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투자와 경영의 비밀
김태엽 지음 / 세이코리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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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선수가 쓴 업계의 이야기.
풍문으로 들었던 사모펀드의 내밀한 속살을 들여다본다.

선수가 쓴 글 답게 어려운 용어만 나열된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어휘들로 쓰여있다.
그래서 생소한 분야의 책임에도 소설 읽듯 수월하게 읽어나갔나보다.

지인 중에 자리를 잡은 스타트업 사장 형님이 있다. 가끔 일의 진행 상황이나 사업확장 여건과 계약, 들어가는 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는데 그 형님이 말해 준 이야기들이 제법 도움이 되었다.

투자와 경영.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사실은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투자를 잘 한다는 것은 잘 되는 회사를 잘 찾는다는 말과 같다.
그런데 잘 되는 회사란? 경영이 잘 되는 회사!

어떤 회사가 경영이 잘 되는 회사일까?
이 책은 안목을 길러준다. 그것도 저자의 알토란같은 노하우를 잔뜩 얹어서, 다시 말해 저자의 실패담을 보면서 발 밑의 지뢰를 피해나갈 수 있다는 말이다.

저자는 꽤나 진지하고 조심성 있는 사람이다.
출간 제의 전화를 받고서도 정말일까 의심할 정도로.
그러니 독자들은 의심을 덜해도 좋을 것 같다.
출판사가 독자 대신 저자를 다 털어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려 380여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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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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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이즌 #베리로페즈 #북하우스 #벽돌책 #서평단

자연과 인간, 그리고 배우는 삶: 베리 로페즈의『호라이즌』

『호라이즌』은 단순히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책이 아닙니다. 그것은 베리 로페즈라는 한 인간이 지구의 다양한 풍경 속에서 자신을 성장시키고 변화시킨 흔적을 기록한 깊은 사유의 여정입니다.

저자는 특정한 시기와 장소를 엄격히 구분하지 않으나, 그의 글 속에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진 그의 관점과 태도가 스며 있습니다. 그는 자연과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서 꾸준히 배우고 성장해왔으며, 이러한 학습곡선은 그의 작품 전반에 걸쳐 명확히 드러납니다.

로페즈는 여러 차례 동일한 지역을 방문하며, 단순히 그곳을 관찰하거나 묘사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자연과 자신 사이의 관계를 재구성합니다.

처음에는 풍경의 물리적 특성에 주목하던 그가 점차 그 안에 깃든 생명, 역사, 그리고 인간의 흔적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그는 남극의 얼음 대륙을 바라보며 그것이 단순히 '생명 없는 공간'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그가 남극의 차가운 바람과 얼음 속에서 느낀 것은 절대적인 고요가 아니라, 생명과 시간의 끊임없는 움직임이었습니다.
로페즈는 이러한 깨달음을 통해 자연을 정적인 대상으로 보지 않고, 역동적이고 변화무쌍한 존재로 이해하게 됩니다.

그의 내재적 성장의 또 다른 증거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드러납니다. 초기에는 자연과 인간을 독립적으로 바라보던 그가 점차 자연과 인간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임을 인식합니다.
그는 현지인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삶과 전통이 자연과 얼마나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지 배우고, 이러한 통찰을 자신의 시각에 녹여냅니다.
예를 들어, 태평양 섬에서 만난 공동체의 이야기나 아프리카에서 접한 식민주의의 흔적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그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됩니다.

로페즈의 성장은 그가 자연과 인간을 대하는 방식의 변화뿐 아니라, 글쓰기의 방식에서도 드러납니다. 그는 단순히 자연을 묘사하거나 과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자연과 인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탐구하며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자연과 함께 살아갈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그의 질문은 독자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책의 마지막에서 로페즈는 우리가 직면한 환경적 위기에 대해 말하면서도, 희망의 가능성을 놓지 않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시간이 많지 않음을 상기시키면서도, 아직 준비할 시간이 남아 있음을 강조합니다.
그의 메시지는 절망적인 경고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는 격려입니다.

무려 920페이지가 넘는 벽돌책이지만, 도전할 가치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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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둘이 북클럽 - 우리 둘이 주고받은 마음의 기록
변혜진.연재인 지음 / 도토리책공방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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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에 아이와 함께 북클럽 시작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 책이 가이드가 되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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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생, 좋은 삶을 위한 성공의 기술
이기흥 외 지음 / 화담,하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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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생좋은삶을위한성공의기술 #승진 #이직 #공감 #선택 #성장 #태도 #화담하다 #에세이 #서평단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다면, 지금 하는 행동을 그때도 했었다면... 나의 회사생활은 어땠을까?'
그런 생각 한번쯤은 해보지 않나요?

