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조금 울었다 - 비로소 혼자가 된 시간
권미선 지음 / 허밍버드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아주, 조금 울었다


비로소 혼자 된 시간


권미선 지음


허밍버드


괜찮다,괜찮다.

나를 다독이는 밑줄 긋고 싶은 문장들




나이 35살.

눈물이 많아졌다.

어릴땐 무서울게 없었고 무엇보다 잃을게 별로 없었기에 더 더욱 당당했다.

물론 경우에 어긋난 행동은 몹시도 싫어했고 스스로 말하길 어릴적부터 굉장히 보수적이라 할수 있다.


학교다닐때 늘 조잘조잘 거리길...

일찍 결혼해서 내 가정을 이쁘게 꾸리며 살꺼야!

나보다 최소한 4살 이상은 연상의 남자와 결혼할꺼야!

아이는 셋 정도는 낳아야지^^


어쩌다 보니 모두 이뤘다!

편부가정에 조부모님들 밑에서 잘란탓이 있었던거같다.

그렇다고 사랑을 짜게 주신것도 절대 아니다.

오히려 조부모님들과 친인척의 사랑을 과하게 많이 받으며 살았다.부담스러울정도로 ...

늘 가슴속에 감사한 마음보다는 죄송한 마음이 함께했기에 빨리 벗어나고싶었던거 같다.


일찍 결혼하고 나의 가정을 꾸리며 알콩달콩 기분좋게 살고있다.

우리부부의 부딪힘은 거의 없다.

결혼은 둘만 하는게 아니라는말은 우리 부부의 싸움을 보면 알수있다.

99% 싸움이 시댁이다.

싸움이랄것도 없다.

남편은 내가 기분 나빠할만하다고 이해하고 인정하기에 그냥 혼자 하소연일뿐.

남편의 이해가 없었으면 우리 부부는 여기 까지 절대 못왔다.


새신부로 지낸지 얼마 되지않았을때 어느 이웃분께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건낸 한마디가

살면서 확실히 온몸으로 전해진다.

"금치 안 먹죠?^^"

처음엔 뭔뜻인지 몰라 순진하게도 시어른께 물어 보았다가 그분과 시어른이 다퉈버렸다는 ;;;


시댁식구가 막장드라마에서나 나오는 나쁜 사람은 아니다.

차라리 그런 사람이라면 더 쉽게 인연을 끊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많이 들뿐.

시댁욕은 여기까지!ㅋ


주절이 길었다.

무서울게 없었던 이십대 초반의 나는 아이를 가지면서 겁이 많아졌다.

'나' 하나였을땐 오로지 '나'뿐이다보니 겁낼게 없었는데 내 아이가 생기니 모성애가 생기고

모성애란 정말 무서운 감정인듯한다.

모성애가 없었으면 내가 이런 환경에서 버텨낼수도 이렇게 나를 짓누르고 살지도 않았을꺼고 못했을꺼다.


어릴땐 매정하다 싶을정도로 눈물이 없었다.

드라마,영화 단 한번도 눈물 흘린적 없다.

처음으로 눈물 흘리며 본 영화는 결혼 후 '반딧물의 묘'

둘째 아이와 너무 닮은 아이의 모습이 겹쳐져서 훌쩍였다.

이후 눈물이 많아져서 잘 훌쩍이지만 꾹꾹참는다.

남편이 더 눈물이 많아 부부가 함께 글썽이면 흉하다 싶다 .ㅋ

아이들에게서 아빠는 다정하고 눈물이 많고 여린 사람.

엄마는 직설적이고 냉정하며 욱하는 사람 정도로 인식 되어 있을듯싶다.

그래도 엄마라는 존재가 더 가깝게 여겨져서 그런지 무서워도 나한테 말을 더 많이 건낸다 ㅎ


아주, 조금 울었다.

요즘 내가 그렇다.

아주 아주 아주 조금씩 울고 있다.

나이가 들었다는걸 감수성에서 느끼고 있다.

이럴땐 보수성향이 강한 어르신들을 보면 조금은 이해가 간다.

나의 앞날도 무섭지만 내 자식들의 앞날이 걱정되어 극단적인 보수성향을 보이시는 분들은 보면

조금은 이해가 된다.

나도 그렇게 될까 걱정이다 ㅠㅠ.


작가의 조곤조곤 글을 읽다보면 공감이 많이 된다.

아주, 조금 울었다.

서른 넘긴 여자들의 마음을 잘 대변해주는 에세이 같다.

특히나 반려 동물 이야기에서 다시금 눈물을 흘렸다.

어릴때 키우던 강아지의 죽음부터 얼마전에 키웠던 햄스터들이 생각이 나면서 다시 훌쩍였다.

너무 울었다.

햄스터들 산에 가서 묻어 줄때는 정말정말 많이 울었다.

나를 벌하는듯 최대한 높이 올라가서 땀범벅이 되도록 나를 괴롭혔다.

눈물 흘리기 싫어 나의 육체를 괴롭히고 햄스터들을 위해 무덤앞에선 맘껏 눈물 흘려 주었다.


높이 올라간데는 산짐승들이 파헤치지 못하게 하기 위함도 있었다.

죽은 애완동물을 쓰레기 봉지에 버리라는건 너무 버겁다.

햄스터 한마리 화장해주는데도 없으니 어쩔수없이 불법이지만 내가 아는곳에 몰래 묻어 주었다.

그렇게 2년을 함께한 우리 햄스터들이 수명을 다해 세 달안에 모두 떠나버렸다.

같은 곳에 묻어 주었는데 다행히도 파헤친 흔적이 없어 안심이다.

이제 가을이 왔으니 다시 한번 보러가야겠다.

다시는 반려동물을 키울수 없을듯하다.

사람을 보내는것 만큼이나 힘들다.


아주,조금 울었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그래서 읽으면서 조금 울기도 가슴이 미어지기도 한다.

슬픈건 안읽고 안볼란다 주의지만

아주, 조금 울었다.

자꾸 손이 가는 에세이다.


서른쯤에 읽으면 공감이 가는 우리의 삶이 담긴 에세이라 더더욱 손과 마음이 가는 책이다.


길지않아 글이 잘 읽히고 그냥 내 이야기가 담겨있구나 싶어 더 잘읽히는 에세이

아주,조금 울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시작되니 더 추천하고픈 책이다.

 

 

 

 

 * 이 리뷰는 마이민트 서평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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