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 질문하고 생각하는 사람을 위한
제럴딘 매코크런 지음, 김재용 옮김, 장시은 감수, 호메로스 원작 / 윌마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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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 | 제럴딘 매코크런 지음, 김재용 옮김, 장시은 감수

영화에는 관람 등급이라는 게 있다. 그렇다면 소설에도 이런 것이 있을까? 모험 이야기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오뒷세이아》는 오늘날의 어린 독자가 그대로 읽기에는 잔인하거나 폭력적인 선정적인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별것 아닌 장면이었는데, 어릴 때 내가 관람 등급을 지키지 않아서 유난히 무서웠던 기억이 있다. 보호자와 같이 볼 수 있는 영화들 중 독립운동가들의 고문 장면이나 사극에서 쉽게 접했던 효시 장면이 그랬다. 어렸던 나는 그 장면들이 꿈에 나올까 봐 혼자 잠들기 무서웠다.

그런 의미에서 제럴딘 매코크런의 《오디세이》는 환호 받을만한 책이다. 저자는 170편이 넘는 작품을 쓴 아동·청소년 문학 작가로,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를 현대의 어린이들이 읽기 쉽도록 다시 썼다. 원전의 모험과 큰 줄기는 살리면서도 어린 독자가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사건들을 풀어냈다.

《오뒷세이아》를 읽다 보면 신과 괴물, 기이한 사건들이 워낙 강렬해서 정작 오디세우스가 왜 그토록 긴 모험을 이어가고 있는지를 잠시 잊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원전에 없던 대화를 더해 오디세우스가 결국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여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 시켜준다. 수많은 괴물과 신을 거쳐, 또는 신의 도움을 받아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려는 한 사람의 귀향 이야기라는 점이 선명해진다.

최근 영화 《오디세이》를 계기로 다시 그리스·로마 신화와 고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런 시기에 어린이들에게 이 멋진 이야기를 어떻게 재미있게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한 책이라는 점에서 제럴딘 매코크런의 《오디세이》는 의미가 있다. 원전의 매력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아이들이 고전과 친해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어릴 때는 너무 방대해서 제대로 마주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자라면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다. 이 《오디세이》는 아이들에게 그런 첫 만남이 되어주기에 충분하다. 이 책을 통해 오디세우스의 귀향을 먼저 만난 아이들이 언젠가 호메로스의 원전까지 찾아갈 수 있는 충분히 좋은 입문서가 아닐까?

*위 도서는 단단한 맘님의 르온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윌마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단맘 #윌마 #오디세이 #제럴딘매코크런 #르온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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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조각 난 아이는 어떻게 자라는가 - 교육이 답이라는 거짓말
롭 헨더슨 지음, 김은지 옮김 / 푸른숲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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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조각 난 아이는 어떻게 자라는가》 | 롭 헨더슨 지음

이 책에서 저자는 어린 시절의 불우함을 적당히 포장하지 않는다. 친모와 있었던 일, 여러 위탁가정을 거쳐 입양된 과정, 입양 후에도 순탄하지 않았던 삶까지 자신의 과거를 상당히 내밀하게 털어놓는다. 읽다 보면 ‘이런 이야기까지 해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다.

그는 불안정한 청소년기를 거쳐 공군에 입대하고 예일대학교에 진학했으며 박사 학위까지 받는다. 우리말로 ‘개천용’, 책에는 “입양 복권”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불우한 환경을 극복한 무용담이 아니다. 자신과 같은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로 읽었다.

대학에 진학한 뒤 자신이 살아온 세계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을 만나며 계층과 사회적 신념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는 것도 흥미로웠다. 특히 책에서 이야기하는 ‘사치 신념’이라는 개념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관점이라 인상적이었다.

책에는 경찰에 배정되는 예산을 삭감하는 주장에 부유한 계층이 찬성한 사례가 나온다. ‘부유한 사람들이 더 지킬 게 많은 거 아니야?’라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변화의 결과를 저소득층이나 여성, 노인처럼 치안에 더 크게 의존하는 사람들이 짊어졌다는 사실이 씁쓸했다. 어떤 주장이 옳은지를 판단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결과를 누가 감당하는지까지 생각해본 적은 별로 없어서 인상 깊었던 내용이다.

