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교실》 | 김규아 지음담임 선생님은 호랑이고 음악 선생님은 늑대다. 학생들은 모두 사람인데 이 두 선생님은 동물로 나오는 설정이 재미있었다. 특히 늑대인 음악 선생님이 합창을 좋아한다며 하울링을 하고, 이어폰을 꽂을 때는 머리 위에 있는 귀를 피해 끼우고, 밤이면 건물과 건물 사이를 뛰어다니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이런 장면들을 중간중간 만나는 재미가 꽤 쏠쏠했다.늑대인 음악 선생님이 아이들의 다툼을 중재하기 위해 으르렁거린 적이 있다. 결국 이 짧은 으르렁으로 학부모들의 민원이 들어오고 늑대 선생님은 학교를 떠나게 된다. 그때 늑대 선생님이 했던 “괜찮아, 난 늑대잖아.”라는 말이 이상하게 오래 마음에 남았다. 늑대라는 이유로 받는 타인의 부정적인 시각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조금은 마음이 아팠다. 어쩌면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너는 원래 그런 사람이잖아’라고 말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정우는 수학처럼 정답이 분명한 것을 좋아하는 아이다. 정박과 클래식처럼 정해진 질서 안에서 살아가던 정우에게 늑대 선생님은 자유로운 재즈를 알려준다. 정해진 박자와 악보에서 벗어나 자신의 감각에 귀 기울인다. 땅만 보며 걸음을 세던 정우가 조금씩 고개를 들고 세상을 마주하는 과정이 참 좋았다. 햇빛과 바람, 기쁨 등을 느끼고 악상으로 표현하는 정우를 보고 있으면 책을 읽을 때 멋진 음악이 깔리는 경험을 한다.친구들과 자율적으로 독서모임을 진행하고 있어서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읽고 싶은 책들을 읽는다. 이번에 함께 읽은 《밤의 교실》은 친구들도 무척 좋아해줬는데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충분히 감동적이라 추천하고 싶다.《밤의 교실》은 단순히 시력을 잃어가는 한 아이의 이야기는 아니다. 내가 가진 것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이다. 음악 선생님에게는 음악 선생님만의 방식이 있고, 정우에게는 정우만의 리듬이 있다. 나는 모두가 같은 박자로 살아갈 필요는 없다는 것을 읽었다.정답이 있는 수학을 좋아하고, 길을 걸을 때 몇 걸음이나 걸리는지 정확히 세던 정우가 재즈를 통해 자유로움을 알게된 것처럼 우리도 때로는 정해진 박자에서 벗어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상실과 두려움을 이야기하면서도 결국 햇빛과 바람, 음악과 기쁨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책. 《밤의 교실》은 그렇게 조금 다른 리듬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다정한 이야기였다.*위 도서는 북스그라운드로부터 제공받아 독서모임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북스그라운드 #밤의교실 #김규아 #서평단 #독서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