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 언제나 내 편인 이 세상 단 한 사람
박애희 지음 / 북파머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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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개정판 표지. 노랑노랑한 색이 마음 속 빗장을 벗겨낸다.

엄마의 이야기를 누군가의 엄마가 된 저자가 쓰는 글. 방송작가 경력 13년. 그 많은 시간동안 다른 사람들의 사연을 적어갔을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낸다.

초판을 읽었었다. 다시 읽다보니 초판을 읽을 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인다.

딸이 보낸 대학졸업장과 함께 보낸 화장품이 터져서 졸업장이 엉망이 되었음을 저자는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날 엄마가 울었다는 것도. 재수를 하겠다는 저자를 말렸던 어머니, 전공과 맞지 않아 방황하던 딸. 방황 끝에 받은 졸업장과 함께 엄마에게 보낸 마음.
그날 엄마가 운 이유는 딸이 졸업을 한 것이 기뻐서였을까, 혹은 화장품이 터져서 엉망이 된 졸업장이 슬퍼서였을까 아니면 딸과 함께 달려온 세월이 생각나서였을까.
이제는 직접 들을 수 없는 엄마의 마음을 떠올리면서 저자는 한편의 글을 써낸다. 아마도 수도 없이 고쳤을 문장들 덕분에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깊어만 갔으리라.

“딸, 뭐 해?”
“왜? 무슨 일 있어?”
“아니, 그냥.”
“무슨 일 잇는 것 같은데?”
“아니, 그냥.....사는 게 쓸쓸해서.”
나는 조금 쌀쌀맞은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술 마셨어?”
“응, 조금 마셨지.”

엄마와 나눈 대화. 자신이 생각해도 매정하게 들렸던 말들을 복기하면서 엄마의 마음을 헤아린다. 그때의 엄마는 나를 어른으로 인정해준 것이 아닐까? 누구보다 딸에게 인정과 위로를 받고 나아갈 힘을 얻고 싶었기 때문이 아닐까.
다 들어주지 못한 그 말 때문에... 저자는 자신이 엄마의 이야기를 계속 쓰는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읽으면서 어쩔 도리 없이 엄마를 떠올린다.
고등학생때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존댓말을 하기 시작했다. 당황해하던 엄마의 얼굴이 떠오른다. 시험을 보고서 뭐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삭발을 했다. 아들을 군대보내는 것 같다면서 엄마는 눈물을 보이셨다. 대학생이 되어 군 입대를 한달 앞두고 엄마를 따라 동대문 새벽 시장에 다녀왔다. 밀리오레 건물과 두타 건물을 돌면서 옷들을 넣은 가방을 들고 엄마를 따라다녔었다. 엄마는 이런 수고를 수도 없이 했겠구나. 엄마 괜찮아?라고 묻는 아들의 말에 엄마는 하나도 힘들지 않다고 했다. 동생 군입대할 때 엄마와 동행했다. 굳은 얼굴로 경례를 붙인 후 뒤도 안돌아보고 뛰어가던 동생의 뒷모습을 보며 하염없이 우는 엄마를 달래면서 생각했다. 내가 가던 때도 많이 우셨겠구나.

책을 읽으면서 엄마를 생각한다. 엄마가 계셔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해 본다.

덧) 가족들이 잠든 밤. 온전히 혼자인 시간에 읽을 것을 권합니다. 거울이 있는 방은 피하시구요. 왜냐구요? 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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