저자들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다보니 웹소설 '상남자'가 떠올랐어요.
국내 굴지의 기업 대표이사가 막 취업을 할 무렵으로 회귀합니다.
신입사원에서 시작해 대표이사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지만 많이 외로웠나봅니다. 경쟁자를 배제하기보다 '같이 해나가는 것'에 중점을 두고 회사생활을 합니다. 그와 인연이 있었던 인물들은 알고 있던 전생보다 훨씬 잘 될 수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승진을 하고, 전 회차에서 그만 두었던 동료들의 손을 잡아 끌어올립니다. 실패했던 프로젝트를 멱살잡이하듯 끌고 가 성공시킵니다. 고충을 공감하게 되니 예상치 못한 선의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자연스레 그가 상대를 대하는 태도 역시 달라졌어요.

신기하게도 <완생, 좋은 삶을 위한 성공의 기술>을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와닿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6개의 키워드. 승진, 이직, 공감, 선택, 성장, 태도.
어떤가요? 함께 일하면서 성장해가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나요?

사석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중역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인생의 화양연화 시기를 회고하는 내용이 아니라 직장인으로 정상에 섰던 사람들임에도 지금도 성장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아마 실제로 직장생활을 함께 했던 동료들이 본다면 더 몰입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혹시 이 책을 읽고 후기를 남기시는 분이 있다면 찾아서 확인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공감' 챕터가 인상적이었어요.
일터에서의 모습과 가정에서의 모습의 괴리감. 공감이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형성하는구나 싶습니다. 기업컨설팅을 하면서 결론부터 내려하는 태도 때문에 받은 질타, 큰 아들의 입대 당일 군부대 앞에 내려주면서 지각한 이유를 묻지 않았다가 나중에서야 후회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이후에 달라진 모습을 알게 되니 그게 또 감동을 주더라구요.

지금 이 책 자주 보이죠? 자주 보이는 이유가 있습니다.
덕분에 잘 읽었습니다. 여섯 명의 본받을 만한, 그것도 각기 개성이 강한 멘토를 만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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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밤의 달리기
이지 지음 / 비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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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밤의달리기 #이지 #비채 #한국소설 #비채서포터즈2기

서울 을지로 세운상가에 자리한 청년 예술가들의 일상을 배경으로 하여, 상실과 고난 속에서도 유쾌함과 환상을 잃지 않는 청춘의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

주인공 ‘휴일’은 끊임없이 오르는 임대료 때문에 여러 작업실을 옮겨 다니다가 세운상가에 정착한다. 세운상가는 언제 재개발될지 모르는 낡고 퇴락한 공간이지만, 이곳에 모인 예술가들은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며 일상을 산다.

소설의 시작부터 세운상가의 풍경은 독특하게 그려진다. 오랫동안 재개발 논의 속에서 소외된 공간, 그럼에도 청년 예술가들이 모여들어 새로운 삶의 색을 덧칠한 곳, 그러나 결국 다시 떠나야만 하는 곳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만들어가는 공간은 특별하다. "우리만의 우주가 필요하다. 약하디 약한 우리는." 이 한 줄은 작가가 이들 청년 예술가들에게 부여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그들은 사회적 기반 없이 감각과 예술에 의지하며 살아가지만, 자신들만의 우주를 통해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몽환적이고 따뜻한 세계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주인공 ‘휴일’의 곁에는 남편이 게이라는 사실을 알고 집을 떠난 엄마, 젊은 시절 가수였던 아빠, 예술을 포기하고 안정된 직업을 찾아 떠난 친구들, 그리고 뭔가 손에 잡힐 듯하면서도 알 수 없는 연상의 애인 ‘엘’이 있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삶의 불안과 상처를 안고 있지만, 동시에 서로에게 미묘한 위로가 되는 존재다.

"우리는 눈과 진흙처럼 서로에게 스며든다."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은 완벽하지 않지만 서로의 삶에 조금씩 스며들며 각자의 무게를 나눈다.

주인공과 연인 엘의 관계는 소설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엘은 감각적이고 자유로운 인물이지만 때때로 엉뚱한 행동으로 주인공을 당황하게 한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꽃을 들고 기다릴 때 엘은 산책하는 강아지에 마음을 빼앗기거나, 필요한 물건 대신 밤을 사오는 등 예상할 수 없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그러나 엘은 주인공에게 삶의 소소한 기쁨과 새로운 감각을 선물하며, 두 사람은 서로의 결핍을 보듬어준다. 주인공은 "나는 엘을 만나 삶은 밤의 맛을 알게 됐다."라고 말하며 엘과의 일상을 소중하게 여긴다.

작품 속에서 이지 작가는 세운상가를 예술가들의 일터로만이 아니라, 사회적 변화와 갈등의 상징적 공간으로 묘사한다. 세운상가는 늘 재개발을 기다리지만 쉽게 변화하지 않는 곳으로, 그 안에서 작가는 "서울에 피사의 사탑이 있었다면 그것도 재개발했을 것"이라는 농담을 통해 서울이라는 도시가 가진 과잉 개발과 상업화의 문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다.

재개발과 재생의 흐름 속에서 잊히는 것은 결국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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