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둘이 북클럽

단둘이 북클럽 - 우리 둘이 주고받은 마음의 기록
변혜진.연재인 지음 / 도토리책공방 / 2024년 12월

잠들기 전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었어요.
다 읽고 난 후 말합니다.
어땠어? 재미있었어? 다 읽었으니 이제 코 자자.
아. 읽는내내 하품을 합니다. 누가? 제가요.
말짱한 정신으로 후기를 나누어야 남는 게 있을 것 같은데. 오늘 한 권의 짧은 책을 읽어준 것으로 만족하고 말았어요.

<단둘이 북클럽>
읽기 전에는 이게 될까 싶었는데.
웬걸. 되는거였어요.
<빨간 머리 앤>을 읽어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한빛비즈에 출간된 만화책이었지만 아이와 한동안 읽었거든요. 비슷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더 깊은 대화도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지나고보니 아쉬운 순간으로 남았어요.

엄마작가(변혜진)가 언급하듯 어릴 적 저의 눈에도 '앤'의 대사와 감정만 들어왔었는데, 이번에 같은 책을 읽었을 땐, 마릴라 아주머니와 매튜 오라버니의 시각에서 보게 되더라구요.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집에 들여야 했을 때 현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매튜 오라버니의 말 없는 지지가 그제야 와닿았습니다. 마릴라 아주머니는 사실 져줄 구실을 찾고 있었을지도 모르구요. 

<빨간 머리 앤>은 아이를 위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어른을 위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고. 그래서 고전을 읽는 것은 새로운 도전일 수 있겠다 싶어졌어요.

아빠가 어렸을 때 느꼈던 감상과 지금의 차이점에 대해서 들려줄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 책에서 두 작가님이 시도한 방법을 이제야 알게 된 것이 아쉽더라구요.

제 아이는 이제 혼자 읽는 것을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요즘 학교는 제가 다니던 때와 다르게 본인 글을 게재할 기회가 많더라구요. 인천은 <읽걷쓰>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학급문고를 만들 기회가 여러 번 있었어요. 아이의 글을 읽다보면 아이의 성향 뿐아니라 각 가정의 분위기도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에 제 아이가 쓴 글을 읽어보니 표현에 부족함이 살짝 보이더라구요. 사용하는 어휘, 그리고 문장 연결 부분에서요. 그러다 생각했어요.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라고. 재미는 덤이고 아이가 사춘기에 들어가기 전에 아빠와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되줄까 기대도 됩니다. 주말에 가끔 영화 보러 가기도 하는데, 주로 아이가 볼 수 있는 영화를 고르느라, 제가 졸음 참기가 어려워서 놓치는 장면들이 있거든요. 책이 매개라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어 좋을 것 같아요.

<단둘이 북클럽>에 힌트가 잔뜩 들어있었네요.
편지 형식으로 생각을 나누는 방법.
질문을 던지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
어릴 때 읽었던 고전을 완역본으로 다시 보면 부모에게도 새로울 것 같아요.

각 책마다 시대와 장소가 다르니까 역사 공부나 여행 경험담 등 이야기 거리가 더 풍성해지는 느낌.
저는 해외 나가 본 경험이 거의 없는데, 아이 엄마는 여러 곳을 가봐서 가족간의 대화거리도 늘 것 같아요.

겨울방학을 맞아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은데,
이참에 장만하시는거 어떠신가요?

이 책 요즘 핫하더라구요. 리뷰 찾아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자녀와 부모님과, 형제와 단둘이 북클럽을 시작하시는 분들이 꽤 많더라구요. 저도 동참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