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미 넉 장 반 신화대계 다다미 넉 장 반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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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건대, 이런 류의 소설을 좋아한다.
진지하게. 작가님 도핑테스트해보고 싶어진다.
약빨고 쓰지 않으면 어떻게 이런 대작을 쓸 수 있다는 말인가.

눈을 감고 생각해보라.
당신에게는 선택지가 있다.
아니, 있었다. 당신은 엄밀히 말하자만 그것이 그렇게 크나큰 의미가 있는 선택지인 줄 알지 못했으니, 선택이 쉬웠으니까.

읽다보면 기시감을 느낄 것이다.
이거 아까 읽었던 것 같은데.
동일한 인물과 얽히고 일어날 사건은 결국에는 일어난다. 단지 지엽적인 설정이 조금 달라질 뿐이다.

세번의 변주된 이야기 끝에 우리는 이것이 평행세계에 대한 이야기임을 깨닫는다.

그렇다. 만화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표지는 이 책을 설명하는데 아주 적절한 장치였던 것이다.

스승님과의 대화 중에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었던 장면을 소개해본다.
_ _ _
“가능성이라는 말을 무한정으로 쓰면 아니 되는 법. 우리라는 존재를 규정하는 것은 우리가 지닌 가능성이 아니라 우리가 지닌 불가능성이다.”
스승님은 말했다.

“귀군은 버니걸이 될 수 있나? 파일럿이 될 수 있나? 목수가 될 수 있나? 칠대양을 누비는 해적이 될 수 있나? 루브르박물관 소장품을 노리는 세기의 괴도가 될 수 있나? 슈퍼컴퓨터의 개발자가 될 수 있나?”

“될 수 없습니다.”
_ _ _
아. 그런 것이었다. 나는 될 수 없다. 나라는 존재를 규정하는 것은 결국 ....

이어지는 스승의 말은
_ _ _ _
“우리의 고뇌는 대개 응당 있을 수 있어야 할 다른 인생을 몽상하는 데서 시작된다. 전혀 믿을 것이 못 되는 자신의 가능성이라는 것에 희망을 거는 것이 제악의 근원이다.
지금 있는 자네 외에 다른 사람이 될 수 없는 자신을 인정해야만 해.
자네가 소위 장밋빛 학창 생활을 만끽할 수 있을 리 없다. 내가 보증할 테니 그저 든직하게 있어라.”
_ _ _ _
아. 장밋빛 학창 생활은 만끽할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그런데 아카시군과의 로맨스는 가능하지 않나요?
궁금합니다. 생략하지 말고 설명해주세요. 작가님. 제발!

마지막에 '나'가 원래의 세계로 돌아온 것을 확인하는 장치가 있었어요. 음. 이빨은 보관하는게 좋을 듯.

어떤 의미냐구요?
한번 잡숴봐. 가끔 있죠? 상상을 뛰어넘는 일.
저한테는 이 책이 그랬어요!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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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세계사 1 - 경이와 혼돈의 시대 선명한 세계사 1
댄 존스.마리나 아마랄 지음, 김지혜 옮김 / 윌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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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세계사 #댄존스 #마리나아마랄 #윌북 #필터 #서평단 #도서협찬

흑백과 컬러.
선명함과 색감의 차이.
선명한 세계사.

흑백사진으로만 남아있던 그시절 사진에 색을 입힌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철저한 고증 과정이 필요하다.

철저한 고증의 결과물. 당신의 손에 들린 바로 이 책이다.

인물과 사건.
어느 쪽에 중점을 둘 것인가.
인물 위주로 들여다보면 오히려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어릴적 배워왔던 세계사는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이 배경으로 등장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흑백사진에 색을 입히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다는 것인지 궁금했는데, 인물에 가려졌던 배경에 주목하게 되면서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이 동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와 그다지 다르지 않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는데 의미를 찾았다.

오래된 사건, 비극인 줄 알았으나, 불과 한 두세기 전 일이다. 전쟁과 전염병의 창궐, 빈곤, 참정권을 얻기 위한 투쟁, 왕조 시대의 몰락, 공화정의 시작, 선동가들의 등장.
굵직한 사건들 속 가려져 있던 민낯들이 눈에 들어온다. 전쟁을 겪었음에도 그들의 얼굴에는 희망 한조각이 걸려 있다.

인물과 사건.
당신의 관심사가 궁금하다.

※ 이 글은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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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영화들
이남 지음 / 미메시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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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해외)에서 보는 봉감독님 영화에 대한 시각을 확인할 수 있는 책. 공개된 영화는 감독의 것이 아닌 관객의 것이 된다. 감독의 연출 의도가 관객에게 얼마만큼 소구할 것인가. 자신의 의도가 타인에게도 통한다는 게 봉감독 영화가 가진 확연한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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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U : 마블 인사이드
조애너 로빈슨 외 지음, 서나연 옮김 / 다니비앤비(다니B&B)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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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마니아에게는 선물같은 책. 이것은 또 다른 역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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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 밤을 지키는 야간약국
고혜원 지음 / 한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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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어둔밤을지키는야간약국 #야간약국 #영화 #소설 #영화원작 #힐링소설 #약국 #약사

#고혜원


일몰 후. 일출 전.

H동을 밝히는 야간약국의 영업 시간.

한때 '약사 귀신설'의 주인공인 '보호'는 시간을 맞춰 2층에서 아래로 내려옵니다. 

하얀 약사가운을 걸친 채로.


이것은 12년 전 동네와, 자신과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한 한사람('보호')의 이야기.

그리고 저마다의 사정으로 야간약국을 드나들다 '보호'의 츤데레 매력에 빠져버린 단골들과 주변인들의 사람사는 이야기.


좀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 있죠. '보호'가 그런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의 사연도 굳이 묻지 않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웃음기 없는 '보호'의 응대에 주저하던 손님들이 변함없이 응대하는 '보호'에게 남에게 하지 못할 말들을 털어놓습니다.

본인의 증상과 찾는 약을 말하지 않는 이에게는 판매하지 않는다는 '보호'의 원칙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됩니다. 

가끔 '보호'가 베푸는 친절함에 감동하는 것도 잠시 어김없는 약값 청구에 바사삭 부스러지는 일을 몇번이나 겪고나면, 당신은 야간약국의 단골손님 인증!


그런데 말입니다. '보호'는 처음부터 그런 성격이었을까요? 

약사에 건물주인데 왜 아직 혼자 사는 걸까요?

또 그 시간에만 문을 여는 이유는?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부터 무거운 장면을 담은 에피소드까지. 가볍게 읽다가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저만 그런거 아니죠?


개인적으로 직업이 약사인 인친님을 상상하면서 읽었어요. 영화화가 예정되어 있다고 해서 상상을 해봤지요.

'보호' 약사 외에도 막 부임한 신참 형사, 그 형사의 팀장인 베테랑 형사, 동네에 짱박혀있는 건달 조직의 2인자, 가출팸에서 탈출한 청소년, H동을 촬영장소로 섭외하다 야간약국 조명 덕에 당황한 조연출, 그 영화의 주인공인 여배우, 약국 앞 슈퍼 주인할머니, 그리고 '보호'의 언니 '자연'까지.


음. 제가 캐스팅한다면 '보호'는 드라마 <선의의 경쟁>에 출연한 '오우리' 배우님에 한표. 까만 머리, 똑단발, 그리고 포인트 '안경'. 


궁금해요. 누가 캐스팅될지. 


#가상캐스팅 #국내소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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