또한 대학에서 만난 이들이 젠더나 폴리아모리, 가정을 이루지 않고 아이를 낳는 일 등에 대해 기존의 결혼 제도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대체로 그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관찰도 재미있었다. 저자의 시선이 무조건 맞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실제로 내 주변을 떠올려보게 됐다. 두 명의 부모 아래에서 자라고 대학을 나와 소위 괜찮은 직업을 가진 친구들은 대부분 결혼을 했고, 딩크인 친구들도 매우 소수다. 책을 읽으며 ‘내 주변은 어떻더라?’ 하고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됐다.

책의 끝에서는 본인만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닮은 친구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어린 롭의 열심을 알아준 복싱장의 조가 “난 네가 뭘 하든 잘할 거라는 감이 와.”라고 말했던 것처럼, 어린 시절의 자신이 들었으면 좋았을 문장들을 이제 어른이 된 롭이 아이들에게 들려준다.

“나는 아이의 삶이 어떨지 알았다. 나와 보낸 시간을 통해 기예르모와 다른 아이들이 언젠가 내 삶을 이해하고 보다 나은 삶을 살기를 바랐다.”

엄마 친구들은 여섯 살인 아들이 다른 아이들보다 말수가 적다며 걱정했고, 아이가 똑똑하지 않을까 봐 책을 더 많이 읽어줘야 하는지 저자에게 물었을 때 이렇게 답했다.

“단어를 가르쳐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두 분이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려 주기 위해 책을 읽어 주세요.”

책의 부제가 “교육이 답이라는 거짓말”이다. ‘교육이 답’이라는 믿음에 의문을 제기하지만, 그렇다고 교육의 가치를 부정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아이를 더 똑똑하게 만드는 일이기 전에, 곁에 있는 어른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일이었다. 교육을 계층의 사다리로만 바라볼 때 놓치기 쉬운 것이 무엇인지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통해 보여준다.

*위 도서는 푸른숲으로부터 제공받아 탐독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푸른숲 #산산조각난아이는어떻게자라는가 #롭헨더슨 #교육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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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산책 - 국경을 넘은 강아지와의 삶, 그리고 인연들
최수향 지음 / 흐름출판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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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산책》 | 최수향 지음

친구 주네비에브가 어느 날 자신이 꾼 꿈 이야기를 한다. “네가 하얀 강아지와 함께 있는 꿈을 꿨어.”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라레에서 저자는 정말 하얀 강아지를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아닌데?’ 싶었던 일이 결국 그 강아지를 향해 걸어가는 운명처럼 이어지는 이야기가 좋았다.

저자는 디디라는 이름에 ‘모래 언덕이 있는 정원’이라는 뜻을 담았다. 그런데 더 인상 깊었던 것은 자신이 디디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주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오히려 “이 강아지가 나에게 이런 존재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솔직한 고백이었다. 나 역시 강아지를 정말 좋아하지만 좋은 보호자가 될 자신이 없어 키울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런 나에게 강아지를 위해 보모까지 두며 자신의 삶을 바꾸어간 저자의 선택은 무척 멋지게 느껴졌다.

디디와 함께 이동하고, 늙어가고, 돌보고, 마침내 이별하는 16년 6개월 동안 저자는 자신의 삶을 스쳐가는 사람들에게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인다. 한 생명을 깊이 사랑하는 마음이 다른 존재를 바라보는 시선으로까지 넓어지는 과정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와도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랑은 감정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결국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감당할 것인가의 문제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얼마나 사랑했는가’보다 ‘사랑한다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오래 남았다.

디디를 떠나보낸 뒤 저자는 자신의 삶에서 95%는 잘 지내고 나머지 5%는 슬픔을 위해 남겨두었다고 말한다. 나 역시 강아지를 떠나보낸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 이야기가 유독 마음에 남았는데 어떤 슬픔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한편에 자리를 잡기도 한다.

《아주 먼 산책》은 단순히 짐바브웨에서 시작해 여러 나라를 거쳐온 디디와 저자의 여정을 뜻하는 제목이 아닌 것 같다. 한 생명을 자신의 삶에 들이고 함께 걸어온 16년 6개월, 그리고 이별 후에도 남겨진 마음, 또 여전히 나아가는 모든 과정을 포함한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사랑이 삶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싶다면 이 책을 건네고 싶다.

*위 도서는 흐름출판으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된 서평입니다.

