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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월
존 란체스터 지음, 서현정 옮김 / 서울문화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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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정치적 분열 증가로 황폐화된 세계.

기후 변화가 이끈 대격변이 일어난 상황. 그리고 THE WALL.

기후 변화로 인한 황폐화된 세상이 웬지 더 두렵게 느껴진다.

곧 다가올 수 있는 미래 같아서... ㅠ.ㅠ

코로나19로 이미 세상의 변화는 시작되었다. 이전의 그 때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나를 더 이끄는 책. THE WALL.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의 상승.

흉터 같은 사악한 선처럼 보이는 THE WALL

너무도 공허하고, 너무도 무자비하고, 너무도 잔인하게.

벽 안의 생존자들과 바다의 무법자들 상대

인생이 두 갈래, 즉 벽 이전과 벽 이후로 나뉘었다.

그리고 나 카바나는 그 벽을 지키는 경계병으로 벽의 추위에 맞선다.

보이지 않는 두려움의 존재인 상대들로부터 벽을 지키는 자 경계병으로 입소한

카바나로부터 시작한다.



추위 : : : 콘크리트 : : : 바람 : : : 하늘 : : : 바다

'벽에는 억양이 없다'는 경계병들 사이의 말처럼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을 떄, 상대를 감시하며 서 있을 때든, 어디에 서 있을 때는 상관없이

사방이 온통 콘크리트바다바람하늘밖에 없다. p175

쳇바퀴처럼 돌아간다. 벽 위에서의 삶은

그리고 죽음의 전주곡과 같은 추위를 이기려 안간힘을 쓰고

어둠과 보이지 않는 두려움에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해나간다.

주먹맛을 봐야 권투가 뭔지 알 수 있고,

공장에서 교대로 근무해 봐야 일과의 끝을 알리는 종소리가 어떤지 알 수 있고,

완전 군장을 하고 온종일 행군해 봐야 그것이 어떤 건지 알 수 있다.

그러니까 12시간 경계 근무를 서 봐야 벽이 어떤 곳인지 알 수 있다는 뜻이다.

p028

벽에서의 일과가 상상이 되는가?

난 원체 추위에 약한지라, 카바나가 몇십겹의 옷을 껴입고 추위를 이기려 산책을 땀이 나지 않도록 살살하며

어둠뿐인 곳에서 무시무시한 파도소리를 이겨내며 벽을 지키는 상황이 너무도 사실적이어서 무섭기까지 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벽이 머릿속에 그려지며

두께부터 색깔 그리고 콘크리트의 질감까지 온갖 상상을 다 했더랬다.

상대는 이들의 적이다.

그들은 방어막을 뚫고 노 젓는 보트와 고무보트 그리고 튜브를 타고 2인 1조나 3인 1조의 형태로 침투해온다.

그렇기에 경계병이 있는 것이고, 언제 침투해올지 모르는 극한 두려움의 존재인 상대로부터

영리하게, 사력을 다해서, 무자비하게, 목숨을 걸고 벽안의 세상을 지키려한다.


상대가 공격왔다.

"12초소 공격당함. 상대의 침공, 레드 코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침공했던 상대는 모두 죽음을 당했다.

그래서 바다로 추방당할 사람은 하나도 없다.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면 경계병들과 관계자들은 바다로 추방을 당하게 된다.)

이번 일로 카바나와 동료들은 포상을 받게 되고, 북쪽인 스코틀랜드로 이동하게 된다.

그곳에서 뜻하지 않은 사건을 맞딱들이면서

카바나와 그의 동료들은 바다로 추방당하게 된다.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 바다.

벽에서의 삶도 평온하진 않았다. 우리가 익숙한 예전것은 이미 익숙한것이 아니다.

과거와 역삭속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버린지 오래다.

바다의 삶은 어떨까?

바다에 몸을 맡긴지 며칠이 안되면 내 몸안에 절망이 손쓸 수 없을 만큼 목전에 와 있을지도 모른다.

바다로 오기 전의 삶이 현실이고,

여기 바다에서의 삶은 꿈이나 환상이다.

여기는 다음 세상, 저승이다.

p245

표류하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해적들에게 약탈당하며

가까스로 연인인 히피와 카바사는 보트를 타고 어디론가 떠내려간다.

다시는 빛과 열기를 못 느낄 줄 알았다.

다시는 따뜻함을 못 느낄 줄 알았다.

외로움에 자신을 녹여버린 은둔자인 그가 문을 열어주기 전까지는...

벽과 대조되는 그곳.

그곳에서 또 다른 삶은 시작된다.

책장을 덮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처음이 어렵지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어느새 잊어버리고 적응한다.

소설속 주인공 카바나도 그랬다.

코로나19로 방콕생활을 답답하게만 느꼈던 일상은 어느새 이전것이 되고

오히려 그 생활에 익숙해진 나를 발견한다.

이렇듯 어떠한 변화든 무디게 적응해버린 내가 이 후의 올 것만 같은 작품에서와 같은 세계에서

주체적인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사람이 아닌,

수동적으로 익숙해져버리는 변화가 없는 사람은 아닐런지...

