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진 산정에서
미나토 가나에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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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기지개를 켠다.
익숙한 느낌. 온다 리쿠의 <밤의 피크닉>이 떠오르는 이유는 아마도 간지럽기 때문인 듯.
누군가는 전화기를 붙들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갑자기 소환된 그 혹은 그녀와의 오래된 추억에 취해서.

산에 함께 오르면서 '산'은 변하지 않는다고 누군가 말한다.
일부러 그 누군가를 모르는 척 대한 어떤 이는 변하지 않은 것은 '산'만이 아니라 한다. 그것도 두가지나.
하나는 지금 당신이 들고 있는 행동식에 남아 있는 것이 건포도라는 것.
다른 하나는 이 산을 내려가면 알려주겠다고 한다.
아마도...

산을 오르는 두사람.
'둘'이지만 '셋'이다. 두사람은 함께 오지 않은 누군가를 떠올린다. 삼각관계.
서로를 인정하는 사이라 부정출발은 하고 싶지 않다.
같은 마음이라 지금 자신이 품고 있는 마음이 진짜인지 궁금하다. 어쩌면 지금 같이 등반하는 이의 마음보다 더.
노을이 진 산 정상에서 악기를 꺼내고 노래를 한다.

그토록 반대하던 엄마가 등반을 제안한다.
왜 그렇게 산을 싫어 해?
산에 오르다 주기도 해.
아빠는 얼굴조차 모른다. 막연히 산과 관계 있겠구나 짐작만 하고 있었는데...
엄마는 오늘 피해오던 아빠 이야기를 꺼낼 것 같다.
설마 이 산을 함께 왔었어? 진짜?
이 산에서 프로포즈도 받았는 걸.
근데 왜 지금까지 오르지 않았어?
엄마는 이제 산에 오르겠다 다짐한다. 엄마의 배낭을 얻으려면 어떻게 협상을 해야 하지?

오랜만에 쓰는 편지.
너와 함께 오르고 싶었던 산을 나 혼자 오른다.
그간 연락 못해서 미안해하는 친구의 이야기.
그들의 사정.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그들의 산행은 이제 시작이다.

저자는 초기작 <고백> 이래로 한 사건을 여러 등장인물 각자의 시각에서 교차 편집하며 퍼즐을 맞추듯 전개하는 방식을 고수했었다. 이번 작품집도 그런 전개일 줄 알았는데, 단편소설집이었네.
오히려 신선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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