 상식이 된 대륙이동설은 정설이 아니었다. 65년 미국 엘타닌호가 지각이 해령을 중심으로 정확히 좌우대칭이라는 사실을 발견한 이후 비로소 정설이 되고 이로 인해 다양한 인접 학문들, 지질학, 고고학 등이 다시 연구가 되어 지금의 이론 체계를 구성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를 구성하는 많은 지식과 이론이 어떤 식으로 쌓여져 왔는지에 대해서 훌룡한 지침서가 된다. 또한 이 책은 10년, 20년 뒤에 지금 알고 있는 것이 학문의 발전과 새로운 발견으로 구식 이론이 될 때, 10년, 20년 전 학문의 최전선은 어떠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이정표가 될 것이다. 아울러 이 책을 통해 누가 어떤 주장을 했고, 그 반대 주장을 한 이는 누구이며, 어떤 저서를 통해 그 의견이 발표가 되었는지, 그 쪽 분야의 학문의 이론은 어떤 식으로 발전했는지 파악한 후에 관심 있는 저자의 책을 읽으면, 한 학자의 책만을 통해 그 학문을 접하는 것보다 균형 있고 통찰력 있는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지식을 구하는 모든 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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