바다에 몸을 맡기며 끝없는 수평선을 바라보듯 생각은 끝이 없이 이어진다.

카바나와 함께하며 그가 느낀 고민들 그리고 그렇게 된 상황에 대해

이건 이야기일 뿐이야라고 덮어버릴 수만은 없었던 것은

어쩌면 이후의 우리를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은 아닐까

벽은 춥다.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그 시간을 헤쳐나간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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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추 전쟁 독깨비 (책콩 어린이) 66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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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들 주세요로 유명한 앤드류 클레멘츠의 신작이다. 2019년에 나왔지만,

번역으로 인해 1년 늦은 2020년에 단추전쟁이란 제목으로 만나게 되었다.

외국책은 원작의 제목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는데,

그레이스와 앨리가 주인공이긴 하지만, 이야기에서 행크를 뺄 수 없기에

여자아이들도 남자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인데 표지만 보고 남자아이들이 거부감을

갖지는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했다. (곰곰 생각해보니 이건 편견에 가득찬 엄마의 잘못된 생각일 수도 있겠다 싶다. ㅠ.ㅠ)

하지만, 초등 6학년인 우리아들은 그레이스가 과학적 말하는 과학적 근거들의 이론들과

수학적 감각이 발휘되는 부분들을 이야기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했고, 행크의 행동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이 책은 삽화가 없다. 그래서 더 상상하며 읽을 수 있다. ^^

이야기는 그레이스가 보스톤에 계시는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면서 시작된다.

할아버지는 신기한 물건 찾기가 취미인 그레이스를 금광과 같은 버넘 공장으로 안내했고

그곳에서 뜻하지 않게 엄청난 단추 상자들을 발견한다.

그레이스는 웬지 놓쳐선 안될기회같은 알 수 없는 호기심에 단추 상자를 집으로 보내달라고 했고

할아버지는 흔쾌히 보내주겠다 약속했다.

그레이스는 정말 과학적 호기심으로 똘똘 뭉친 솔직하고 매력적인 주인공이다.

이야기는 그레이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데, 그레이스가 하는 생각들과 속마음 그리고 고민들이

진실되고 현실적이어서 100%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학창시절 나의 모습을 보는 착각까지 일기도 했다.


사회시간 미국의 산업혁명을 배우다 그레이스는 할아버지와 오래된 공장에 다녀온 이야기를 했고

사회선생님께서는 그레이스가 가진 물건들을 보고자 했다.

그레이스는 물건의 대부분은 어느 특별한 순간과 연결되어 있기에 비밀처럼 생각했는데,

주저주저 가지고 오겠다 말한다.

단추를 가지고 와서 발표시간에 보여주는 것으로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끝날 수 없었지. 집안에 굴러다니며 별관심을 받지 않던 소소한 물건인 단추가

저마다 소재도 모양도 크기도 색깔도 다른 개성있는 물건이고,

비용이 들지 않으니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충분한 물건이었으니까~

유행의 시작.

그레이스의 단짝인 조금 잘난척쟁이라 말할 수 있는 엘리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각자의 집에서 보여주고 싶은 단추를 가져와 다음날 함께 구경하자고 한다.

자신이 누구보다 빛나야하며,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 아이. 엘리.

그레이스와 엘리의 단추전쟁을 이렇게 시작이 된다.



단추를 누가 더 많이 가지고, 또 원하는 단추를 가지기 위해 교환을 하고

단추로 악세서리를 만들고, 원하는 단추를 가지지 못해 친구와 싸우기도 하고

그 현상을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고민해보고, 단추유행을 멈추기 위해 경제학원리를 적용하여 실험도 해보고

이야기는 단순히 친구와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한 가족의 단추 타임캡슐이라 명명하듯 할머니를 잃은 할아버지가 상실의 아픔을 서서히 극복해나가고

그 안에서 그레이스 또한 성장하며 진실한 친구의 모습에 대해 고민하고 답을 내며 찾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그레이스의 엄마가 말했듯

엄만 네가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게 좋아.

항상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러겠지

p121

그레이스의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며 답을 내는 자세와

무엇보다 담백했던 솔직함이 참 좋았던 책이었다.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한 번쯤 그레이스의 생각들을 따라가며 자신을 비추어 봤음 하는 바람이 생겼다


할아버지가 잠깐 만나 본 바로는 같이 있을 때 항상 편하기만 한 사람은 아닌 것같다.

하지만 부담을 주는 친구도 때로는지킬 가치가 있지.

때로는 그런 친구들에겐 누구보다 진정한 친구가 필요한 법이기도 하고.

무엇이 최선인지는 네가 잘 알리라 믿는다.

p175

 

동전도 양면이 있듯이 삶에도 비극과 희극이 있고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다.

이 비유가 적절한가 싶지만,

엘리와 멀어진 그레이스는 수소와 산소가 만나 물이 된듯한 다정함을 행크에게서 느끼고

자신을 촉매제라 인정해주는 행크와 진정한 친구 관계를 맺게 된다.

