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법추리
이가라시 리쓰토 지음, 허하나 옮김 / 폭스코너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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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법추리 #이가라시리쓰토 #폭스코너 #법정유희 #일본소설 #서평단

법정물. 읽는 재미가 있다.
최근에 읽었던 <영매탐정 조즈카>처럼 콤비물이다.
차이가 있다면 <육법추리>에 등장하는 왓슨 격의 인물 '도가'가 의외의 수완을 발휘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에피소드가 등장한다는 것. 도가는 경제학부 소속.

홈즈 격인 '고조'의 경우 법조인 집안에서 성장하며 판사, 검사, 변호사 법조삼륜의 열띤 토론을 들으면서 자랐고 그 대화에 끼고싶어했던 과거가 있다. 법학부 자율동아리 활동으로 통칭 '무법률'(무료 법률 상담소')을 운영 중이다.

연작소설.
학부생이 주인공인 사건답게 무대와 사건이 학생과 연관되어 있다. 학교 주변 연립주택에 세들어사는 도가는 세입자가 겪는 소음문제, 집주인과의 갈등문제로 시작했다가 결국에는 사체유기와 그 동기를 밝혀내는데까지 관여하게 된다.

범죄소설을 읽을 때 피해자와 가해자를 대하는 방식을 통해 드러나는 작가의 관점에 집중하려 한다.
아무래도 일어난 일을 법조문이라는 틀에 짜맞춘 사고를 하게 되는 순수 법조인보다는 다른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하는 사람이 끼어있을 때 사건이 외연이 확장된다.
경제학도인 도가가 그 역할을 한다는게 재밌다.

도가의 대사 일부를 빌려온다.

“누가 범인인지는 짐작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동기를 알 수 없었죠. 역시 지식은 중요하네요. 덕분에 악의의 정체에 대해 알아낼 수 있었어요.” 60쪽

죽은 사람이 있다. 현장에 있던 무언가를 숨긴 사람이 있다.
고조의 경우는 범인이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서라 생각한다. 도가의 경우는 죽은 사람을 위해서 숨겼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영상이 유출되었다.
피해자는 영상에 노출된 여성. 남자는 모자이크 처리되었다. 적극적으로 가해자를 찾는다.
피해자를 그리는 방식이 당차다. 맞다.

소송대리인이 아니라서 쓸 수 있는 방식이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작가가 현직 변호사이기 때문에 쓸 수 있었던 에피소드라는 것.
판결을 받지 않고도 목적을 이룰 수 있는 지점을 찾는다.
당장은 의뢰인이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것이 중요하고 소송의 승패는 상관없다고 하지만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금전적인 보상을 받지 못한 것을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것.
사건의 실체는 뭉개지지만 그래서 의뢰인은 돈을 받고 상대방은 잘못을 명확하게 판단받지 않아서 부담이 없게 된다. 재밌네.

읽다가 확신했다. 고조와 도가 콤비. 시리즈로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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