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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
조영주 지음 / 마티스블루 / 2024년 10월
평점 :
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
이 책을 읽고서 글로 적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조영주 작가님의 전작들을 인상깊게 읽었다. 작법서도 내셨는데, 그것도 읽는 중이다.
많은 내용을 녹여내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된다.
더 늦어지면 안되겠기에 여기서 정리하고 짧은 글을 남기고자 한다.
표지의 그림이 말해준다.
이 책은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고.
은달은 말하는 것 같다. 오늘같은 날에는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연정은 정작 보름달이 너무 좋아서 삶을 마감하고자 나름의 준비를 하고 나온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그렇듯 시작은 나름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처럼 보인다. 문을 열고 나왔을 때의 목적을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할 수 있다면 말이다.
연정의 눈길을 끄는 곳이 있었다. 은달 베이커리. 그냥 지나치지 못할 것이 분명한 곳. 연정은 그곳에 발을 들인 후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소설의 끝에 그녀의 손에 들린 책의 제목들을 본다면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은달 베이커리의 주인할머니는 연정에게 묘한 말을 한다. 음식을 대접받고 잠들어버린 다음날 깨어보니 시간이 멈춰있다. 멈춘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하는 것. 어떤 조건이 붙었을까?
그리고 그녀가 그랬듯 은달 베이커리를 찾은 이들은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그들은 하나같이 연정에게 묻는다.
“세상이 날 위해서 멈췄다고요?”
“그렇지 않아.” 연정이 답한다. 그리고 “이 세상에 중요하지 않은 사람은 단 한명도 없어.”
그녀가 처음 은달 베이커리를 찾던 때와 확연히 다른 뭔가가 있다.
우리는 이제 그것을, 변하게 한 사람들을, 사연을 찾아서 떠난다.
어쩌면 꿈일지도 모를 일들....
과연 그럴까?
문득 고개를 들어본다. 지금쯤 은달이 머리 위를 비추고 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