우리아들이 멋있다고 말한 행크.

보이는 그대로가 좋은 사람인 행크는 꼬임이 없었고, 상대방을 인정해 줄 줄 알았으며

우정에 관해 생각해보게끔하는 캐릭터였다.

아줌마인 내가 봐도 멋지네~~ ^^;;

그레이스의 오빠까지 캐릭터가 살아있는 이 책은 각자가 가진 특성을 잃지 않으면서

성장하는 이야기였기에 책을 덮으면서 훈훈했음을 말한다.

결말은 구지 말하지 않겠다.

나름 단추전쟁,우정전쟁이기에 결말에 대한 궁금증이 있을꺼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한번쯤은 친구를 만나며 고민할 수 있는 부분을 그레이스가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신을 뒤돌아보며 답을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책을 읽는 아이들도 한 뼘 성장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촉매제가 될 수 있을거란 기대감이 생기는 책이다.

역시 앤드류 클레멘츠 작가는 신선하게 우리를 또 한번 감동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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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야기
미아키 스가루 지음, 이기웅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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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이야기는 거짓이었기에 진짜보다 훨씬 다정한거야.

#2. 다정한 거짓말

#3. 어느것이 실제인가

#4. 결국 인간은 믿고 싶은걸 믿게 되는 것이다.

생각도 못해봤다.

내 기억을 바꾸고, 지우고, 새로운 기억을 심는다는 걸.

누구나 슬픈 추억, 행복했던 기억, 잊고싶은 순간, 그리고 절대 잊고 싶지 않은 그 날들이 있다.

그런데,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누군가는 기억을 사고

그 어떤이는 누군가의 요청에 따라 기억을 디자인해 판다.

그 결과는??

의억.

의자.

의억기공사.

이력서.

그린그린.

레테.

메멘토.

엔젤.

우리가 이제껏 들어보지 못했던 단어들이 등장한다.

처음엔 이게 뭐지?하고 어색함에 사뭇 긴장했으나,

작가의 필력이 이내 내 불편함을 궁금함으로 이야기를 잡게 해주었다.

이 시대와 잘 어울리는 이야기이다.

또 언젠간 정말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의억과 의자등이 현실세계에 자리잡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문득문득 스쳐갔다.

일본의 배경과 일본스런 스토리라고도 생각이 되나,

인터넷의 발달에 따른 부작용인 외로움과 싸우려는 인간의 본능적인 몸부림이

현실적이지 않으나 너무 거부감 없이 현실에 비추어 볼 수 있었다.

아마가이 치히로와 마쓰나기 도카

이들이 펼쳐나가는 다정한 거짓말 속 기억들이 이야기 중심이다.

왜 그 기억들을 심어야 했는지, 의억기공사는 어째서 그러한 스토리를 만들었는지.

그 둘은 어떠한 관계였고, 그린그린과 레테와 메멘토는 어떠한 방향으로 쓰이는지.

상상해보지도 꿈꿔보지도 않았던 미래에 현실이 될것만 같은 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웠다.

내 머릿속에 존재하는 가장 아름다운 기억이 타인이 만든 가공의 이야기라니,

너무 허무하지 않은가.

라고 부정을 해보지만, 어느새 치히로는 그 의역에 의한 꿈을 꾼다.

"기억이란 건 마음먹기에 따라서 너무나 쉽게 왜곡되기 마련이니까.

나노로봇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인간은 일상적으로 자신의 기억울 위조해.

'펠스 에이커스 사건'이라고 들어봤어? p39

"그놈들은 추억을 파고 들지 않아. 추억이 없다는 걸 파고들지." p78

"내가 여섯 살부터 열다섯 살까지의 기억을 지우려고 한 것은 이런 상실감에서 도망치기 위해서였다.

'이랬으면 좋았을 텐데.'와 같은 것이 끼어들 틈도 없이 철저하게 무에 가까워지고 싶었다.

그래서 분기점을 하나도 남김없이 부숴버리고 싶었다. p165

"그녀가 최후의 순간까지 허구의 힘밖에 믿지 않았다는 게 나는 슬펐다.

비눗방울과 같은 연약한 행복을 좇는 데 몰두한 나머지

눈앞의 확실한 행복을 높치고 만 어리석음이 가여웠다." p320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며 내게 살이 되는 기억을 추억이라 부른다.

추억속에는 따뜻함도 차가움도 어둠도 밝음도 있지만,

이 책을 읽은 나는 어쩐지 그 모두가 다 소중하게 느껴졌다.

내가 부르는 추억이 어쩌면 내가 만들어낸 다정함일지라도,

나는 내 자신의 모든것이 좋아졌다.

외로움에 기반을 두고 과거를 성형하는 쾌감을 맛봐왔던 도카와

인공적인 거짓 기억을 부정하며 그 기억속에 살았던 치히로.

그들이 써내려간 너의 이야기가 도카의 나를 위한 이야기었다니...

웬지 아련하기만 하다.

* 본 리뷰는 출판사 경품 이벤트 응모용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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