#흐름출판 #아주먼산책 #최수향 #반려동물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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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교실 - 개정증보판
김규아 지음 / 북스그라운드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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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교실》 | 김규아 지음

담임 선생님은 호랑이고 음악 선생님은 늑대다. 학생들은 모두 사람인데 이 두 선생님은 동물로 나오는 설정이 재미있었다. 특히 늑대인 음악 선생님이 합창을 좋아한다며 하울링을 하고, 이어폰을 꽂을 때는 머리 위에 있는 귀를 피해 끼우고, 밤이면 건물과 건물 사이를 뛰어다니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이런 장면들을 중간중간 만나는 재미가 꽤 쏠쏠했다.

늑대인 음악 선생님이 아이들의 다툼을 중재하기 위해 으르렁거린 적이 있다. 결국 이 짧은 으르렁으로 학부모들의 민원이 들어오고 늑대 선생님은 학교를 떠나게 된다. 그때 늑대 선생님이 했던 “괜찮아, 난 늑대잖아.”라는 말이 이상하게 오래 마음에 남았다. 늑대라는 이유로 받는 타인의 부정적인 시각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조금은 마음이 아팠다. 어쩌면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너는 원래 그런 사람이잖아’라고 말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

정우는 수학처럼 정답이 분명한 것을 좋아하는 아이다. 정박과 클래식처럼 정해진 질서 안에서 살아가던 정우에게 늑대 선생님은 자유로운 재즈를 알려준다. 정해진 박자와 악보에서 벗어나 자신의 감각에 귀 기울인다. 땅만 보며 걸음을 세던 정우가 조금씩 고개를 들고 세상을 마주하는 과정이 참 좋았다. 햇빛과 바람, 기쁨 등을 느끼고 악상으로 표현하는 정우를 보고 있으면 책을 읽을 때 멋진 음악이 깔리는 경험을 한다.

친구들과 자율적으로 독서모임을 진행하고 있어서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읽고 싶은 책들을 읽는다. 이번에 함께 읽은 《밤의 교실》은 친구들도 무척 좋아해줬는데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충분히 감동적이라 추천하고 싶다.

《밤의 교실》은 단순히 시력을 잃어가는 한 아이의 이야기는 아니다. 내가 가진 것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이다. 음악 선생님에게는 음악 선생님만의 방식이 있고, 정우에게는 정우만의 리듬이 있다. 나는 모두가 같은 박자로 살아갈 필요는 없다는 것을 읽었다.

정답이 있는 수학을 좋아하고, 길을 걸을 때 몇 걸음이나 걸리는지 정확히 세던 정우가 재즈를 통해 자유로움을 알게된 것처럼 우리도 때로는 정해진 박자에서 벗어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상실과 두려움을 이야기하면서도 결국 햇빛과 바람, 음악과 기쁨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책. 《밤의 교실》은 그렇게 조금 다른 리듬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다정한 이야기였다.

*위 도서는 북스그라운드로부터 제공받아 독서모임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북스그라운드 #밤의교실 #김규아 #서평단 #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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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비교 도감 - 서로 닮은 식물을 한눈에 비교하며 식물과 친해져요! ㅣ 보고 느끼는 도감
윤주복 지음 / 진선아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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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비교 도감》 | 윤주복 지음

접시꽃을 보고 무궁화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나무까지 보면 다르다는 것을 알았을 텐데, 넓게 펼쳐진 꽃잎을 보고 “오! 무궁화다!”라고 말했던 기억. 꽃꽂이를 배우면서 세상에 이렇게 장미의 종류가 많다니, 닮았는데 다른 꽃이라니, 완전히 다르게 생겼는데 이름이 비슷하다니. 다채로운 세상을 일부 접한 사람으로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진달래와 철쭉을 구분하는 법, 최근 본 드라마의 주인공 이름이 생강이었는데 생강 꽃이 피는 생강나무는 내가 생각하는 기침에 좋은 생강이 아니라 생강 향이 나는 나무라서 생강나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어 재밌었다. 잘 모르는 게 있다면 지레짐작하지 말고 찾아봐야지 한 번 더 다짐하면서.

닮은 모양새를 보면 왼쪽에 있는 식물과 오른쪽에 있는 식물이 무엇이 다른지 찾기 좋은 책이다. 우연히 길에서 만난 식물의 이름을 제대로 불러줄 수 있도록 친절하게 특징을 알려준다. 알고 보면 더 많이 보이고, 자세히 보면 더 많이 다르다. 앞으로 길에서 비슷하게 생긴 꽃을 만난다면, 이번에는 섣불리 이름을 붙이지 않고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될 것 같다.

*위 도서는 진선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된 서평입니다.

#진선출판사 #진선아이 #식물비교도감 #윤주복 #식물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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