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조각 난 아이는 어떻게 자라는가 - 교육이 답이라는 거짓말
롭 헨더슨 지음, 김은지 옮김 / 푸른숲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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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조각 난 아이는 어떻게 자라는가》 | 롭 헨더슨 지음

이 책에서 저자는 어린 시절의 불우함을 적당히 포장하지 않는다. 친모와 있었던 일, 여러 위탁가정을 거쳐 입양된 과정, 입양 후에도 순탄하지 않았던 삶까지 자신의 과거를 상당히 내밀하게 털어놓는다. 읽다 보면 ‘이런 이야기까지 해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다.

그는 불안정한 청소년기를 거쳐 공군에 입대하고 예일대학교에 진학했으며 박사 학위까지 받는다. 우리말로 ‘개천용’, 책에는 “입양 복권”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불우한 환경을 극복한 무용담이 아니다. 자신과 같은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로 읽었다.

대학에 진학한 뒤 자신이 살아온 세계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을 만나며 계층과 사회적 신념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는 것도 흥미로웠다. 특히 책에서 이야기하는 ‘사치 신념’이라는 개념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관점이라 인상적이었다.

책에는 경찰에 배정되는 예산을 삭감하는 주장에 부유한 계층이 찬성한 사례가 나온다. ‘부유한 사람들이 더 지킬 게 많은 거 아니야?’라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변화의 결과를 저소득층이나 여성, 노인처럼 치안에 더 크게 의존하는 사람들이 짊어졌다는 사실이 씁쓸했다. 어떤 주장이 옳은지를 판단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결과를 누가 감당하는지까지 생각해본 적은 별로 없어서 인상 깊었던 내용이다.

또한 대학에서 만난 이들이 젠더나 폴리아모리, 가정을 이루지 않고 아이를 낳는 일 등에 대해 기존의 결혼 제도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대체로 그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관찰도 재미있었다. 저자의 시선이 무조건 맞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실제로 내 주변을 떠올려보게 됐다. 두 명의 부모 아래에서 자라고 대학을 나와 소위 괜찮은 직업을 가진 친구들은 대부분 결혼을 했고, 딩크인 친구들도 매우 소수다. 책을 읽으며 ‘내 주변은 어떻더라?’ 하고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됐다.

책의 끝에서는 본인만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닮은 친구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어린 롭의 열심을 알아준 복싱장의 조가 “난 네가 뭘 하든 잘할 거라는 감이 와.”라고 말했던 것처럼, 어린 시절의 자신이 들었으면 좋았을 문장들을 이제 어른이 된 롭이 아이들에게 들려준다.

“나는 아이의 삶이 어떨지 알았다. 나와 보낸 시간을 통해 기예르모와 다른 아이들이 언젠가 내 삶을 이해하고 보다 나은 삶을 살기를 바랐다.”

엄마 친구들은 여섯 살인 아들이 다른 아이들보다 말수가 적다며 걱정했고, 아이가 똑똑하지 않을까 봐 책을 더 많이 읽어줘야 하는지 저자에게 물었을 때 이렇게 답했다.

“단어를 가르쳐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두 분이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려 주기 위해 책을 읽어 주세요.”

책의 부제가 “교육이 답이라는 거짓말”이다. ‘교육이 답’이라는 믿음에 의문을 제기하지만, 그렇다고 교육의 가치를 부정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아이를 더 똑똑하게 만드는 일이기 전에, 곁에 있는 어른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일이었다. 교육을 계층의 사다리로만 바라볼 때 놓치기 쉬운 것이 무엇인지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통해 보여준다.

*위 도서는 푸른숲으로부터 제공받아 탐독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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